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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검토 □ 국내 공인회계사ㆍ변리사ㆍ세무사의 경우 자격등록 전에 실무수습을 법률로 강제하고 있고, 실무수습 기간은 최소 6개월부터 1년까지의 기간임 ○ 공인회계사는 1년 이상, 변리사는 8개월 이상, 세무사는 6개월 이상으로 실수수습 기간을 정하고 있음 ○ 실무 경력이 있어서 자격시험의 일부를 면제받은 자에 대하여는 실무수습을 일정 기간 면제하고 있는데, 공인회계사는 실무수습 전부를 면제하고 있는 반면에 세무사는 실무교육 기간을 단축하고 있음 □ 실무수습기관을 구하지 못한 실무수습자를 위하여 주관기관이 별도의 수습과정을 마련하고 있음 ○ 공인회계사의 경우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연수원에 1년의 실무수습을 대신할 수 있는 과정이 있고, 변리사의 경우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에 현장연수(6개월)를 대신할 수 있는 과정이 있음 □ 실무수습 기간 중에 일정 시간을 집합교육에 할당하고 있음 ○ 공인회계사의 경우 회계법인 등에서 실무수습 중이더라도 회계연수원의 기본실무과정 연수를 100시간 이상 이수하여야 함 ○ 변리사는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의 집합연수(약 2개월)를 현장연수 전에 실시하여야 하고, 세무사는 한국세무연수원에서 기본교육(1개월)을 특별교육 전에 받아야 함
2. 외국 변호사와 비교 가. 미국 □ 미국은 대학에 법학과가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전공의 대학 졸업자가 미국변호사협회의 인가를 받은 로스쿨에 진학ㆍ수료를 하게 되면 각 주의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음. 로스쿨은 3년 과정인 J.D.(Juris Doctor)와 외국의 법학부 졸업자 등을 위한 단기과정인 LL.M.(Master of Laws)을 제공함 ○ 미국 로스쿨은 최소한의 법적 소양을 갖춘 법률가의 배출을 목표로 하는 직업학교라는 성격이 강함 ○ 현장 실습을 강조하여 교육과정에서 실제 의뢰인을 상대로 변호사를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법률 클리닉 과정을 두거나 외부기관 실습기회를 부여하며 학기 중의 외부 수습프로그램의 참여를 학점으로 인정하기도 함 □ 주(州) 변호사협회 또는 주(州) 대법원이 주관하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자격증이 발부되고 주 변호사협회의 당연 회원이 됨. 변호사 등록이나 법률사무소 개업을 위한 실무수습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음
나. 캐나다 □ 캐나다의 경우 미국과 같이 로스쿨을 기반으로 변호사를 양성하고 있으나 변호사 자격 취득 전에 실무수습을 강제하고 있음 □ 3년 간의 로스쿨을 수료한 후에 로펌 또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실무수습을 거치고 주(州) 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변호사시험을 통과해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함 □ 각 주마다 기간이나 방법 등 실무수습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른데, British Columbia주의 경우 변호사협회 입회 과정(LSAP; Law Society Admission Program)에 등록하고 약 1년 동안 실무수습을 받아야 함 ○ 9개월 이상의 현장 실습(Articling)과 10주 간의 집합교육인 PLTC(Professio-nal Legal Training Course)로 구성되며, 변호사시험은 PLTC 과정 중에 이루어짐. ○ 현장 실습 중에는 통상의 변호사가 제공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도변호사가 부담하게 됨
다. 영국 □ 영국의 변호사는 Barrister(법정변호사)와 Solicitor(사무변호사)로 구분됨. 잉글랜드와 웨일즈를 중심으로 하는 일반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음 ○ Barrister는 주로 법정 대리를 하면서 의뢰인 정보 등은 사무변호사를 통해 전달받으며 개인사무실 형태로 운영하고, Solicitor는 직접 의뢰인을 상대하고 로펌 등의 형태를 취함 □ 법조단체에 부속된 교육기관에서 도제(徒弟)식 교육으로 법률가를 양성했었던 연혁적인 이유로 변호사가 되려면 대학에서의 법학이론 교육과 법조단체 소속 교육기관 등에서 실무교육을 선행적으로 받아야 함. 별도의 자격시험을 거친 후 실무교육만으로도 변호사가 되는 방법도 있음 ○ 법과대학은 3년 과정임 ○ 1년간의 실무교육은 일정한 자격자들이 Inns of Court(Barrister의 경우), law shool 또는 Politechnic(Solicitor의 경우)에 등록함으로써 시작되며 실무교육과정을 마친 후 일정한 시험을 통과해야 함 □ 이후 Barrister에게는 1년간, Solicitor에게는 2년간의 실무수습이 요구됨 ○ 실무수습은 5년 이상의 경력자가 있는 Barrister 사무실 또는 Solicitor 사무실에서 진행됨 ○ Barrister의 경우 후반 6개월에는 지도변호사의 허락 아래 변론이 가능하고, Solicitor는 수습기간 중 72시간의 전문기술과정을 이수해야 함 ○ Solicitor는 실무수습(training contract)을 종료해야 사무변호사협회(Law Society)에 변호사로 등록할 수 있고, Barrister는 실무교육 후 법정변호사협회(Bar Council)로부터 변호사 자격은 부여되나 실무수습(pupillage) 동안 변호사로서 활동할 수는 없음
라. 일본 □ 법과대학원을 수료한 자나 사법시험 예비시험을 합격한 자가 신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년간 사법연수소에서 실무수습을 받아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함. 즉, 실무수습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선행 요건임 ○ 법과대학원은 3년의 과정임. 단, 법과대학 출신자는 2학년으로 들어가 2년의 과정만 마치면 됨 ○ 사법시험 예비시험은 법과대학원을 수료하지 아니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으로 예비시험에 합격한 자는 신사법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갖게 됨 □ 사법연수소에서는 집합수습 1개월 후 법원·검찰·변호사 분야별 실무수습 7개월, 선택형 실무수습 2개월을 하고, 다시 사법연수소로 돌아와 집합수습 2개월을 하고 수료시험을 치르는 일정으로 총 1년의 기간이 소요됨 ○ 실무수습은 간접체험 방식으로 지도변호사 등에게 의견제시 정도만 가능함
마. 독일 □ 법과대학의 교육을 거쳐 제1차 국가사법시험(Die erste Staatsprüfung)에 합격한 다음에 2년간의 실무수습에 들어감 ○ 법과대학에서는 실체법 위주의 이론교육이 이루어짐 ○ 제1차 국가사법시험에 합격해야 법과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인정됨 □ 2년의 실무수습은 주(州) 법무부의 국가시험청 주관 아래 법원, 검찰청, 행정관서 및 변호사 사무실 등에서 이루어짐 ○ 실무수습은 제1차 시험 합격자에게 준공무원 자격을 부여하고 진행됨 ○ 의무연수기관인 민사법원·검찰청·형사법원·행정관청 및 변호사 사무실 등에서 1년 8개월, 선택연수기관에서 4개월 동안 수습을 받음 ○ 변호사 사무실에서 수습하는 동안 변호사강제주의에 해당하는 아니하는 사건을 지도변호사가 위임할 수 있음 □ 실무수습 후 제2차 국가사법시험(Die zweite Staatsprüfung)에 합격해야 완전한 법률가(Volljurist)의 자격을 부여받고 희망 직역(법학교수ㆍ판사ㆍ검사ㆍ변호사)으로 진출할 수 있음
바. 프랑스 □ 프랑스는 사법관(판사, 검사)의 양성 절차와 변호사의 양성 절차가 분리된 이원화된 제도를 가지고 있음 □ 변호사 양성은 프랑스 변호사협회가 담당하는데, 변호사가 되려는 자는 법과대학을 마치고 변호사연수원(l’École d’avocats)에 입학하여 18개월간 연수를 받은 후 자격시험을 치러야 함 ○ 법학교육 4년(3년의 법학사와 2년의 석사과정 중 1년 수료)을 마치거나 이와 동등한 자격이 있어야 변호사연수원 입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음 □ 변호사연수원의 18개월 연수는 6개월씩 3단계로 구분됨. 첫 6개월은 기본적인 공통과정이고, 다음 6개월은 개별연수로서 개인적인 교육계획에 따라 변호사사무실이 아닌 법원이나 공공단체 또는 사기업체 등에서 수습을 하며, 마지막 6개월은 실무연수로서 경력 4년 이상 변호사사무실에서 수습을 해야 함 ○ 독일과 달리 준공무원 자격이 부여되지는 않음 ○ 실무연수 동안 연수생은 지도변호사의 참석 아래 변론기일 참여, 예심절차 참여 등이 가능함 □ 변호사연수원 졸업시험에 해당하는 변호사자격시험(CAPA)을 통과해야 지방변호사회에 등록할 수 있음
사. 검토 □ 외국의 경우 각 나라마다 고유한 연혁과 특징을 가지고 변호사를 양성하고 있음 ○ 영미법계의 경우 이론보다는 실무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 미국ㆍ캐나다는 다양한 학부 졸업생이 입학하는 로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영국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별도의 기관에서 실무교육을 받아야 함 ○ 대륙법계(독일ㆍ프랑스)의 경우 법과대학의 이론교육을 전제로 하고, 이후 주(州) 또는 변호사단체의 감독 아래 통일적인 실무교육과 실무수습이 이루어지고 있음 ○ 일본은 대륙법계 방식에서 영미법계 방식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로스쿨과 같은 법과대학원 체제로 전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운영하는 사법연수소를 통해 실무수습을 관장하고 있음 □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는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를 채택하고 있음 ○ 실무수습 기간은 최소 1년 이상임 ○ 캐나다는 1년 정도, 영국은 1년(Barrister) 또는 2년(Solicitor), 일본은 1년, 독일은 2년, 프랑스는 18개월의 실무수습을 요구함 - 영국은 실무수습 전에 법조단체에 부속된 교육기관에서 1년의 실무교육과정을 거쳐야 함 □ 많은 국가에서 실무수습 변호사에게 일정 부분의 실제 변호사 업무를 허용하되, 지도변호사의 감독 내지 책임을 수반시키고 있음 ○ 캐나다는 통상의 변호사가 제공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를 허용하지만 지도변호사가 책임을 부담해야 하고, 영국은 송무를 담당하는 Barrister의 경우 후반 6개월에는 지도변호사의 허락 아래 변론이 가능함 ○ 독일은 변호사 사무실에서의 수습 동안 지도변호사가 일정한 사건을 위임할 수 있고, 프랑스는 지도변호사의 참석 아래 변론기일 참여, 예심절차 참여 등이 가능함
Ⅴ.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에 대한 입법적 개선방향 1.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의 필요성 □ 종전의 사법시험 및 사법연수원을 통한 법조인 양성 체제는 법학교육의 정상화 요구, 판사ㆍ검사 양성 위주의 사법연수원 수습과정의 한계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할 필요 등과 같은 문제점 제기 및 국민적 요구를 수용하여 2009년부터 법학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하였고 2012년 1월에 제1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되었음 □ 이러한 법조인 양성 시스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법률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이념적ㆍ제도적 목표에는 큰 차이가 없음 ○ 사법연수원 설치 근거인 「법원조직법」에서는 사법연수생 수습의 목적을 “법치주의의 확립과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법조인 양성”이라고 명시함 ○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근거인「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은 “국민의 다양한 기대와 요청에 부응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한 법조인 양성”이라고 표현하고 있음
□ 하지만, 변호사시험 합격자에 대한 실무수습제도의 필요성을 두고 법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입법 단계부터 이론적 찬반 대립이 있었고 2017년 제6회 변호사시험을 실시한 현재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음 □ 이에 대한 입법정책 판단을 위해서는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업인 양성은 이론교육–실무교육–실무수습이라는 3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요 판단기준으로 삼을 것을 제안함. 순수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가 아닌 전문직업인은 이론과 실무능력을 모두 구비하여야 하고, 실무능력은 실무이론 학습에 해당하는 “실무교육”과 현장실습에 해당하는 “실무수습”의 상호 작용 속에서 습득될 수 있기 때문임
□ 국내의 다른 자격사가 실무수습을 필수로 하고 있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외국에서도 각각의 역사와 내용은 다양하지만 실무수습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이론교육–실무교육–실무수습을 모두 고려한 인력양성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음을 가정한다면 쉽게 이해가 되는 내용이라고 할 것임 ○ 우리나라의 공인회계사ㆍ변리사ㆍ세무사의 경우 시험합격 후 6개월～1년의 실무수습 기간 동안에 실무교육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임 ○ 독일은 2년, 프랑스는 18개월의 실무수습 기간에 실무교육이 병행되고 있는 것임. 우리나라 사법연수원도 실무교육과 실무수습을 병행하는 예라고 할 수 있음 ○ 영국은 실무교육과 실무수습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사례임. 법조단체 부속기관 등에서 1년의 실무교육 후 1～2년의 실무수습이 요구되고 있음 ○ 일본과 캐나다는 실무교육이 법과대학원(로스쿨)에서 이루어지고 1년간 실무수습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임. ○ 즉, 실무교육과 실무수습이 동시에 진행되기도 하고 단계별로 구분되어 진행되기도 하지만 실무교육과 실무수습은 모두 필수적 요소라는 것임. 그리고 전문직업인의 실무능력 제고는 실무교육보다는 실무수습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임
□ 우리나라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 3년의 교육기간, 교과목 및 실무경력교원의 배치 등을 고려할 때, 이론교육과 실무교육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지만 법률사무소 등에서의 실무수습까지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움. 전문직업인인 변호사를 양성함에 있어서 필수적이며 중요 요소인 실무수습을 법학전문대학원 수료 이후의 절차에서라도 강제할 필요가 있음 ○ 미국 로스쿨은 영미법계 특징을 반영하여 판례에서 법을 찾는 기본소양 습득 수준으로 이론교육이 이루어지고 실무교육에 비중을 두어 교육생에게 현장실습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며 종국적으로 변호사를 시장경제 원리에 방임하는 정책적 시각을 갖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법학전문대학원의 실제 운영이 미국 로스쿨과 같을 수는 없을 것임
□ 우리나라 법조인 양성 시스템이 담보해야 할 “법률서비스 측면의 국민 편익 증진”과 “변호사 집단의 사회적 신뢰 확보”라는 공익적 요소는 우리나라 국민의 법 감정과 연결되어 있는 부분으로 입법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해야 할 과제임. 이러한 공익적 목적의 입법과제는 미국과 같이 시장경제 원리에 방임하는 방식보다는 국가가 개입하는 방식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음 □ 그리고 변호사가 담당하는 “소송대리를 포함한 법률사무”는 국내의 다른 자격사보다 그 업무 범위가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교육ㆍ양성 절차를 엄격히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FTA에 따른 법률시장 개방으로 외국 변호사와 경쟁해야 하는 국제적 동향 등을 고려한다면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는 계속 유지되어야 하겠음 □ 다만,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과 사법시험 폐지 등으로 우리나라 법조인 양성 시스템은 큰 변환기를 맞고 있으며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는 그 법조인 양성 시스템의 일부를 구성하는 위치에 있음을 고려할 때, 향후 법학전문대학원의 변화, 공익적 관점에 대한 국민정서의 변화 등에 따라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을 것임
2.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의 실효성 확보 가. 실무수습 변호사의 업무범위 확대 □ 현재 실무수습 변호사는 단독으로 법률사무소를 개설할 수 없고 법무법인 등의 구성원이 되지 못하며, 본인의 이름으로 사건을 수임할 수 없음. 법무법인등에서 담당변호사로 지정되거나 「외국자문사법」상 합작법무법인의 담당변호사로 지정될 수도 없음 ○ 즉, 법률사무소에서 수습하는 경우 자료조사, 법문서 초안 작성, 상담 보조 등의 업무만이 가능한 상태임 ○ 국회 입법과정에서 공동수임 허용 여부를 두고 많은 논의를 하였지만 경력변호사의 명의대여 등 제도의 악용을 염려하여 금지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음 □ 실무수습은 실무능력을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현장실습이라는 점에서 수습변호사가 법정에서 변론할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현행 제도는 본래의 효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업무가 제한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 따라서, 일정한 경미 사건의 단독 수임이나 지도변호사와의 공동수임 또는 법무법인등에서 공동으로 담당변호사가 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겠음. 이는 실무수습 지도변호사 및 법무법인등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음을 고려해야 함 ○ 캐나다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의 경우 실무수습 변호사에게 일정 부분에서 실제 변호사 업무를 허용하되, 지도변호사의 감독 내지 책임을 수반시키고 있음 ○ 본래의 제도 취지에 반하여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는 감독 및 징계 강화 등 사후적 수단을 통해 대처할 수 있음 □ 이러한 실무수습 변호사의 업무범위 확대는 현 제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무수습 변호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함. 실무수습 변호사의 역할 확대는 법률사무종사기관에 대한 기여 증대로 이어지고 실무수습을 교육이 아닌 근로의 개념에 근접하도록 인식변화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임
나. 실무수습 기간의 연장 □ 실무수습 기간의 경우 국회 입법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조인력양성제도개선소위원회는 최소 1년으로 제시하였으나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실무수습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의견을 반영ㆍ절충하면서 최종적으로 최소 6개월로 결정되었음 □ 그러나, 국내 다른 자격사의 경우 공인회계사는 1년, 변리사는 8개월이고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를 두고 있는 외국의 경우 그 기간을 1년～2년으로 요구하고 있음 □ 따라서, 실무수습제도가 효과적으로 실무능력 향상에 기여해야 하는 점, 변호사의 직무 범위가 다른 국내 자격사보다 포괄적이라는 점, 외국 변호사와 경쟁해야 하는 국제적 동향 등을 고려할 때, 실무수습 기간을 최소 1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다. 실무수습 방법의 개선 □ 실무수습 기간이 1년으로 연장된다면 2～3개월 정도의 기간은 집합교육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음. 법률사무종사기관에 체계화된 실무수습 프로그램이 없거나 기관 간에 질적 편차가 있는 문제점을 집합교육을 통한 실무능력 평준화 도모로 보완할 수 있음 ○ 국내 다른 자격사(공인회계사ㆍ변리사ㆍ세무사)와 캐나다ㆍ일본의 변호사 양성과정에서도 이러한 교육 형태를 찾아볼 수 있음 ○ 다만, 구체적인 집행방법과 관련하여 사법연수원 교육과 같이 수습변호사 전체를 일정 기간에 특정 시설에 모아서 교육하는 형태를 취해서는 안 됨. 법학전문대학원을 통한 변호사 양성은 다양한 전문 분야 및 다양한 직역의 진출을 예정한 것이기에 여러 교육과정 중에서 선택하여 일정 시간을 이수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해야 할 것임 □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의 체계적인 변호사 실무수습을 위해 표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법률사무종사기관에 권장할 필요가 있음 □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에서의 연수과정은 제도적으로 계속 유지되어야 함. 비록 법률사무종사기관 실무수습과 비교가 되어 소위 “낙인효과”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직면하여 있지만, 실무수습을 법적으로 강제하면서 보충적ㆍ예비적 수단을 마련하여 놓지 않는 것은 제도적 흠결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임 ○ 국내 다른 자격사인 공인회계사와 변리사도 별도의 수습과정을 제도화하고 있음
3. 대한변호사협회의 관리ㆍ감독 강화 □ 변호사 실무수습의 주관기관을 정부(법무부)에서 대한변호사협회로 이관할 필요가 있음 ○ 현재 법무부는 변호사시험을 주관하는 외에도 법률사무종사기관 지정 및 취소권, 법률사무종사기관에 대한 조사권과 실무수습에 관한 대한변호사협회회칙 인가권을 통해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를 관장하고 있음 ○ 현행과 같이 변호사시험 합격 후 바로 대한변호사협회에 자격등록하고 실무수습을 하는 경우 이는 엄연한 대한변호사협회 회원의 활동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무부가 개입하는 것이 「변호사법」이 예정하고 있는 관리체계와 맞지 아니함 - 「변호사법」은 대한변호사협회 회원에 대한 1차적인 감독은 동 협회가 담당하고, 법무부는 동 협회의 등록거부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 동 협회 징계위원회 징계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 등 2차적인 감독자의 역할을 하게 한다는 것이 기본 입법취지임 ○ 변호사 실무수습에 대한 주관기관을 대한변호사협회로 하고 법무부는 2차적인 감독자의 지위로 설정하는 것이 법체계의 통일성 차원에서 바람직함 □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는 실무수습 변호사에 대한 임금 등 처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권장하고, 동 협회의 회원이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에는 현장 확인, 시정 요구, 징계 회부 등의 절차를 실시ㆍ확립하여 실무수습제도의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음
Ⅵ. 결론 □ 2012년 1월, 제1회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2011년 5월에 시행된 「변호사법」상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는 입법 당시부터 제도 도입 여부를 두고 찬반론의 논쟁이 있었고, 제도 운영 후에는 실무상 실효성 및 부작용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폐지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음 □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를 폐지하자는 입장에서는 ① 법학전문대학원의 제도적 취지와 부조화, ② 실무수습제도의 실효성 문제, ③ 실무수습 변호사의 낮은 급여와 불안정한 고용 실태, ④ 대한변호사협회 연수를 받은 변호사에 대한 낙인효과 등을 주요 논거로 삼고 있고, 반면에 현행 제도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 필요성, 실무적인 문제점의 개선 가능성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하면서 대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음
□ 먼저, 변호사 실무수습제도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음 ○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업인은 이론과 실무능력을 모두 갖추어야 하므로 그 인력양성 시스템은 이론교육-실무교육-실무수습의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도록 구성되어야 함 -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 3년의 교육기간, 교과목 및 실무경력교원의 배치 등을 고려할 때, 이론교육과 실무교육까지 가능하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지만 법률사무소 등에서의 실무수습까지 소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움. 변호사의 실무능력 제고를 위한 필수 요소인 실무수습을 법조인 양성 시스템에 별도로 두어야 함 ○ 또한, 법조인 양성 시스템은 우리나라 법치주의 및 사법(司法) 수준과 연결되는 사안으로서 국내의 다른 자격사와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법률시장 개방 추세 속에서 외국 변호사와 경쟁 관계에 있음을 유의해야 하겠음 - 국내 공인회계사ㆍ변리사ㆍ세무사의 경우 6개월～1년의 실무수습을 하고 있음. 변호사가 담당하는 “소송대리를 포함한 법률사무”는 다른 자격사보다 업무 범위가 포괄적이라는 점에서 교육ㆍ양성 절차를 더욱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음 - 미국을 제외한 캐나다ㆍ영국ㆍ일본ㆍ프랑스ㆍ독일의 경우 최소 1년 이상의 변호사 실무수습을 강제하고 있음. 영국은 실무수습 외에도 별도의 실무교육 과정을 요구함 ○ 그리고, 제도도입 당시에 입법자들이 고려한 법률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의 편익 증진과 변호사업계에 대한 사회적 신뢰 확보라는 공익적 요소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며 입법정책 결정에 있어서 중요 과제라고 하겠음
□ 다음,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수습변호사의 업무제한 범위를 축소하여 권한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음. 그리고 실무수습 기간의 연장 및 실무수습 방법의 개선도 검토되어야 할 것임 ○ 수습변호사가 법정에서 변론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현행 제도는 본래의 효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업무가 제한되어 있음 ○ 일정한 경미 사건의 단독 수임이나 지도변호사와의 공동수임 또는 법무법인 등에서 공동으로 담당변호사가 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 이는 실무수습 지도변호사 및 법무법인등의 책임을 강화하는 측면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함 ○ 국내 다른 자격사 및 외국 변호사의 실무수습 기간을 고려하여 실무수습 기간을 최소 1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 실무수습 기간이 연장된다면 일정 기간을 집합교육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음. 법률사무종사기관에 체계화된 실무수습 프로그램이 없거나 기관 간에 질적 편차가 있는 문제점을 집합교육을 통한 실무능력의 평준화 도모로 보완하기 위한 것임 ○ 대한변호사협회에서의 연수과정은 계속 두어야 함. 실무수습을 법적으로 강제하면서 보충적ㆍ예비적 수단을 마련하여 놓지 않는 것은 제도적 흠결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임 □ 마지막으로, 변호사 실무수습제도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관리ㆍ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음. 변호사 실무수습 주관기관을 정부(법무부)에서 민간영역에 있는 대한변호사협회로 이관하고, 대한변호사협회는 실무수습 변호사 처우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정ㆍ권장, 현장 확인, 징계 회부 등의 내부절차 강화를 통해 실무수습제도의 개선 및 정착을 위해 노력하여야 하겠음
요약 우리나라 현행 몰수·추징제도는 「형법」에서 몰수를 형의 한 종류로 규정하면서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의 특별법에 의하여 특정 범죄영역에서의 범죄수익 몰수·추징을 규율하고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현행의 제도에 대하여는 입법형식 및 내용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선 입법형식적 측면에서 각 특례법들이 사회적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적으로 제·개정되어 대상의 중복, 적용상 혼란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내용적 측면에서 몰수가 형의 한 종류로서 주된 범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음에 따라, 범죄행위로 인한 이익 취득을 봉쇄함으로써 범죄의 유인동기를 차단한다는 형사정책적 목적 및 실체적 정의의 요청에 의하여 몰수·추징을 하여야 할 경우에도 몰수를 독립적으로 선고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아울러, 범죄피해재산에 대한 몰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범인의 재산 은닉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범죄수익 몰수·추징과 관련하여 영미법계에서는 형사몰수 뿐만 아니라 민사몰수를 인정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대물적 절차로서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독일법에서는 법률상 이유에 의하여 특정인에 대한 형사소추가 불가능한 경우 독립적으로 몰수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법률 체계 자체는 우리나라와 유사하나, 2006년 「조직적 범죄 처벌법」 개정에 따라 조직적 범죄 등으로 인한 특정 범죄의 범죄피해재산의 경우 등에는 몰수·추징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개선을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해외 입법례 등에서 시사하는 바를 참고하여 우리나라의 몰수·추징제도에 대한 개선방안을 입법형식적 측면과 내용적 측면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입법형식적으로는 「형법」상의 몰수 규정을 개정하여 몰수의 법적 성격을 형벌로서만이 아닌 형벌과 보안처분의 성격을 모두 포함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특히 조직범죄 등의 영역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몰수 관련 단일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내용적으로는, 민·형사법 분리의 틀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몰수의 요건이 충족되면 행위의 인적 소추 가능성과 별도로 범죄수익 박탈을 통한 원상회복 또는 재범방지 등 범죄예방을 위하여 독립적으로 몰수를 할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아울러 범죄피해재산에 대하여도 범죄피해자의 민사적 반환 청구 등이 곤란한 경우나 제3자가 정을 알고 범죄피해재산을 수수한 경우 등 제한된 경우에 몰수·추징을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함으로써 몰수·추징제도가 형사사법의 실체적 정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절차적으로는 범죄수익의 불법성 추정 규정 신설의 논의가 있는바, 범죄수익의 확대에 따라 몰수·추징 대상과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한 검사의 입증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과 함께 독립몰수 등 다른 제도와의 연계성도 검토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Ⅰ. 서 론 □ 우리나라는 ‘몰수’에 대하여「형법」에서 형의 한 종류로 규정하면서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등을 몰수 대상으로 하고, 몰수 불능일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몰수·추징은 범죄행위의 수단이 된 재산 등을 박탈하여 국고에 귀속시키는 제도임 □ 이와 함께 날로 조직화·지능화·세계화되는 범죄현상에 대응하여 범죄행위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차단함으로써 범죄예방 등의 실효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에서 다수의 특별법들도 제정·운영하고 있음 ○ 이는 조직범죄 등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자유형이나 벌금형보다, 범죄의 유인동기가 되는 수익을 차단시키는 것이 범행 억제에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음
□ 그러나 이러한 특별법들은 각 법률간 본질적 특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 특정 범죄영역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때마다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하여 임기응변적 대응으로 제·개정된 측면이 강함 ○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라 불리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개정(2013. 7. 12.)을 통하여 범인 외 제3자가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하여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신설하였음 ○ 또한 ‘유병언법’이라 불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2014. 11. 19.)을 통하여 다중인명피해사고 발생에 형사적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한 추징판결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제3자에게도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신설하였음 □ 이러한 다수의 특별법 제정 및 빈번한 개정은 유사한 내용의 중복규정 양산만을 야기할 뿐 오히려 몰수·추징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 □ 또한, 제3자의 절차 참여와 보전 규정 등은 범죄수익의 몰수·추징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임에도 「형사소송법」에 그와 관련한 일반규정은 없고 각 특별법에서 중복하여 규율하거나, 최근에 제정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경우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상의 60개의 조문을 준용하는 형태로 규정하여 전체 범죄수익몰수 관련 법률 체계의 부정합성을 야기하고 있음
□ 근본적으로 특정 범죄수익의 몰수 등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이를 입법적으로 해결하려는 행태가 반복된 원인은, 현행 제도가 대상범죄를 포괄하지 못하는 구조적 흠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음 ○ 즉, 몰수·추징이 제도상의 한계로 인하여 몰수·추징이 필요한 영역들을 다 포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 제도가 범죄행위의 수단이 된 재산의 박탈을 통한 재범 예방이라는 형사정책적 목적 달성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등을 내용적 측면에서 고찰해 볼 필요도 있다고 보임 □ 이하에서는 입법형식과 내용 측면에서 현행 범죄수익 몰수·추징제도의 문제점을 살펴 보고, 해외 입법례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우리나라 범죄수익 몰수 관련 법률 전반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함 □ 참고로, 현행 제도 내에서 추징금 집행률이 저조하다는 문제점에 대하여도 다양한 분석 및 대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논의는 이 연구의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함
Ⅱ. 범죄수익 몰수·추징제도의 현황 및 문제점 1. 몰수·추징의 의의 및 법적 성격 가. 의의 □ “몰수”는 범죄행위와 관련된 재산을 박탈하여 국고에 귀속시키는 조치이고, “추징”은 몰수를 할 수 없을 때 그에 갈음하여 가액의 납부를 명하는 사법처분임 □ 「형법」 에서는 형의 종류에서 ‘몰수’를 규정하고 있으면서(제41조), “몰수는 타형에 부가하여 과한다”는 부가성을 명시하고 있음(제49조 본문) 나. 법적 성격 □ 몰수의 ‘부가성’에서 비롯된 논의는 근본적으로 몰수가 형벌인지 보안처분인지에 관한 법적 성격에 관한 논의와도 맞닿아 있음 ○ 몰수의 법적 성격을 오로지 형벌로만 볼 경우 유죄판결 없이 몰수를 부과하는 것이 개념적으로 불가능해짐 □ 몰수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몰수는 그 자체가 응보에 목적을 둔 것이라기보다는 범죄반복의 위험성을 예방하고 범인이 범죄로 인하여 불법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목적에서 부과되는 제재이고, 우리 법제에서 일정한 경우 행위자가 아닌 제3자에게 귀속된 재산에 대해서도 몰수를 허용하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형식적으로는 재산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물적 보안처분’에 속한다고 해석하면서 복합적 성격을 인정하는 견해가 일반적임 ○ 대법원은 몰수가 기본적으로 ‘형벌’이라고 평가하면서, 몰수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을 받는 피고인에게만 미칠 뿐 제3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음 ○ 또한 대법원은 몰수·추징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368조의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에서 원심판결에 없었던 몰수를 새로이 선고하거나 원심판결보다 추징액을 증액하는 것은 불이익 변경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하기도 하였음
다. 부가성에 관한 예외 □ 「형법」 제49조 단서에서는 “행위자에게 유죄의 재판을 아니할 때에도 몰수의 요건이 있는 때에는 몰수만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 이는 심신상실 , 형사미성년자 등 책임무능력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 등 유죄의 재판을 아니할 때에도 몰수의 요건이 있는 때는 몰수만을 선고할 수 있다는 의미임 □ 그러나 몰수를 할 때에는 주된 범죄행위에 대하여 공소는 제기되어 있어야 하고(대법원 1992. 7. 28. 선고 92도700 판결, 대법원 2008. 11. 13. 선고2006도4885 판결 등), 주형을 선고유예하는 경우에도 몰수의 요건이 있는 때에는 몰수형만의 선고를 할 수 있으나(대법원 1980. 3. 11. 선고 77도2027 판결 등)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유죄를 선고할 수 없는 경우, 면소판결이 선고된 경우 등에는 설사 몰수의 요건이 있다 하더라도 몰수 선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임
2. 몰수·추징의 제도적 취지 □ 몰수·추징은 범죄행위의 수단이 된 재산 자체의 박탈을 통한 재범의 예방 목적과 함께, 범죄행위로 인한 이익 취득을 원천봉쇄함으로써 범죄의 유인동기가 되는 경제적 이익을 단절시킨다는 형사정책적 판단에 기초한 제도임 □ 특히 조직범죄 등에서는 경제적 수익이 주된 범죄 동기가 된다는 점에서, 핵심간부나 조직원을 체포하여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부과하는 전통적 방식의 형벌 방식보다는 수익을 더 이상 기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범행을 억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법 준수 요구를 통한 형벌의 일반예방적 효과에도 기여할 수 있음
3. 몰수·추징에 관한 현행법 체계 □ 「형법」총칙(제48조)상 몰수·추징(임의적), 각칙상 뇌물죄(제134조), 아편에 관한 죄(제206조) 및 배임수재죄(제357조)에 몰수(필요적)를 규정함 □ 각 특례법에 규정된 몰수·추징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음 ○ 몰수대상이 범죄의 직접적 수익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까지 몰수할 수 있도록 「형법」보다 범위가 확대되어 있음 ○ 몰수대상범죄가 각각 특정범죄, 마약류범죄, 특정공무원범죄, 정치자금범죄, 부패범죄 등으로 나뉘어 있음 -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특정범죄는 「형법」상 공무원의 뇌물죄 및 재산에 대한 죄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뇌물죄 및 재산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구성요건을 모두 포함하는 등 매우 광범위함 - 이러한 점에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현재 범죄수익몰수에 관한 일반법적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음 - 일례로 위 법에서 ‘특정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뇌물죄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의 특정공무원범죄에도 해당하고, 「부패재산 등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의 부패범죄에도 해당하며, 선출직 공무원의 뇌물죄는 「불법정치자금 등의 몰수에 관한 특례법」에도 규정되어 있음
○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및 「불법정치자금 등의 몰수에 관한 특례법」은 필요적 몰수·추징을 규정하고 있고,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은 필요적 몰수를 원칙으로 하나 일정한 경우 임의적 몰수를 인정하고 있으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및 「부패재산 등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은 임의적 몰수를 원칙으로 함 4. 몰수·추징제도의 운영 현황 가. 집행 현황 □ 몰수의 집행은 몰수를 명한 판결이 확정된 후 검사의 집행 지휘에 의하여 하는 것임 ○ 몰수물이 압수되어 있는 경우에는 집행지휘만으로 집행이 종료되고, 압수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검사가 몰수 선고를 받은 자에게 그 제출을 명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몰수집행명령서를 작성하여 집행관에게 강제집행을 명하는 방법으로 집행함 □ 몰수 자체의 집행은 위와 같은 방법에 의하여 가능하므로, 그 집행률을 집계할 의미가 없음
□ 이는 몰수·추징 제도의 형사정책적 목적이 현행 형사법 현실에서 실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 ○ 즉, 범죄행위의 수단이 된 재산이나 범죄행위로 인한 이익을 박탈하여 범죄의 유인동기를 제거한다는 몰수·추징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려면 확실한 집행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극히 낮은 집행률로 인하여 범죄자가 범죄로 얻은 이익을 그대로 누림으로써 법 준수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까지 저하시킬 수 있음 나. 몰수·추징 제도의 실효적 운영을 위한 방안 논의 □ 현행 몰수·추징제도의 틀 안에서 그 집행률이 저조한 현상에 대한 해결을 위하여 추징금 납부 강제 혹은 시효의 연장 등의 방안이 논의되었음 ○ 추징금 납부를 강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1) 추징금 미납자에 대하여 일정 기간 구금을 허용하도록 하는 방안, 2) 몰수형 및 추징명령에 대하여 벌금형과 마찬가지로 환형유치처분을 인정하도록 하는 방안, 3) 몰수형 및 추징명령을 벌금형으로 전환하거나 양자를 선택적으로 부과함으로써 환형유치처분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제시된 바 있음
○ 또한, 몰수·추징의 집행률을 높이기 위하여 시효를 연장하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어, 2011년 정부가 제출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현행 ‘3년’의 시효를 ‘5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하였음(안 제82조) □ 그러나 현행 제도 내에서의 집행률 제고보다 근본적으로 형사사법의 목표인 실체적 정의 실현이나 몰수·추징제도가 추구하는 형사정책적 목적에 비추어 ‘몰수·추징이 필요한 영역’임에도 내용의 미비 등 제도적 한계로 인하여 몰수·추징이 안 되는 영역’이 있다는 문제가 보다 심각하게 지적되고 있음 ○ 되었기 때문에 소추 또는 유죄판결을 할 수 없는 경우, 3) 행위자가 책임무능력을 이유로 불기소된 경우 등에도 대상물에 대하여 몰수·추징을 하는 것이 형사정책적으로 필요하고 실체적 정의에 부합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
5. 현행 몰수·추징제도의 문제점 가. 입법형식적 측면 (1) 「형법」에 따른 몰수 □ 「형법」 제41조에 형의 종류를 열거하면서 ‘몰수’를 규정하고 있음으로써, 몰수가 지니고 있는 형벌과 보안처분의 복합적 제재로서의 성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음 ○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정부(법무부)가 제출한 2011년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몰수를 형의 종류에서 삭제하고 독립된 절에서 규정하고자 하였으나 입법되지 못함 □ 「형법」에 규정되어 있는 몰수대상은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生)하였거나 이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및 전 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으로 간략하게 규정되어 있어 다수의 특별법이 필요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음
(2) 특별법의 제정 과정 및 적용의 문제 □ 범죄수익의 몰수는 1988년 12월 19일 국제연합의 ‘마약 및 향정신성물질의 불법거래방지에 관한 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against Illicit Traffic on Narcotics Drugs and Psychotropic Substances, 약칭하여 빈[Wien] 협약)이 체결되면서부터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었음 ○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부응하여 자금세탁행위 전반에 관한 규제입법을 논의하면서 최초 입법으로 공무원의 부패범죄를 막기 위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1995. 1. 5.)이 제정되었음 ○ 또한, 위 빈 협약의 국내이행입법으로서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1995. 12. 6.)이 제정되고, 이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1. 9. 27.), 「불법정치자금 등의 몰수에 관한 특례법」(2005. 8. 4.),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2008. 3. 28.)이 순차적으로 제정되었음
□ 다수의 개별법규에 따른 몰수의 성격 및 대상에 차이가 있어 몰수제도의 적용이나 집행에 통일성을 기하지 못하여 그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 및 새로운 범죄유형이 나타날 때마다 별도의 개별법규를 둠으로써 법적 체계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 □ 아울러, 몰수·추징 대상이 중첩됨으로써 해석상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음 ○ 「형법」에 따른 뇌물죄(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중대범죄’(제2조제1호 및 별표), 공무원범죄몰수법상 ‘특정공무원범죄’(제2조제1호가목), 부패재산몰수법상 ‘부패범죄’(제2조제1호 및 별표), 불법정치자금법상 ‘불법정치자금등’(제2조제1호나목)에 모두 해당됨 ○ 또한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각 법률마다 몰수가 임의적인지 필요적인지 다르게 규정되어 있어, 적용 순위를 정하기에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음
나. 내용적 측면 (1) 부가형이라는 점에서 기인한 문제 □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재산에 대한 몰수 불능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몰수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범인의 사망 기타 소재불명 등으로 몰수를 할 수 없게 되므로 형사사법의 근본 목적인 실체적 정의 실현에 한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음 □ 이에 대하여 주된 범죄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경우에도 범죄수익의 박탈 또는 재범방지의 관점에서 ‘독립적으로 몰수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려는 개정안이 제출된 바 있음 ○ 범인의 사망 또는 소재불명 등을 이유로 기소할 수 없거나, 범인을 기소유예하거나 혹은 정신장애를 이유로 치료감호만 청구하는 경우에도 몰수의 요건을 갖추었으면 몰수만 독립적으로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제출「형법 일부개정법률안」(2011년)이 이에 해당함 ○ 그러나, 위 개정안은 2012년 국회의원 임기 만료를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몰수 제도의 개편 뿐만 아니라 1953년 제정 이래 거의 개정된 적이 없었던 총칙 부분에 대한 전반적 개정 내용을 포함하였던바, 1회의 공청회 외에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한 심사를 하지 못하고 임기만료로 폐기되었음
□ 특히, 조직적·계속적·반복적 성격을 가진 범죄가 포괄일죄로 인정되는 경우, ‘범죄되는 사실’과 ‘몰수의 범위’간 불일치가 발생하여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음 ○ 업으로서 거래되는 약물거래 등의 경우 일일이 그 범죄행위를 특정하고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우므로 실무상 어느 한 시점의 양도나 수입 등 특정행위만을 포착해서 공소사실로 구성하여 기소하고 나머지 사실은 양형에서 고려하는 경우가 있음 ○ 이러한 경우에도 몰수는 결국 기소된 사실의 범위 내에서 증거로 인정된 ‘범죄사실’로부터 취득한 물건에 대하여만 가능하게 됨 □ 위와 같은 형사몰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국제연합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형벌에 기초하지 않은 몰수(NCB: Non-Conviction Based Asset Forfeiture) 개념을 창안하여 각 나라들의 도입을 권고하고 있기도 함 ○ NCB 몰수는 형사몰수와 마찬가지로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범죄로 인한 이익을 허락할 수 없고, 범죄를 통한 경제적 이익 박탈로 범죄를 억제해야 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음 - 형사몰수에서는 원칙적으로 유죄판결이 선고되어야 법원이 몰수를 선고할 수 있고, 주로 형의 일부로서 몰수가 선고되는 반면, NCB 몰수는 피고인에 대한 형사공판절차와 분리·독립되어 선고됨 - 형사몰수는 특정한 피고인의 재산적 이익 등에 대한 대인절차인 반면, NCB 몰수는 물건 또는 재산 그 자체에 대한 대물절차임 - NCB 몰수는 각국의 입법례에 따라 민사몰수, 대물몰수 또는 객관적 몰수 등으로 구체화되는데, ① 재산 또는 재물을 대상으로 하는 대물절차이고, ② 유죄판결을 전제로 하지 않으나, ③ 위법행위에 대한 입증은 요구된다는 공통점을 가짐
(2) 범죄피해재산에 대한 문제 □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형법」에 따른 재산에 관한 죄 등에서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범죄피해재산’으로 보아 몰수·추징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음(제8조제3항 및 제10조제2항) ○ 대법원은 범죄피해재산을 몰수·추징할 수 없도록 규정한 취지에 대하여, “위 법에서 따로 범죄피해재산을 몰수하여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몰수·추징을 통하여 범죄피해재산을 국가에 귀속시켜 버리면 피해자로 하여금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등 사법상 청구권의 실현을 곤란하게 하거나 강제집행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피해회복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자 피해자 보호의 관점에서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하였음 □ 이는 민·형사법 체계를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 법 체계에 기초한 것이나, 피해자가 구제를 받으려면 길고 복잡한 민사상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사법상 구제절차를 진행하여 집행권원을 얻은 경우에도 범인이 재산을 은닉하여 강제집행할 수 있는 재산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 피해금액이 범인에게 귀속되어 정의와 상충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함
□ 예외적으로, 부패재산몰수법에서는 범죄피해재산에 대하여도 몰수·추징이 가능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한 특례를 두고 있으나 그 적용범위는 매우 제한적임 ○ 이 조항은 유엔 반부패협약 제57조가 몰수된 범죄피해재산을 적법한 전(前)소유자나 범죄피해자에 보상하는 데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지침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부패범죄 중에서도 횡령죄나 배임죄와 같이 피해자가 있는 부패범죄로 인한 범죄수익을 외국에서 국내로 환수받거나 국내에서 반환하기 위하여 선행 조치로서 불법수익에 대한 몰수를 규정한 것임 □ 또한, 「형사소송법」제134조 및 제219조에서는 “압수한 장물은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때에는 피고사건의 종결 전이라도 결정으로 피해자에게 환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때’에 관하여 “사법상 피해자가 그 압수된 물건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이 명백한 경우를 말하고, 그 인도청구권에 관하여 사실상 또는 법률상 다소라도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음
(3) 입증책임 관련 문제 □ 몰수를 선고하려면 몰수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관한 입증, 즉 전제범죄와의 관련성이 입증되어야 하고, 범죄관련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소추측인 검사가 부담함 ○ 다만,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나 추징액의 인정 등은 범죄구성요건 사실에 관한 입증이 아니므로 엄격한 증명은 필요 없으나, 역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임 □ 다양한 몰수특례법 규정에 의하여 몰수 범위가 범죄수익 전반으로 확대됨에 따라 범죄행위로부터 직접 취득한 재산뿐만 아니라 파생된 재산까지 몰수대상이 됨으로써 범죄행위와 몰수대상과의 관련성 입증이 어려워짐 ○ 공무원범죄몰수법, 불법정치자금법에서는 ‘불법재산의 증명(입증)’규정, 마약거래방지법에서는 ‘불법수익의 추정’ 규정을 두어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있으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부패재산몰수법에는 이러한 추정 규정 등이 도입되어 있지 않음
6. 소결 □ 입법형식적 측면에서 「형법」은 몰수를 형의 한 종류로 규정하면서 그 범위를 다소 좁게 규정하고 있어 다수의 특별법 양산의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의 특별법들 또한 새로운 범죄유형이 나타날 때마다 별도의 규정을 두는 입법 방식 등으로 법 체계적 정합성의 미흡, 적용 대상의 중첩을 야기하고 있음 □ 내용적 측면에서 몰수가 부가형으로 과해진다는 성격으로 인하여 형사정책적 목적을 위하여 몰수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범인의 사망 기타 소재불명 등의 경우에는 몰수를 할 수 없게 되는 등 형사사법의 근본 목적인 실체적 정의 실현에 부합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됨 □ 아울러, 범죄피해재산에 대한 몰수·추징 불가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피해자의 권리 구제에 기여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으며, 다양한 몰수특례법에서 몰수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범죄행위와 몰수대상과의 관련성 입증의 곤란을 야기하는 문제도 있음
□ 몰수 등에 대하여는 위 법에서 (1) 형사몰수 (2) 민사환수(civil recovery) (3) 세금추징 (4) 현금몰수 규정을 두고 있음 □ 이 중 민사환수는 형사절차 진행과는 무관하게 집행 당국은 1만 파운드 이상의 범죄수익에 대하여 법원으로부터 환수 명령을 받아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이고, 이에 관한 입증책임은 ‘증거우월의 원칙’에 의하여 인정될 수 있는 정도로 완화됨 ○ 형사몰수는 범죄사실에 대한 형사재판에서와 같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입증을 요구하나, 민사몰수에서는 ‘사실인정자에게 어떤 증거가 반대증거보다 더 설득력이 높다는’ 우월성을 요구하는 정도로 입증의 정도가 완화되어 있음 □ 또한, 피고가 범죄적 생활양식을 하였고 그로부터 일반적인 이익을 얻었다면, 범죄수익이 ‘범죄생활양식’으로 획득되었다는 추정 규정을 두고 있음
2. 미국 □ 미국에서의 몰수는 크게 민사적 몰수(civil forfeiture)와 형사적 몰수(criminal forfeiture)로 나뉘고, 민사적 몰수는 다시 행정몰수(administrative forfeiture)와 사법몰수(civil judicial forfeiture)로 나뉨 ○ 형사몰수는 유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에 대한 대인적(對人的)인 것이고, 민사몰수는 물건에 대한 대물적(對物的)인 것으로서, 행정몰수는 검찰이나 법원의 개입 없이 연방 법집행기관이 행정절차에 따라 행하고, 사법몰수는 법원의 선고에 의하여 집행함 ○ 1960~70년대에 조직범죄 등의 약물거래 수익몰수를 위하여 제정된 「RICO법」(Racketeer Influenced and Corrupt Organization: 종래 인정되던 민사몰수에 더하여 형사몰수 도입), 「포괄적 약물규제법」(Comprehensive Drug Abuse Prevention and Control Act)을 제정한 후, 1984년 「포괄몰수법」Comprehensive Forfeiture Act)으로 몰수대상재산의 보전절차를 정비하였음 ○ 또한, 1986년 「자금세탁방지법」(Money Laundering Control Act)에서 민사몰수 및 형사몰수를 통하여 특정범죄로부터 획득한 이익을 다른 재산의 형태로 거래하거나 은닉하는 행위 등을 자금세탁행위로 처벌하고 자금세탁과 관련한 일체의 재산이 몰수 대상에 포함하였으며, 2000년 「민사몰수개혁법」(Civil Asset Forfeiture Reform Act)에서 판례법을 통하여 인정되어 오던 몰수에 대한 ‘비례의 원칙’을 성문화하였음
□ 형사몰수에서는 배심원의 합리적 의심을 넘는 정도의 입증(beyond reasonable doubt), 민사몰수에서는 우월한 증거에 의한 입증(a preponderance of evidence)이 필요함 - 종래 민사몰수에서는 범죄의 혐의를 ‘상당한 정도’(probable cause)로 증명하면 족하도록 하였으나, 2000년 「민사몰수개혁법」에서 ‘당해 재산과 범죄 간에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음’(substantial connection)을 우월한 증거(a preponderance of evidence)로 정부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규정함 □ 위 「민사몰수개혁법」에서는 “모든 민사몰수에서 무고한 권리자가 당해 재산에 대하여 가지는 이익은 몰수하지 못한다”고 명시됨 - 무고한 권리자란 범죄를 알지 못하였거나 재산의 불법사용을 중단시키기 위하여 그 당시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모든 노력을 다한 자로서, 권리자 자신이 증거의 우월로 이를 입증하여야 함
□ 형사몰수와 민사몰수 중 어느 절차를 택할 것인지는 검사의 재량이고, 두 절차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기 때문에 병행하는 것도 가능함 - 본범에 대해서는 형사재판에서 형의 선고와 함께 행하여지는 형사몰수를 집행하고, 제3자에 대해서는 별개의 재판으로서 민사몰수를 집행하는 이원적 절차를 마련하고 있음 - 미국의 형사몰수 대상은 이해관계, 권리 등의 무형재산 등에까지 미치고, 대상재산이나 권리 등의 합법성 여부도 불문함 - 민사몰수는 여러 법에 산재하여 규정되어 있는바, 전통적 민사몰수 대상인 금제품과 위험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약물거래, 저작권, 조세, 음란물, 자금세탁, 농업, 식품위생 등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왔으나, 선의의(무고한) 권리자의 권리는 해하지 못함 ○ 민사몰수에 대하여는 그 절차에서 ‘재물이 범죄와 관련되어 있다는 고도의 개연성(probable cause)이 인정되는 한’ 압수가 가능할 수 있으므로 연방 헌법상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지, 민사몰수도 그 본질상 범죄자에 대한 처벌(punishment)로서 형사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범죄자의 재산을 민사적 방법으로 몰수하는 것이 헌법상 이중처벌(double jeopardy) 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등의 문제가 제기됨 ○ 범죄피해재산에 대하여 미국 법무부(검찰)가 회복해 주는 방법으로 1) 배상명령(restitution, 손해회복명령) 및 2) 몰수면제(remission)가 있음 - 배상명령 제도는 범죄자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선고형의 일부로서 범죄자로 하여금 범죄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임 - 몰수면제 제도는 몰수되어 국가에 소유권이 귀속된 범죄피해재산에 대하여 범죄피해자가 법무부장관에게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로부터 면제해 달라는 신청을 하고, 법무부가 결정으로 몰수를 면제하여 범죄피해재산을 돌려 주는 제도로, 실무상 배상명령 제도보다 널리 활용되고 있음
3. 독일 □ 종래 독일 「형법」에서는 박탈(Verfall, 수익몰수) 및 몰수(Einziehung)를 규정하고 있었음 ○ 이는 원칙적으로 부가형이지만, 박탈 및 몰수의 요건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기소 여부에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선고 가능하도록 규정한 것임(§76a) ○ ‘박탈’은 범죄행위의 대가로 또는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수익을 강제적으로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으로서 ‘수익몰수(Gewinnabschöpfung)’를 위한 핵심적 장치이고, ‘몰수’는 범죄행위로 인한 생성물 또는 범죄행위의 수단인 물건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임 □ 1992년 「형법」 개정 시 박탈대상을 ‘순이익’에서 범죄비용까지 포함시키는 ‘총액’으로 전환하였고, 약물범죄 등 조직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는 목적으로「조직범죄대책법」도 제정되어 형사법상 불법수익박탈제도가 이익확대박탈, 재산형 등으로 확대되었음 ○ ‘이익확대박탈’은 통화위조, 돈세탁, 영업적 약물범죄 등의 정범 또는 공범에 속하는 물건이 범죄행위의 대가로 또는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되었다는 가정이 범죄와의 ‘고도의 개연성’을 통하여 정당화되는 경우 그 물건을 필요적으로 박탈하도록 하는 제도임 ○ 한편 ‘재산형’은 자유형과 벌금형에 병과하는 형벌로서 독립하여 선고될 수는 없지만 재산 취득의 합법성 여부를 불문하고 행위자의 재산에 대한 평가를 통하여 최고액을 정하는 것임
□ 2017년 4월 21일 「범죄수익재산 몰수제도의 개혁을 위한 법률」(Gesetz zur Reform der strafrechtlichen Vermögensabscöpfung)을 통하여, ‘몰수’와 ‘박탈’을 ‘몰수’로 단순화하였음 □ 「형법」 제76조의a에 ‘독립몰수’가 규정되어 있음 ○ 독립몰수는 범죄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 기타 법률상의 이유에 의하여 특정인에 대한 형사소추가 불가능하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가능한바, ‘법률상의 이유’란 사면, 행위무능력, 기타 절차적 장애사유 등을 의미함 ○ 그 절차에 관하여는 「형사소송법」제44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바, “검사와 사인소추인이 특정인에 대한 형사소추의 관할권을 가진 법원 또는 몰수대상 목적물 보관소재지 법원에 목적물을 적시하고 몰수 근거 사실을 명시하여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함 □ 영미법계 국가에서와 같은 민사몰수의 전통은 없음 ○ 독립몰수의 경우 ‘물건’에 대한 효과를 미친다는 점에서 유죄판결에 기초하지 않은 몰수의 일종이기는 하나, 소추 가능한 최소한의 실체법적 근거는 존재하여야 하므로 민사몰수제도와는 본질적으로 다름
□ 2017년 4월 21일 「범죄수익재산 몰수제도의 개혁을 위한 법률」(Gesetz zur Reform der strafrechtlichen Vermögensabscöpfung)을 통하여 대상 범죄를 영업적·조직적 범죄로 획득한 범죄수익 뿐만 아니라 모든 범죄로 확대하고, 몰수 판결을 주 판결 이후에 추후에도 선고할 수 있도록 하였음 □ 입증책임과 관련하여, ‘이익확대박탈’ 규정을 통하여 “법률에 의한 위법행위를 범한 경우 법원은 위법행위를 위하여 또는 위법행위로 물건을 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정당하면” 박탈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효과를 꾀하였음 □ 그러나, 무죄추정 법리나 사유재산 보장 원칙에 반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연방대법원은 이 규정을 합헌으로 보면서도 ‘증거조사와 증거평가에 의하여 완전한 확신을 얻을 것’이라는 제한을 받도록 판시한 바 있음
4. 일본 □ 「형법」총칙 규정에서의 몰수는 부가형으로서, 그 대상은 유체물임 □ 「마약특례법」에서 ‘약물범죄행위를 업으로 행한 경우의 수익’에 대하여 동 행위를 업으로 한 기간 내의 범인의 적법한 근로 등에 의한 수입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고액으로 인정되는 부분을 약물범죄수익으로 ‘추정’함 □ 「조직적 범죄 처벌법」에서는 몰수 대상을 약물범죄 이외에 다른 중요범죄에 대하여도 확장하였고, 불법수익 등을 이용하여 법인 등의 사업경영을 지배하는 행위도 처벌대상으로 함으로써 자금세탁 범죄 처벌 범위를 확대함 □ 2006년 개정 전 「조직적 범죄 처벌법」에서는 피해자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우선시키기 위하여 국가에 의한 범죄피해재산의 몰수·추징을 금지하였음 □ 그러나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직접 손해배상소송을 통하여 범죄피해를 회복하려 할 때 보복의 두려움, 소송비용, 피해액 입증 곤란, 범죄수익 등의 자금세탁 및 은닉 등의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폭력단 등의 범죄조직에 의하여 범죄가 행하여진 경우 등 제한된 범위에서는 국가가 조직적 범죄의 수익을 몰수·추징하도록 하였음
□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에 해당하는 재산을 국가의 일반회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피해회복급부금’으로 검사가 보관하고, 피해자에게 분배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음(「범죄피해재산 등에 의한 피해회복 급부금 지급에 관한 법률」) ○ 검찰관은 범죄피해재산의 몰수 또는 그 금액의 추징재판이 확정된 때에는 지급대상범죄행위의 범위를 정하고, 범죄피해재산 지급절차를 개시하는 내용의 결정을 한 후 그 결정내용 등을 관보에 게재하여 공고함 ○ 피해회복급부금 지급을 받고자 하는 자는 소명자료를 첨부하여 검찰관에게 피해회복급부금 지급 신청을 하고, 검찰관 또는 그가 선임한 피해회복 사무관리인의 심사를 거쳐 지급절차가 이루어짐
5. 입법 사례의 비교 및 검토 가. 입법형식 □ 영미법에서는 범죄수익 몰수가 필요한 약물범죄 등의 영역에서 선도적으로 몰수 규정을 두고, 이를 점차 일반화하는 경향을 띠었음 □ 독일의 경우 「형법」과 「형사소송법」에서 몰수의 기본 구조를 규정하고, 약물범죄 등 조직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는 목적으로 「조직범죄 대책법」 등도 제정하였음 □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형법」, 「형사소송법」에서 몰수의 극히 일부분만을 규정하고, 국제적 협약의 이행법률이나 사회환경의 변화에 의하여 특례법을 계속 신설하여 온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음
나. 내용 □ 영미법계의 민사몰수나, 독일법의 독립몰수와 같이 ‘유죄판결에 기초하지 않은 몰수’의 형태가 인정되고 있음 ○ 반면, 우리나라 제도에서의 몰수는 유죄판결 또는 최소한 공소제기를 전제로 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음 □ 범죄피해재산에 대하여도, 미국·독일·일본의 입법례에서는 범죄피해자가 민사적 절차 등을 통하여 피해재산을 회복하는 데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는 전제 하에, 일정한 경우 국가(검사)가 개입하여 범죄피해재산을 몰수하고 국가에 대하여 범죄피해자가 권리 구제를 신청하는 방안을 도입하고 있음 □ 입증기준에 대하여 영미법계에서는 민사몰수가 도입되어 있으므로 형사적으로 요구되는 ‘합리적 의심을 넘는’ 정도가 아니라 ‘우월한 증거’ 수준으로 완화되어 있음 ○ 프랑스의 경우에도 2013년 ‘몰수청’을 독립청으로 발족시키고 「형법」 제324-1-1조의 추정 규정을 통하여 ‘돈 세탁으로 의심되는 거래가 있으면 그것은 불법적 수익으로 추정’되며, 의심되는 자금거래를 하는 쪽에서 수익의 합법성을 입증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는 등 완화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음
Ⅳ. 입법적 개선방안 1. 입법형식 관련 개선방안 가. 「형법」의 개정 □ 독일의 입법례에서는 기본법인「형법」, 「형사소송법」에 몰수·추징 관련된 규정을 포괄적으로 두고, 특히 조직범죄 등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법적 성격을 갖는 법률을 두는 구조를 취하고 있음 □ 우리나라 「형법」의 경우 형의 일종으로 ‘몰수’를 규정하면서 그 대상을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그 범위를 ‘물건, 금전, 그 밖의 대상’ 등으로 구체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됨 ○ 여기의 물건은 유체물에 한하지 아니하고 권리 또는 이익도 포함된다고 해석되기는 하나, 몰수의 성격에 보안처분적 성격도 있는 점 및 대상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성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 2011년 정부가 제출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는 몰수를 형과 구별되는 단일한 절에서 따로 규정하면서 내용을 정비하려는 시도를 하였음 - 당시 정부가 제출한 형법 개정안 중 법 형식과 관련한 주요 내용은 1) 몰수를 형의 종류에서 삭제하여 독립제재로서 보도록 하고(부가형 성격 삭제), 2) 몰수의 대상으로 범죄행위의 보수로 취득한 것 등도 포함하도록 한다는 것임(몰수대상의 구체화 및 확대) - 그러나, 몰수제도의 개편 외에도「형법」 총칙 부분에 대한 전반적 개정 내용을 포함하였던 위 개정안은 상임위원회에서 충분한 심사기간을 갖지 못하였고, 임기만료로 폐기되었음
나. 몰수 관련 단일 특별법 □ 현행법 체계는 특별법의 난립 및 이로 인한 절차 규정의 중복, 해당 법률의 조문보다 다른 법률의 준용 조문이 훨씬 많은 형태 등 체계상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음 □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하여, 「형법」에는 몰수 관련 일반 규정을 통하여 형사범죄에 통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특히 조직범죄 등 범죄수익 몰수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범죄 영역에 관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몰수에 관한 단일 특례법을 두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임 □ 현행 특별법 중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자금세탁 규제 및 범죄수익 몰수에 관한 일반법으로 평가되고 있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몰수 관련 단일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됨 ○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 자금세탁처벌의 전제이자 수익몰수의 대상이 되는 ‘중대범죄’는 형법의 15개 항목 범죄들을 비롯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비롯한 31개호의 특별법상의 범죄들로서 매우 광범위하여 그 적용대상이 포괄적임 ○ 절차적 측면에서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서는 몰수 절차 관련 참가나 몰수·추징보전, 국제 공조 관련 규정은 직접 규정하지 않고 먼저 제정된 마약거래방지법 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기형적 형태를 띠고 있으나, 이러한 절차 규정도 몰수 관련 단일 특별법에 직접 규정되어야 할 것임
2. 내용 관련 개선방안 가. 독립몰수의 도입 □ 앞서 문제점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몰수의 요건이 충족되면 행위자의 인적 소추 가능성과 무관하게 범죄수익 박탈을 통한 원상회복 또는 재범방지 등 범죄예방을 위하여 몰수를 할 수 있도록 인정할 필요가 있음 ○ 소재불명으로 인한 기소중지처분이나 범인의 사망 등 ‘사실상 이유’에 의하여 특정행위자에 대하여 형사소추나 형의 선고가 불가능한 경우, 범죄행위에 대한 공소시효 완성이나 사면, 책임무능력 등 ‘법률상 이유’에 의하여 형사소추가 불가능한 경우가 이에 해당함 □ 독일법과 같은 독립몰수를 도입할 것인지, 영미법과 같은 민사몰수를 도입하여 형사적 몰수와 병행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음 ○ 미국에서도 민사몰수는 대인처분이 아닌 대물처분으로 형사절차에서 피고인의 인권 보장과 방어권 보장에 적용되는 적법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음 - 형사절차상 공소장 열람권, 반대당사자의 신문권, 변론권 등 형사절차에 의하여 보장되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전문증거도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음 - 완화된 입증책임으로 몰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피고인의 무죄추정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고, 미국의 「민사몰수개혁법」에서 민사몰수에 관한 ‘비례의 원칙’을 명시하였으나 여전히 그 남용으로 인하여 과도하게 일반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음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음 □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법 체계는 대륙법을 근간으로 하고 있고, 대물소송을 인정하고 있지 아니한바, 영미법계의 제도인 민사몰수의 도입으로 법 체계상 혼선을 야기하기보다는 독일법과 같은 형사절차로서의 ‘독립몰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보다 적합한 것으로 생각됨 ○ 형사절차로서 ‘독립몰수’를 규정하기 위해서는 2011년 정부의 형법 개정안과 같은 「형법」 총칙상의 근거 규정이 필요하고, 그 세부적 절차에 관하여 몰수 관련 단일 특별법에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임
다. 입증부담의 완화 □ 몰수·추징대상과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검사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나, 대상의 범위가 범죄수익 등으로 확대되면서 입증이 어려워짐에 따라 제재의 실효성 확보에 문제가 있으므로 검사의 입증부담을 완화시켜 줄 필요성이 있고, 이에 불법성 추정 규정이 필요한 면이 있음 ○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프랑스 「형법」에서도 2013년 불법성 추정 규정을 두는 등 불법성 추정 규정의 필요성에 대하여 국내외적으로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는 추세임 □ 반면, 이 규정에 대하여 사실상 대상물의 권리자가 스스로 합법적 권리자임을 입증하도록 입증책임을 전환한 것이라고 보면서, 무죄추정 원칙에 위배될 수 있고, 형벌 등 국가 형사제재권의 요건에 대하여는 국가측이 입증할 책임을 지는 것임에도 범죄수익의 수수와 관련해서만 이를 전환할 불가피한 사유는 없다는 등을 근거로 폐지를 주장하는 견해가 있음 □ 현재 마약거래방지법에 따른 불법성 추정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수대상의 입증책임은 여전히 ‘검사’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라는 점에 기초하여 보면, 이러한 불법성 추정 규정 등을 통한 검사의 입증부담 완화는 몰수대상을 철저히 회수하기 위한 필요성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으로, 무죄추정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됨 □ 다만, 위에서 살펴 본 독립몰수의 도입 등 몰수·추징을 강화하려는 제도와 연계되어 입증책임의 완화 경향이 더욱 확대된다면, 국가권력이 충분한 견제 장치 없이 과도하게 행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입증책임의 완화 규정을 불필요하게 확대하는 것은 지양하고 필요최소한의 한도에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임
Ⅴ. 결론 □ 몰수·추징은 범죄행위의 수단이 된 재산 등을 박탈하여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으로, 재범을 예방하고 범죄의 유인동기가 되는 경제적 이익을 단절시키고자 하는 형사정책적 목적을 가지고 있음 □ 그러나,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몰수·추징이 필요한 경우에도 제도의 미비로 인하여 몰수·추징이 안 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음 □ 우선, 형법 외에 조직범죄 등에 관한 범죄수익을 규정하고 있는 각 특례법들 간 대상이 중복되고 적용상 혼란을 야기한다는 입법형식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 □ 이와 함께, 형사정책적 목적 및 실체적 정의를 위하여 몰수·추징이 필요한 경우임에도 몰수만을 독립적으로 선고할 수 없고, 범죄피해재산에 대한 몰수 금지로 인하여 범인의 재산 은닉을 조장한다는 등의 내용상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음 □ 영미법계에서는 형사몰수 뿐만 아니라 민사몰수를 인정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대물적 절차로서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재산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음
□ 독일법에서는 법률상 이유에 의하여 특정인에 대한 형사소추가 불가능한 경우 독립적으로 몰수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음 □ 일본의 경우 법 체계 자체는 우리나라와 유사하나 2006년 「조직적 범죄 처벌법」 개정에 따라 범죄피해재산에 대하여 범죄조직에 의하여 특정 범죄가 행하여진 경우 등 제한된 범위에서는 국가가 개입하여 몰수를 하도록 하고 있음 □ 이와 같은 해외의 입법 사례에서 시사하는 바를 참고하여 우리나라의 몰수·추징제도에 대하여 입법형식 및 내용 측면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음 □ 입법형식적으로는 「형법」상의 몰수 규정을 개정하여 몰수의 법적 성격을 형벌로서만이 아닌 형벌과 보안처분의 성격을 모두 포함하는 방식으로 규정하고, 특히 조직범죄 등의 영역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몰수 관련 단일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됨 □ 내용적으로는 민·형사법 분리의 틀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몰수의 요건이 충족되면 행위의 인적 소추 가능성과 별도로 독립적으로 몰수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 □ 범죄피해재산에 대하여도 범죄피해자의 민사적 반환 청구 등이 곤란한 경우나 제3자가 정황을 알고 범죄피해재산을 수수한 경우 등 몰수·추징을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형사사법의 실체적 정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됨 □ 또한 국내외적으로 범죄수익의 불법성 추정 규정을 신설하는 흐름이 있는 바, 범죄수익의 확대에 따라 몰수·추징 대상과 범죄와의 관련성에 대한 검사의 입증 부담을 완화할 필요성과 함께 독립몰수 등 다른 제도와의 연계성도 검토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음
요약 보험회사와 재해사망특약을 포함한 보험가입(’04.8.16)후 자살(’12.2.21)한 피보험자의 상속인들이 보험금을 청구(’12.8.21)하자 보험회사가 주계약 보험금만 지급하고 재해사망특약의 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상속인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자 원심은 보험금 지급책임이 없다고 판시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보험가입 후 2년이 지난 자살은 재해로 인정하여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이 대법원 판결로 생명보험회사의 재해사망특약의 효력에 관한 문제가 마무리되자 보험회사들은 재해사망특약의 보험금청구권이 시효(2년)로 소멸하였음을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였고, 이에 대한 상속인들의 소제기에 대법원은 시효가 지난 보험금 청구권은 소멸되었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消滅時效)의 유효성 여부에 대해 많은 논란을 증폭시켰고, 제20대 국회에서는 제도개선을 위한 다양한 입법적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법」과 보험 상품 표준약관에 근거하여 운용되고 있는 단기소멸시효제도는 보험실무에서 많은 민원을 야기하고 있는바,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와 관련된 문제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고 후 장기간 치료로 3년이 경과한 경우 단기소멸시효제도로 인해 보험금 청구가 어렵고, 저축성보험의 적립보험료가 타 금융권의 소멸시효기간(5년)보다 짧아 보험소비자에게 매우 불리하다. 둘째, 소멸시효 기산점을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민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 보아 유예기간만큼 시효기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고, 셋째, 시효의 중단 및 정지사유가 보험관계법에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자살보험금 사례에서와 같이 보험사의 설명 없이 소멸시효가 진행될 경우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넷째, 보험회사가 법에서 정하고 있는 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아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소송으로 자살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저축성보험 가입 후 사망보험금 존재사실을 모른 채 만기 시 해약환급금만 받고 보험을 해지하는 등 많은 소비자피해를 양산하고 있고, 다섯째, 보험소비자의 효율적인 권리구제를 위한 사법적 구제수단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마지막으로 보험소비자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은 3년인데 반해 보험사가 보험소비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상사시효 5년 또는 민사시효 10년을 적용(판례)하여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외국의 사례에 기반하여 보험소비자 보호를 위한 소멸시효 관련 입법적 개선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멸시효제도의 국제적 정합성을 고려하여 기간을 조정(연장)하는 방안, 단기소멸시효 특례제도를 폐지하거나 단기소멸시효제도는 유지하되 시효정지 시 최장기한을 설정하는 방안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보험금청구권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보험관계 법률에 소멸시효 중단 및 정지사유를 명시하고 소멸시효 기산점을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보험회사의 설명의무를 강화하여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발생을 예방할 필요가 있고, 넷째, 소액다수의 보험금 미지급 피해자에 대한 사법적 구제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집단소송제나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보험 분야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보험사의 부당이득금반환청구권과 보험소비자의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 차이에서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Ⅰ. 서론 □ 소멸시효란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행사하지 않는 경우 그 권리를 소멸시키거나, 그 권리의 실현을 사실상 저지시키는 제도를 말함 ○ 소멸시효제도는 법적 안정성의 달성, 증명곤란의 구제, 권리행사의 태만에 대한 제재의 취지로 도입되었음 □ 2014년 2월 20일 국회에서 의결되어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 개정「상법」에 따르면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3년이지만 (「상법」제662조), 개정 전 「상법」에 따르면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2년이었음 ○ 사실상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는 그동안 보험학계나 업계의 주목을 받지 못한 사안으로 보험실무에서도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의 내용을 가지고 다투는 민원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그동안 관심이 적었음 ○ 동 사건의 발단이 된 대법원 판례의 내용을 보면, 甲은 2004년 8월 16일 피고 K생명보험회사와 피보험자를 乙로 하고 사망 시 수익자를 상속인으로 하며 보험가입금액을 70,699천원으로 하는 ‘무배당 OOO보험계약’(이하 “주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가입금액을 5,000만원으로 하는 재해사망특별약관(이하 “재해사망특약”)도 함께 부가함
○ 그런데 피보험자 乙이 2012년 2월 21일 자살하였고, 수익자인 상속인들이 이 사건 주계약에 의한 사망보험금과 재해사망특약에 의한 재해사망 보험금을 2012년 8월 10일 청구하였는데, K생명보험회사는 주계약에 의한 사망보험금만 지급하고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상속인들이 재해사망보험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함. 원심은 K생명보험회사에게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책임이 없다고 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함 ○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로 생명보험의 재해사망특약의 유효성에 관한 문제가 마무리된 후 보험회사들은 재해사망특약의 보험금청구권이 시효(2년)로 소멸하였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였음 ○ 이에 대한 상속인들의 소제기에 대법원은 시효가 지난 보험금청구권은 소멸되었음을 판시하였음
□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대법원 판결은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에 대한 논란을 증폭시켰고, 제20대 국회에서는 소멸시효에 관한 다양한 법안이 발의되어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의 입법 정책적인 보완작업을 진행하고 있음 ○ 소멸시효제도는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를 일정기간 행사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는 경우 권리를 소멸하거나 실현을 정지시키는 제도로 위의 경우 보험사의 거래의 안전을 보장하는 기능을 함 ○ 하지만 재해사망특약과 같이 지속적으로 보험회사에 보험금지급을 청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효완성을 이유로 보험금청구를 지연하는 것은 문제가 있음 ○ 이 보고서에서는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외 주요국가의 소멸시효 관련 입법례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동 제도의 입법적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함
Ⅱ.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의 현황 및 문제점 1. 소멸시효제도의 의의 □ 시효(時效)란 일정한 사실상태가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된 경우에 그 사실상태가 진실한 권리관계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서 법률상 일정한 효과를 부여하는 제도임 ○ 그 효과로는 권리가 소멸하는 소멸시효와 권리를 취득하는 취득시효의 두 가지가 있음 □ 소멸시효(消滅時效)는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행사하지 않는 경우 그 권리를 소멸시키거나, 그 권리의 실현을 사실상 저지시키는 제도임 □ 소멸시효의 요건에 관한 대법원 판결을 보면,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만은 진행하지 않는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라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권리의 존재나 권리행사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함
2.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 관련 규정 가. 소멸시효 제도의 법적근거 □ 「민법」상 채권은 10년간(§162), 「상법」상 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됨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현행 「상법」(제662조)은 단기소멸 시효제도를 두고 있는데 보험금청구권, 보험료 또는 적립금의 반환청구권은 3년간, 보험료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나. 소멸시효 관련 표준약관 규정 □ 생명보험은 표준약관(제37조)에 손해보험은 화재보험(제36조), 질병·상해보험(제39조), 실손의료보험(제39조), 배상책임보험 표준약관(제36조)에 소멸시효 규정이 있음
3.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 관련 논의의 배경 □ 2016년 5월 12일 대법원은 보험가입 후 2년이 경과하여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 보험회사가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결을 선고하였음 □ 위 판결의 배경은 금융감독원의 처분에서 비롯되었는데 금융감독원은 2013년 8월 22일 ~ 9월 27일까지 ING생명에 대한 검사결과 재해사망특약 약관(자살)관련 보험금 미지급 사례를 적발하였고, 2014년 8월 27일 ING생명에 대하여 재해사망보험금 미지급에 대하여 금융위원회에 과징금(49백만원) 부과를 건의하였음 ○ 그러나 2014년 11월 13일 ING생명은 금융감독원 및 금융위원회 처분 등에 대해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신청을 하였으며, 2015년 11월 13일 서울행정법원은 ING생명이 제기한 과징금부과처분 등 취소소송을 기각한 후 교보생명의 사례가 최초로 대법원의 판결을 받게 됨 □ 대법원 판결의 내용을 보면, 2004년 8월 16일 A씨는 본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교보생명의 '무배당 교보베스트플랜CI' 보험을 체결한 후, 2012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A씨가 가입한 주계약 보험약관은 사망이나 제1급 장해상태 시 보험금 7,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음 ○ 또한 특별약관(제9조)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재해분류표에서 정하는 재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사망하거나 장해등급분류표 중 제1급의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 5,00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음
□ A씨의 부모는 A씨의 자살이 재해사망에 해당된다며 1억2,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2012년 8월 12일 교보생명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를 제기했음(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0. 7. 선고 2015나14876 판결) ○ 대법원은 “고의에 의한 자살 또는 자해는 원칙적으로 우발성이 결여되어 이 사건 특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인 재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단서에서 정한 요건인 계약의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경과 후 자살 또는 자해하여 1급 장해상태인 경우에 해당하면 보험사고로 보아야한다며 이것이 일반적인 관념에 부합하고 약관해석에 관한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취지로 원심법원에 파기 환송하였음 □ 대법원이 보험가입 후 2년이 경과한 자살에 대하여 관련 약관대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하자 자살보험금 지급여부와 관련하여 생명보험회사들이 이제는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시작함 ○ 이와 관련하여 금융감독원은 「자살보험금 지급 관련 금감원의 입장 및 향후 처리계획」이라는 브리핑 자료를 통해 보험회사는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만일 신뢰가 무너진다면 더 이상 존립할 수 없다며 자살보험금 지급을 강하게 요구하였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 빅3를 비롯한 대다수 생명보험회사들은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수용하지 아니하고 대법원 판결에 따라 소멸시효가 경과된 건은 지급이 불가함을 주장하였으나 금융당국이 중징계에 나서자 전액 지급으로 돌아서면서 2017년 초 사건이 마무리되었음
4.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 관련 문제점 가. 단기소멸시효제도 □ 「상법」은 보험금청구권에 대하여 단기소멸시효제도를 두고 있는데 그 이유는 통상 보험제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속한 결제와 보험관계의 종결을 통하여 보험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음 □ 대법원도 “보험사업의 정상적인 업무운용을 위해서는 보험금의 신속한 결제를 통하여 보험업자의 재산상태의 명료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하여 보험금청구권에 대한 단기소멸시효제도의 취지를 인정하고 있음 □ 그러나 「상법」(제662조)과 보험관련 표준약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단기소멸시효제도는 보험실무에서 많은 소비자피해를 양산하고 있음 ○ 예를 들면, 대법원은 자살과 관련한 재해사망특약의 소멸시효 관련 판결에서 보험회사가 승소하여 소멸시효가 지난 재해사망특약의 보험금은 지급할 필요가 없음을 판결함으로써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소비자가 나타남 ○ 또한 보험사고후 2년 이상 장기간의 상해치료로 장해등급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3년을 경과할 경우 보험금을 청구하지 못하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함 ○ 재산증식이 목적인 저축성보험의 경우 그 납입금은 적립금 성격으로, 동일한 성격의 금전에 대해 다른 금융업계의 저축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의 소멸시효기간(상사채권 소멸시효 5년) 보다 짧아 불리함
나. 소멸시효 기산점 □ 「상법」(제662조)은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에 관한 규정만 두고 그 기산점에 관하여는 정해진 규정이 없어서,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기산점은 「민법」제166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는 일반원칙에 따라 운용됨 ○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라는 의미에 대하여 통설과 판례는 행사에 관한 장애를 법률상 장애와 사실상 장애로 나누면서 법률상 장애는 시효의 기산점에 영향을 미치지만, 사실상 장애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법률상·사실상 장애 이분론에 입각해 있음 □ 보험실무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통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는 약관상 무슨 종류의 보험금을 얼마만큼 지급받을 수 있을지 알지 못하는 반면, 보험회사는 이를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며 보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보험계약자에게 이에 관한 설명의무를 부담해야 함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일률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 보면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에 대하여 보험사고 발생 시부터 보험금액을 청구할 수 있는 때까지의 기간만큼 시효기간이 줄어드는 결과가 되어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에게 불리함 ○ 또한 이는 보험에 관한 정보의 비대칭측면에서 형평에 반하여 보험소비자의 이익을 해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됨
다. 소멸시효 중단 및 정지사유 □ 현재 우리「민법」은 ① 청구(재판상 청구, 파산절차 참가, 지급명령, 화해를 위한 소환 내지 임의출석, 최고), ②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③ 승인을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정하고 있음 ○ 보험의 경우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는 최고(催告)이후 6개월 내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재판상의 청구절차를 진행해야 법리상 소멸시효가 중단되지만 실무상 보험소비자들이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다고 해서 6개월 내에 모든 사람들이 소송을 제기하지는 아니함 □ 따라서 보험금청구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소멸시효 중단 및 정지사유가 보험법상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보니 자살보험금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보험회사의 아무런 설명도 없이 소멸시효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보험소비자에게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함 ○ 보험계약의 대상인 피보험자에게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보험사고를 수습하고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기간까지 일정한 시간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는 계속해서 진행되므로 보험소비자는 유예기간동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음 □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중단사유를 보험관계법에 두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의 중단 및 정지사유를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여 보험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보험회사에 비하여 열악한 지위에 있는 소비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는 실정임
라. 보험회사의 설명의무 □ 대법원 판결로 자살에 대한 재해사망특약의 유효성에 관한 문제가 일단락되자마자 보험회사는 관련 보험금 지급을 지연하고 소멸시효라는 법적 쟁점을 언급하며 보험계약자의 자살보험금 지급을 지연하였음 ○ 대법원은 자살과 관련한 재해사망특약의 소멸시효 관련 판결에서 관련 법규에 따라 소멸시효가 지난 재해사망특약의 보험금은 지급할 필요가 없음을 판시한 바 있음 ○ 위 판결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자인 보험수익자들은 재해사망특약 관련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음 ○ 자살관련 보험금청구권자들은 대부분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감독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한 노력을 성실하게 이행하였으나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지체하다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패소하자 이제는 소멸시효를 주장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임 □ 한편, 2017년 10월 23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를 보면, 2013~2016년까지 보장 특약에 따른 사고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해지된 저축성보험이 854만 4천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음
○ 2016년 말 기준으로 보험업계의 저축성보험은 2,165만 9천 건인데, 이중 10%에 해당하는 200여 만 건은 매년 만기해약환급금만 지급받고 사고보험금은 지급되지 않은 채 해지된 것으로 조사됨 ○ 저축성보험은 적립기능과 보장기능이 있는데, 상당수 계약자가 만기 시 또는 중도해지 시까지 보험금 청구 사유가 발생한 사실을 몰랐거나, 보험회사들이 계약자에게 보장 기능의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관련보험금이 지급되지 아니한 채 계약이 종료되었음 □ 위 두 사례 모두 보험전문가인 보험회사가 관련 보험의 정보와 지식이 불충분한 보험소비자를 상대로 해당 보험의 보험금 지급에 관한 설명이나 보험금 지급범위, 미지급내역 및 사유 등을 성실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소비자가 피해를 입은 것임 ○ 자살보험금 사건과 관련하여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다면 소멸시효 판단을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를 발생하지 않았을 것임
마. 사법적 구제수단 □ 실무상 재해사망특약과 같은 보험 상품에 대한 민원이 발생할 경우 보험계약자를 포함한 대다수 보험소비자들이 자신의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현재로서는 개별 보험회사나 금융감독원 및 한국소비자원 등으로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음 ○ 이 경우 보험회사로 민원을 접수하여 보험회사의 민원처리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민원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나 보험회사에서는 보험소비자의 민원을 수용하는 민원수용률이 최근 5년간 33.9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고객의 민원 10건 중 6건 이상은 받아들여지지 아니함 ○ 결국 보험소비자들이 민원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구하기 위하여 이차적으로 의존하는 곳이 금융감독원이나 한국소비자원과 같은 중립적인 민원처리기관인데 이들 기관에서조차 만족할만한 답변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결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만 함 ○ 그런데 소송제기는 경제적·정신적으로 소송제기 초기부터 소송이 마무리되는 단계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소송을 위임받은 변호사의 역량과 능력에 따라 소송의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음 ○ 특히 보험은 그 시장 자체가 작고 소비자를 대리하는 변호사의 시장 범위는 더욱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임 □ 국민들의 필요에 비하여 보험은 법·제도적 뒷받침이 충분치 아니하여 보험시장에서 많은 소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나 이러한 보험시장의 사법적 구제수단인 소송제도 역시 일반 서민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울타리에 불과함
바. 부당이득금 반환청구기간과의 형평성 □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에게 보험료(금)를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기간은 「상법」에 따라 3년으로 제한되어 있는 반면에 보험회사가 보험수익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잘못돼 환급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부당이득금 반환청구기간은 「민법」상 10년, 「상법」상 5년임 ○ 즉 고객이 보험회사에게 보험료나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보다 보험회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부당이득금으로 보고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민법」상 3배,「상법」상으로는 2배 정도 길다는 의미임 ○ 결국 보험회사의 부당이득금반환청구가 보험소비자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3년의 기간과 차이가 커서 법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보험소비자들의 불만이 존재함 □ A씨(보험계약자)는 5년 동안 보험료 9,900여만 원을 납부했으나 피보험자의 서면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계약이 무효가 됐는데, A씨는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었으므로 보험회사에 그동안 낸 보험료 9,900여만 원을 돌려달라며 대법원을 통해 보험료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음
○ 그러나 대법원은 보험료반환청구권에 대해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끝난다는 판결을 내렸고, 결국 5년간 납부한 9,900여만 원의 총 보험료 중 마지막으로 보험료를 납부한 때로부터 3년 전까지의 납부 보험료인 2,600여만 원만 환급받을 수 있었음 ○ 결국, 대법원은 무효인 보험계약에 따라 납부한 보험료에 대한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이 문제된 사안에서, 보험계약자가 납부한 보험료 전체의 반환청구권 소멸시효가 보험료를 마지막으로 납부한 때부터 진행한다는 전제에서 보험료의 반환청구권 시효가 소멸하지 아니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임 □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등에 의하여 피해자가 보험금을 이중으로 수령한 사건에서, 보험회사의 그 피해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신속한 해결이 주목적이 아니라는 근거에서 일방 당사자가 상인임에도 불구하고 상사시효 5년이 아니라 민사시효 10년을 적용한 판례도 있음 □ 결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보험소비자는 자신이 납입한 보험료 전액을 반환받지 못하고 3년의 보험료반환청구권에 해당하는 적립금만 받을 수 있어 상당한 주의가 요구되며, 이렇게 서로 다르게 취급하는 것에 대하여는 형평성 시비가 있을 수 있음 ○ 이와 관련하여 민간단체가 2016년 손해보험회사의 “보험계약 무효 확인 및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현황을 분석한 보도자료도 있음
Ⅲ. 해외 입법례 1. 독일 □ 독일은 2008년 1월 1일 발효된 개정 독일 「보험계약법(vvg)」을 통하여 종전 보험계약에 적용되던 소멸시효규정을 대폭 수정하였음 ○ 보험계약에 적용되던 2년의 소멸시효기간(구「보험계약법」 제12조 제1항)과 6개월 이내의 재판상 청구를 하지 않을 시 보험회사를 면책하는 제소기간(구「보험계약법」 제12조 제3항)이 삭제되었으며, 동조 제2항에서 정하였던 소멸시효의 정지 규정(Hemmung der Verjährung)을 개정하여 「보험계약법」제15조에 새롭게 규정하였음 □ 독일 「채권법」의 개정작업에서 소멸시효에 관한 개정안 의견서를 제출한 Peters와 Zimmermann은 권리자가 중대한 과실 없이 의무자나 청구권의 대상 등을 알지 못하였을 때나 당사자 간에 교섭이 행하여지고 있을 때를 소멸시효의 정지사유로 할 것을 주장하였고, 이것이 「보험계약법」에도 반영됨 □ 구 「보험계약법」상 특별소멸시효규정의 삭제로 2008년 이후 체결된 보험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청구권에 대하여 독일 「민법」에서 정한 일반적 소멸시효규정이 적용됨 ○ 독일 「민법」은 2002년 개정을 통하여 20년 이상 등의 장기간 특별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모든 청구권에 대하여 3년의 일반적 소멸시효기간(§195 BGB)을 적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보험금청구권에 대하여도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됨 ○ 독일「민법」제199조는 일반소멸시효기간의 기산 및 최장기간이란 표제로 “① 일반소멸시효기간은 다음의 연도가 끝나는 때로부터 진행한다, 1. 청구권이 성립하고, 또한 2.채권자가 청구권을 발생시키는 사정 및 채무자의 신원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 없이 알았어야 했던 연도”라고 규정함
2. 프랑스 □ 프랑스는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이 통상 2년으로 되어 있으나, 생명보험에 있어 보험수익자가 보험계약자와 다른 사람인 경우 등에는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됨 ○ 프랑스 「보험계약법」L.114-1조를 보면 보험계약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는 그 사건을 발생시킨 날로부터 2년까지 소멸시효기간임을 규정하고 있음 ○ 다만 수익자가 보험계약자가 아닌 생명보험계약 및 수익자가 사망한 피보험자의 상속인인 경우 개인상해를 다루는 보험계약에 대해서는 10년으로 소멸시효가 증가함 ○ 프랑스 「민법」제2224조는 인적 소권 또는 동산에 관한 소권은 권리자가 이를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날로부터 기산하여 5년이 경과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함 ○ 프랑스 「민법」제2234조는 법률, 합의 또는 불가항력으로 인한 방해사유로 권리행사가 불가능한 자에 대하여는 시효는 진행하지 아니하거나 정지된다고 규정함 □ 「유럽계약법」 원칙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일반소멸시효기간을 3년으로 하되(PECL 14:201), 채무자의 신원 및 권리를 발생시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경우에는 시효가 정지되는(PECL 14:301) 입장을 취함으로써, 주관적 체계에 기초하고 있음
3. 일본 □ 현행 일본 「보험계약법」제95조는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기산점도 일본 「민법」제166조 제1항의「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때」로부터 기산한다는 규정의 해석에 의존하는 점은 우리와 동일함 ○ 그런데 생명보험약관이 소멸시효에 관하여 법령보다 장기의 기간을 정해두면서 그 기산점을「피보험자가 사망한 때」라고 정한 사건에서, 일본 최고재판소는 「민법」의 소멸시효 규정은 “그 권리의 행사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된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이 사건 약관이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대해 상기와 같이 정하고 있는 것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청구권은 지급사유(피보험자의 사망)가 발생하면 통상 그 때로부터의 권리행사가 기대할 수 있다고 해석되는 점에 기인한 것이고, 당시의 객관적 상황 등에 비추어 그때로부터의 권리행사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특단의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상기 지급사유발생시로서 이 사건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하는 취지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고 이 사건 약관은 이러한 특단의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권리행사가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게 된 때 이후에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는 취지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음
○ 그런데 일본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명보험회사는 사망보험금이나 만기보험금과 같이 지급사유의 발생이 명확한 경우 법률의 규정과 달리 시효 원용을 하지 않음이 관행임 ○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생명보험회사가 시효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고, 일본의 ‘간뽀생명보험회사’의 홈페이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음 ○ 그리고 일본이 우리와 다른 점은 지급유예기간의 경우 그 지급유예기간의 경과 시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된다는 점이라 할 수 있음 □ 한편, 일본에서도 현재 주요국의 입법례와 궤를 같이하는 「민법」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이 개정안이 통과되는 경우 보험금청구권에도 상당한 제도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됨 ○ 일본 「민법」개정안 제166조에 의하면 채권자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안 때로부터 5년, 권리발생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됨
4. 미국 □ 미국은 연방과 각 주(州)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별 주정부의 정책 및 법률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어 미국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를 일반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움 ○ 따라서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은 개별 보험계약 상품의 증권과 미국 개별주에 적용되는 법에 따라 결정되나, 미국 뉴욕주의 경우 재물보험과 인(人)보험 모두 3년의 시효기간을 정하고 있음 5. 영국 □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는 보험계약상 손실이 발생한 날 또는 재보험의 경우 손실을 안 날로부터 6년이나 동 법정 소멸시효 기간은 쌍방의 합의에 의해 조정이 가능함 ○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는 일반적으로 보험 증권에서 보험금 청구가 이루어져야만 소멸시효기간을 정하며, 모든 계약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은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6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함
6. 주요국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 □ 독일, 프랑스, 일본을 비롯한 주요 30개 국가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에 대한 조사결과, 법정기한이 없는 호주를 비롯하여 최장 30년의 기간을 사용하는 국가도 있음을 아래의 [표 4]에서 알 수 있음 ○ 미국과 캐나다는 주마다 상이하며 보험계약으로 정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주요국의 구체적 내용은 부록을 참고하기 바람 7. 요약 및 시사점 □ 30여 개국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를 살펴본 결과 각국의 상황에 맞게 소멸시효제도가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 주요 30개 국가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을 조사한 결과, 3년을 채택하는 국가가 8개국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6년이 6개국이고, ▲2년이 3개국이며, ▲1년인 국가도 3개국으로 조사됨 ○ 특히 2년의 단기를 정하고 있는 국가 중 일부 국가는 생명보험이나 재보험의 경우 예외적으로 5년이나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예외적으로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가 긴 나라 중에서 스웨덴은 10년, 인도네시아는 민법상 30년의 소멸시효기간을 원용하고 있음
□ 한편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의 중단 및 정지사유와 관련하여 독일과 프랑스는 관련법이나「민법」상에 해당 규정을 기술하고 있음 ○ 독일은 권리자가 중대한 과실 없이 의무자나 청구권의 대상 등을 알지 못하였을 때나 당사자 간에 교섭이 행하여지고 있었을 때를 소멸시효의 정지사유로 하여 「보험계약법」에도 반영됨 ○ 프랑스는 법률, 합의 또는 불가항력으로 인한 방해사유로 권리행사가 불가능한 자에 대하여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거나 정지한다고 규정함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은 개별 국가의 현실과 상황에 맞추어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점진적으로 중장기에서 단기의 소멸시효기간을 채택하는 것으로 보이나 인(人)보험, 즉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생명보험의 경우에는 소멸시효기간을 따로 정하여 운영한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임 ○ 생명보험의 경우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상해나 장애가 발생하거나 사망했을 경우 일반적인 재물보험과 달리 소멸시효기간을 조금 더 길게 설정하여 보험금청구기간을 길게 부여하는 것은 생명 중시 차원에서 우리의 관련법에서 도입할 필요성이 있어 보임 □ 우리 보험관계법에 존재하지 않는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의 중단 및 정지사유와 관련하여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법제화하고 있는 점 역시 의미하는 바가 있다 할 것임 ○ 보험사고 발생시점과 보험금청구시점이 상이한 경우나 이 글의 재해사망건과 같은 보험사고의 경우에도 소비자의 인지여부와 관계없이 소멸시효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하여 시효의 중단 및 정지사유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음
Ⅳ.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의 입법적 개선방안 1. 소멸시효기간 조정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 조정이나 연장 문제는 일반적인 소멸시효제도의 틀 안에서 논의되어야 하므로 현재 법무부가 추진하는 소멸시효제도 관련 「민법」개정 추이를 고려하여 함께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음 ○ 다만, 보험금청구권은 다른 채권과 달리 외견상 그 발생 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 없고, 보험회사의 보험금 손해사정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보험계약자는 별다른 조치 없이 보험회사의 보험금심사결과에 대하여 대부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는 등 보험금청구권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음 □ 따라서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을 다른 일반적인 상사채권 소멸시효기간(5년)과 동일하게 하도록 정하는 방안이나, 제지급금의 성격에 따라 소멸시효기간을 차등화 하는 방안(예시, 손해보험은 3년, 생명보험은 5년)으로 소멸시효기간의 조정이나 연장이 필요하다고 보임
2. 단기소멸시효제도 개선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와 관련한 세계적 입법추세로 단기소멸시효의 폐지가 언급되는데, 이유는 단기소멸시효의 특례를 인정할 합리적 이유가 없으며, 복잡한 소멸시효체계로 인하여 국민의 법적 혼란과 소모적 법적 분쟁이 발생하므로 이를 시정하여 소멸시효체계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임 ○ 이와 관련하여 2013년 법무부의 「민법」관련 개정시안에서도 단기소멸시효제도의 폐지를 언급하고 있는 바, 그 내용을 보면 단기소멸시효의 특례를 인정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보고 일반소멸시효기간으로 일원화하면서, 상사채권소멸시효제도의 폐지도 제안하고 있음 □ 최근 시효법의 국제적 동향 및 일본의 개정안을 고려하면, 우리 또한 주관적 기산점을 전제로 하여 시효의 기간을 단기소멸시효로 통일하고, 최장기간의 제한을 통해 시효의 무기한 연장을 막는 구조를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음 □ 법무부의 「민법」개정시안을 보면 권리자보호의 취지에서 주관적 기산점 체제를 취하는 등 세계적 추세를 따랐는데, 동 개정시안 제162조에서는 일반소멸시효기간을 현재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한편, 그 기산점을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과 채무자를 안 때부터” 5년으로 조정하고 있음 ○ 또한 이로 인한 시효기간의 무한정 연장을 방지하기 위하여 채권자의 인식과 상관없이 10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도록 하는 최장기간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는 시안을 마련한 바 있음 □ 따라서 단기소멸시효 기간 운영에 따른 보험소비자의 현실적인 피해를 예방할 입법 정책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함 ○ 보험금청구권에 대한 단기소멸시효 제도 자체는 인정하면서 그 틀 안에서 실질적인 소비자의 권리행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아예 단기소멸시효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비교·검토하여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할 것임
3. 소멸시효 기산점 명확화 □ 독일 「보험계약법(Gesetz über den Versicherungsvertrag, VVG)」제14조제1항은 “보험사고의 확정과 보험회사가 지급할 보험금의 범위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조사가 종료된 때에 보험회사의 보험금 지급에 관한 이행기가 도래한다.”고 규정하고 있음 □ 독일 대법원은 이의 해석에서 “보험사고의 확정과 보험회사가 지급할 보험금액의 범위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기 전에는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음 ○ 이는 ‘보험사고의 발생시’를 보험금청구권의 시효기간의 기산점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우리「상법」의 해석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특히「상법」의 해석에서는「민법」의 경우와는 달리 일반보험계약자(보험소비자)의 보호를 항상 고려하여야 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음 □ 그러나 우리 대법원 판례는 “보험약관 또는「상법」(제658조)에서 보험금 지급유예기간을 정하고 있더라도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하고, 위 지급유예기간이 경과한 다음 날부터 진행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음 ○ 결국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는 명백히 「상법」제658조의 적용을 배제하고, ‘보험사고 발생시’부터 시효기간이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태도임 □ 보험금청구권의 시효기간의 기산점에 관하여 우리 대법원 판례와 같이 일괄적으로 ‘보험사고의 발생시’로 보는 것은 보험계약자 측에 너무나 불리한 측면이 있으므로, 보험계약자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상법」제658조와 관련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으로 봄
4. 소멸시효 중단 및 정지사유 구체화 □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 보험회사의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대하여 보험소비자가 대항할 수 있는 소멸시효 ‘중단’ 및 ‘정지’사유를 법적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음 □ 우선, 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때로부터 보험회사가 그 지급 여부를 보험금청구권자에게 명시적으로 통지할 때까지는 소멸시효가 정지되도록 ‘정지’사유에 대한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음 ○ 이와 관련하여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 검토의견에서는, ‘보험금 지급청구’의 경우에 소멸시효의 진행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금 지급청구 시부터 보험회사의 회신 시까지 소멸시효의 진행을 ‘정지’시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음 □ 현재 우리 「민법」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제168조)로 1.청구, 2,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3. 승인의 규정을 두고 있으며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의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음(제170조) □ 그런데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와 관련하여 보험관계법에서는 소멸시효를 중단하거나 정지시키는 규정이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이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거나 정지시키기 위한 별도의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
5. 보험회사의 설명의무 강화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와 관련하여 보험금 청구 및 지급 시 보험회사의 설명의무를 강화함으로써 소비자의 권리행사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음 ○ 보험회사가 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재해사망특약, 저축성보험 등)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보험계약 유지 중 보험금 등 제지급금에 대한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를 보험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소비자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필요가 있음 □ 예를 들어 사망보험계약에는 여러 종류의 보장담보가 있는데 이 중 일반사망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고 재해사망특약의 보장내용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 보험회사가 무엇을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지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아니함 ○ 보험금 청구 및 지급 시 보험회사로 하여금 보험금청구권 자에게 보험계약의 모든 보험가입내역을 상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고 각 보장내용별로 보험금 해당 여부와 그 사유에 대한 설명의무를 명확히 규정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제고할 필요가 있음 □ 따라서 일반보험계약자를 보호하고, 재해사망특약상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보험회사와 같은 유사사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보험금 청구 시 보험회사가 소멸시효에 대한 설명의무의 완성·정지·중단 사유에 대하여 일반보험계약자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입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6. 사법적 구제수단 강화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판결과 같이 사법적 구제수단인 법원의 소송을 통해 모든 보험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경제·사회적인 비용이 과다하게 소모되므로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입법정책적인 보완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으나 현재 뚜렷한 해결책이 없음 ○ 금융감독원은 일반적인 소멸시효를 다투는 보험금 미청구 건과 달리 보험수익자가 보험금을 정당하게 청구하였으나 보험회사가 이를 미지급한 채 미루다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민법」상 판단에 앞서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주장하며 보험회사에게 자살보험금 지급을 권고하였으나 보험회사는 이를 지속적으로 거부하였음 ○ 향후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판결사례와 같이 보험수익자에게 지급할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아 생긴 부당이득이 보험회사에 귀속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사법적인 견제장치 마련이 필요함
□ 이에 보험회사의 소송에 따른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바 그 대안으로 소액다수 보험금 미지급 피해자에 대한 사법적 구제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보험소비자를 위한 사법적 구제수단인 집단소송제도나 징벌적손해배상제도를 보험 분야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 이와 관련하여 미국 대부분의 주는 보험금 지급시 손해사정을 비롯한 협의절차 위반, 보험금 지급의무의 위반, 계약이행 과정 등에서 악의(bad faith)의 보험회사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고 있으며, 관련하여 수많은 판례가 존재하고 있음 ○ 물론 당장 보험 분야에 집단소송제도나 징벌적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기에는 영미법체계와 다른 대륙법체계를 사용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아니하고 소송남발의 문제 등 단점이 존재하나 3배 배상 등 징벌적 손해배상의 액수를 조정하는 등의 해결방안도 있으므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제도 도입의 검토가 필요함
7. 법적 형평성 제고 □ 앞서 문제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비자가 보험회사에게 보험금이나 보험료를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기간은 「상법」상 3년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그나마 이마저도 2015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그 이전에는 소멸시효가 2년에 불과하여 소비자들이 보험금청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한 사례가 많이 발생하였음 ○ 보험계약 무효로 5년간 납입한 보험료 중 3년에 해당하는 금액만 환급받을 수 있거나, 자동차사고로 피해자가 이중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사건에 대하여 일방 당사자가 보험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상사시효 5년이 아닌 민사시효 10년을 적용하는 등 법 적용의 형평성이 문제되고 있음 ○ 또한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악용하고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소비자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보험회사가 존재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이러한 법적 형평성에 어긋나는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함 □ 따라서 일반 보험소비자가 보험회사에 보험료 혹은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멸시효기간이 3년인 점에 비추어, 보험회사가 보험소비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상사시효 5년이나 민사시효 10년을 적용하는 문제에 대하여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 이러한 법적용의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보험 분야만이라도 보험회사의 시효기간을 보험소비자의 보험료 및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과 동일하게 3년으로 일치시키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임
Ⅴ. 결론 □ 소멸시효제도는 법률관계의 양 당사자의 주장에 대하여 일정한 시간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종식시켜 법적 안정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임 □ 생명보험회사들의 재해사망특약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촉발된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는 사회적으로 많은 파장을 일으켰고 따라서 소멸시효제도 자체가 가지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보험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부각된 측면이 있음 □ 앞서 살펴본 소멸시효제도의 현황과 문제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음 ○ 단기소멸시효제도의 문제는 사고로 장기간 치료 시 시효(3년) 완성으로 보험금 청구가 어렵거나, 저축성보험의 적립보험료가 타 금융권(펀드 등)의 소멸시효기간(5년)보다 짧아 보험소비자에게 불리한 측면이 존재함 ○ 「상법」상 규정이 없어 「민법」의 일반원리에 따라 운용되는 소멸시효 기산점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인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로 보는 경우 유예기간만큼 시효기간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음 ○ 소멸시효 중단 및 정지사유가 보험관계법에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여 자살보험금 사례처럼 보험사의 아무런 설명 없이 소멸시효가 진행될 경우 소비자에게 불리함
○ 보험사의 불충분한 설명의무는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소송으로 자살보험금을 못 받거나, 저축성보험 가입 후 사망보험금 존재사실을 모른 채 만기 시 해약환급금만 받고 보험을 해지하는 등의 소비자피해를 양산함 ○ 보험소비자들이 제기한 자살보험 관련 소송은 경제적·정신적으로 소송 초기부터 소송이 마무리되는 단계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소비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시장은 매우 작아서 소비자를 위한 사법적 구제수단이 상대적으로 부족함 ○ 소비자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시효가 3년으로 단기인 반면,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상사시효 5년이나 민사시효 10년을 적용하는 판례가 있어 형평성 차원의 문제점이 존재함
□ 한편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제도 관련 해외사례를 보면, 각 국은 개별 나라의 특성과 사정에 맞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독일은 「보험계약법」상 특별소멸시효규정을 삭제하고 2008년 이후 체결된 보험계약부터 발생하는 청구권에 대하여 「민법」상 일반소멸시효규정 3년을 적용함 ○ 프랑스는 보험의 소멸시효기간이 2년이나 수익자가 계약자가 아닌 보험계약 및 수익자가 사망한 피보험자의 상속인인 경우는 10년으로 기간이 증가하며, 일본은 현재 시효가 3년이나 국회계류중인 「민법」개정안에서는 시효가 5년, 권리발생일로부터 10년의 최장기한을 두고 있음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 중단 및 정지사유에 관하여 독일과 프랑스는 관련법이나 「민법」상에 해당 규정을 기술하는바, 독일은 「보험계약법」에 권리자가 중대한 과실 없이 의무자나 청구권의 대상 등을 알지 못하였을 때나 당사자 간에 교섭이 행하여지고 있었을 때를 소멸시효 정지사유로 규정함 ○ 프랑스는 법률, 합의 또는 불가항력으로 인한 방해사유로 권리행사가 불가능한 자에 대하여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거나 정지한다고 규정함
□ 앞서 살펴본 소멸시효제도의 문제점과 해외사례를 바탕으로 소멸시효제도의 입법적 개선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음 ○ 보험금청구권 소멸시효기간을 상사채권기간(5년)과 동일하게 하거나 기간을 차등화(손보 2년, 생보 5년 등)하는 등 소멸시효기간의 조정이 필요함 ○ 단기소멸시효제도와 관련하여 특례제도를 폐지하거나 폐지가 어렵다면 특례제도를 유지하되 최장기간(10년)을 설정하는 등 개선이 필요함 ○ 일반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보험사고의 확정과 보험회사가 지급보험금의 범위를 조사 완료하는 시점(유예기간)까지 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한 관련 규정을 민법이 아닌 보험관계법에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음 ○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이 보험관계법에 소멸시효의 중단 및 정지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음 ○ 보험회사의 설명의무제도가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문제를 방지하고 경제·사회적 약자인 일반보험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험금 청구 시 소멸시효 설명의무를 보험관련법에 규정할 필요가 있으며, 보험소비자의 사법적 구제수단에 대하여 ‘징벌적손해배상제도’나 ‘집단소송제도’를 보험에서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음 ○ 소비자에게 주어지는 소멸시효(3년) 기한과 보험회사가 소비자에게 지급된 금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시효(상사 5년, 민사 10년 등)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음
요약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요청에 따라 현재 한ㆍ미 FTA 개정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통상조약 관계법에 따라 국내 공청회를 마치고 지난 12월 18일에는 국회보고 절차까지 마무리하였다. 이제 본격적인 개정협상이 임박하고 있는 것이다.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협상이 이루어지려면 국내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체 산업계와 소통하며 협상의 상대방인 미국측의 전략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나, 객관적 자료에 기반한 협상준비의 중요성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미국에서는 한ㆍ미 FTA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심화시키는 잘못된 협정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공유됨에 따라 FTA 재협상 논의가 시작된 측면이 있으므로,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근원인 상품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이 보고서에서는 상품분야에 있어서 한국과 미국의 대 세계 및 양국간 무역통계 등 통상현황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제시하고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하였는바, 분석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2016년 대 세계 무역수지 적자 감소는 2011년에 비해 2.19%에 불과한데 반해 한국의 2016년 대 세계 무역수지 흑자는 2011년에 비해 189.71% 증가하는 등 한국의 대 미국 무역수지 흑자 양상은 한미 관계만의 특징이 아니라 양국의 대 세계 무역수지에서 동일하게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양국의 무역수지 양상은 양국 상품의 대 세계 및 양국간 무역특화지수(TSI)를 분석한 결과 미국상품의 경쟁력이 낮고 한국상품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한미 양국의 대 세계 및 대 상대국 무역특화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은 한국과 달리 자국 상품의 대 세계 경쟁력과 대 한국 경쟁력 간의 상관성이 없다고 볼 수 있어 양국의 통상관계는 상품 경쟁력에 따른 무역형태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역수지 등 양국간 교역 양상은 양국 상품 간 경쟁력 차이에 영향을 받지만 양국 상품 간 경쟁력 차이가 양국의 대 세계 경쟁력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셋째, 한국과 미국의 대 세계 경쟁력과 대 상대국 경쟁력을 가진 품목들의 분포도를 보면 양국이 경합적이기보다는 상호보완적 산업구조를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미국 상품의 한국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상품의 미국 수입시장 내 비중보다 더 높은 수준이면서 한ㆍ미 FTA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는 한ㆍ미 FTA는 양국간에 상호호혜적인 성격을 가지며 미국 입장에서도 결코 불리하다고는 할 수 없는 통상협정임을 확인할 수 있다.
넷째, 품목별 대 세계 및 대 상대국 무역특화지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선박은 2011년과 2016년 모두 한국의 대 미국 무역특화지수가 24개 품목 중 가장 높은 상품이지만 대 미국 및 대 세계 무역특화지수는 모두 감소하고 있어서 생산성을 제고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한편 농산품과 축산품의 경우 한국의 대 세계 경쟁력 수준이 낮고 미국의 대 세계경쟁력 수준이 높아 한미 간 수출 및 수입특화 양상이 고착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ㆍ미 FTA 개정의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서 우리 정부는 개정협상 논의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폭 증가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초지일관 상기하여 미국의 흑자 규모 증가에 대한 논의를 쉽게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를 감소시키기 위한 농ㆍ축산물 시장, 서비스 시장, 제조ㆍ서비스 융합산업 등의 개방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현재의 이익과 미래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이들 시장개방 요구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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