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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서 최근까지도 제2 의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8 일 데이터 분석 업체인 큐브유(CubeYou)가 페이스북에서 '유 아 왓 유 라이크'라는 앱을 올려놓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제3 자에게 팔아넘겼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불안도 극에 달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가 '소셜 로그인' 기능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유사 서비스의 개인정보 보호 현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툭하면 터지는 개인 정보 유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실태 파악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 페이스북코리아는 한국의 이용자 8 만5893 명의 정보가 큐브유(CA) 정보 수집 사건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출시되기 전 인터넷 서비스의 개인정보 침해 위험성을 직접 점검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첫 번째 점검 대상은 카카오가 상반기에 내놓을 '카카오 광고플랫폼'이다. 카카오 광고플랫폼이 이용자 개인정보를 어떤 방법으로 비식별 조치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방침이라고 한다. 페이스북에서 문제가 된 '소셜 로그인 기능'은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이 채택하고 있다. 개인 정보 보호 체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 점검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촘촘하게 구축돼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다. 페이스북 사태는 양날의 칼이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세계적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지나친 데이터 규제 강화는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 국내 기업의 빅데이터 활용은 저조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 중 빅데이터를 도입한 기업 비중은 2015 년 17%에서 2017 년 53%로 증가했다. 국내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의 빅데이터 시스템 도입률은 2016 년 5.8%에 그쳤다. 데이터를 규제하면서 빅데이터 산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은 모순된 행보다. 개인 식별화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핵심 데이터를 수집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은 더욱 단단하게 구축하는 절묘한 한수가 필요하다. 개인 정보 유출은 사생활을 침해할 뿐 아니라 금융 사기 등 2 차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이 개인 정보 보호 관련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개인정보 침해 위험성을 점검하는 현 단계에서는 개인 정보 유출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시스템과 법·제도를 정비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빅데이터 환경에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안 마련, 데이터 수집시의 정보보호 가이드 라인 제시, 수집된 데이터의 오용을 막을 수 있는 장치 구축 등 입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페이스북 사태의 경우를 보면, 제2 개인 정보 유출 문제가 최초의 정보 유출 사태와 공통점이 많은데도 페이스북은 3 주가 지나도록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것이어서 또다시 뒷북 대처를 되풀이했다는 논란에 직면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이 알려진 가운데 국내 유사 서비스의 개인 정보 보호 현황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미봉책을 넘어서 개인 정보 유출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과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1
바뀔 줄 모르는 '갑·을·병·정' 논란에다 대표적인 레드오션 영역으로 꼽히는 시스템통합(SI)과 소프트웨어(SW) 산업 앞에 근로시간 단축이란 숙제가 떨어졌다. 그런데 이 숙제는 산업계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에는 매우 복잡한 방정식이다. 제대로 풀면 국내 IT산업의 경쟁력과 기업체질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잘못 풀면 부작용과 꼼수만 넘쳐날 수 있다. 정부는 산업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복잡한 산업 생태계는 그대로 둔 채 기업만 압박해서는 부작용과 홍역이 만만찮을 것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공SW 산업생태계 개선을 위해 지난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현장이 달라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더욱이 많은 문제는 아직 해결책을 제대로 내지 못한 상황이다. 여전히 SI·SW기업 근로자들은 회사에 일감을 준 고객사로 출퇴근하면서 그들이 요구하는 시스템을 개발·운영한다. 실질적으로는 발주처의 계획과 체계에 따라 근무환경과 일의 양이 달라지는 것이다. 올 초에는 한 SW개발자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을의 설움'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발주처가 외주 개발자는 건물 비상계단을 쓰지 못하게 해, 갑작스런 화재에 무방비라는 것. 비상계단을 이용하면 1 층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지 않고 지하주차장으로 통할 수 있어 엘리베이터만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발주기업들이 수주기업이나 개발자들을 파트너보다는 마음대로 일을 부리는 상대 정도로 인식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SI기업들은 수십~수백개 고객사를 두고 있고, 근로자들은 고객사가 정한 장소에서 일을 한다. 시스템 분석·설계단계는 그나마 낫지만 시스템 개발이나 개통직전에는 일이 몰린다. 최근에는 대부분 프로젝트가 단기로 진행되다 보니 SI기업들은 사업 착수 시점부터 시간부족에 시달린다. SI기업들은 현행 주 62 시간 근로시간 준수도 쉽지 않다 보니 이미 선택근무제나 탄력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주 52 시간이 시행되면 이런 방법도 소용이 없다. IT는 사실상 국가와 산업을 움직이는 사회간접자본(SOC)이다. 시스템이 멈추면 국가서비스나 금융거래가 당장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365 일 24 시간 가동돼야 하다 보니 중요한 시스템 업그레이드나 개통 등 작업은 주로 야간이나 주말, 연휴에 이뤄진다. 그런데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갑작스럽게 시스템 개통이 연기되거나 시스템 장애가 일어났을 때, 중요한 보안이슈로 긴밀한 시스템 보완작업이 필요할 때 적기에 전문 인력을 투입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IT시스템은 전문성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생명인데 근로시간 문제 때문에 시스템을 잘 모르는 인력을 갑자기 투입하는 것도 현실에 맞지 않다. 한편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이 SI·SW산업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는다. 전제조건은 기업들에 일을 준 발주처들이 사업 기획부터 수행까지 전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외주 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시선과 문화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IT는 사회간접자본으로 365일 24시간 가동되며 업그레이드나 개통 작업은 야간이나 주말 연휴에 이루어지는데 주 52시간으로 업무 시간이 줄어들면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해 해결책을 찾기에 매우 복잡하여 부작용과 꼼수만 넘쳐날 수도 있으므로 정부는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1
'경제 투톱'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반교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다"며 부인했지만, 구체적인 하마평까지 거론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기의 문제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기왕 교체할 거라면 서두르자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여권 인사들은 "설사 교체가 있더라도 문책성이 아닌 일상적인 개각"이라며 물타기를 하고 나섰다.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2 기 진용'을 갖추는 차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분위기 쇄신용 교체에 방점을 둔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경제팀이 바뀌어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잘못이 없지만 교체는 검토한다"는 이런 시각은 경제실정(失政)을 대하는 싸늘한 민심과 괴리가 크다. 청년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생계난을 호소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나고, 일감이 떨어져 문닫는 중소기업 공장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중하지 못한 발언들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1 년6 개월 가까이 시행해 온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결과는 참혹한 수준이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고용 참사가 벌어지고 있는 데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생산 소비 투자가 빠르게 추락한 결과다. 연초 3.0%이던 한국은행의 올 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2.7%로 낮아졌다. 2.9% 선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밑돌게 된 것은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전 정부에서 미미하나마 개선 추세를 보이던 양극화조차 재난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게 가릴 수 없는 현실이다. 대통령부터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탄식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시정연설에서 "처음으로 연간 수출 6000 억달러 돌파가 전망된다"며 자화자찬했다. 어려운 국내외 여건에서 기업들이 고군분투해 이뤄낸 성과에 정부가 생색을 낼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었다. "세계가 한국의 성장에 찬탄을 보낸다"는 동의하기 힘든 주장으로 소득주도성장의 지속도 다짐했다. 경제팀 교체 이후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얘기였다. 정책기조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 경제팀 교체로는 경제성적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자명하다. 시장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여 마땅한 조치를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시행할 안목과 소신, 역량을 갖춘 후임자가 필요한 이유다. 지금의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나 '예스맨'으로 돌려막기를 할 것이라면 구태여 경제팀 사령탑을 교체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차제에 '경제 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 교통정리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교체해야 할 것은 '경제 투톱'이 아니라 경제를 혼란 속에 빠뜨린 탁상정책의 실험이다. 관련기사강남 마지막 '로또 아파트'라더니…"이럴 줄은"반도체 주춤에 수출도 멈칫…"진짜 겨울이 오고 있다"中 관광객, 日 화장품에 푹 빠지더니…중대 결단청와대 움직이는 '실장 3 인방'의 명암...... 최장수 비서실장 예약... '실세 우뚝' 임종석...고용 악화 등 경제성과 부진... '낙마 위기' 장하성... 비핵화 협상 숨은 주역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시행해 온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결과는 취업난 증가,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를 마주하며 있으며 이는 생산, 소비, 투자의 저조에 따른 성장률 하락으로 예상되는바,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직언 할 수 있는 경제 컨트롤타워가 절실한 만큼 정책기조의 변화 없는 경제팀 교체로는 경제성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1
미국과 중국의 통상·무역전쟁은 단지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강력한 보복관세를 주고 받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1, 2 위 경제대국의 충돌은 강력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다른 국가들을 끌어당기게 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이어 자국에 대한 주요 수출국들을 융단폭격하려 한다. 거의 신경질적이기까지 하다. 자국에서 공장을 가동하지 않으면 모조리 적으로 간주하는 식이다. 공포가 현실화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폭탄을 떨어뜨리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당장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생산 차량의 40%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25% 관세를 맞게 되면 가격경쟁력을 잃어 수출 길이 막힐 수밖에 없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더욱 빠르게 정면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치킨게임 양상이다. 한쪽이 공격하면 다른 쪽은 더 큰 것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 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하자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 등 659 개 품목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2000 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 두 나라는 상대의 힘을 잘 알고 있다. 둘이 정면충돌하면 정도의 차이일 뿐 양쪽 모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두 나라가 상대국 수출품 500 억 달러가량에 관세 25%씩 주고받으면 둘 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하지만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성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단호함 때문이다. 미국은 제조업에 이어 IT(정보기술) 산업마저 넘보고 있는 중국을 그냥 둘 수 없다. 미래먹거리의 주도권을 넋 놓고 빼앗길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다. 한국은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는 비중이 40%가량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이 80%에 이른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에 관세를 물리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282 억 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경제는 심각한 '반도체 편식'에 빠져 있다. 생산과 투자, 소비가 일제히 둔화하고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저소득층의 소득이 급감하는 등 내수 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버팀목인 수출이 무너지면 그야말로 낭떠러지다. 정부는 그동안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 감소 전략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방향만 그럴싸할 뿐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시장 다변화로는 충분하지 않다. 필요한 건 '진짜 규제혁파'다. 동맥경화처럼 흐름을 막고 있는 규제들을 풀어줘야 한다. "검토해 보겠다"는 느긋한 자세를 버려야 한다. 최악의 위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더라도 경제를 돌려야 하고 수출을 해야 한다. 수출의 고군분투 속에 내수의 탄탄함을 키워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무역전쟁으로 인해 양국에 의존 비중이 높은 한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어서 이를 돌파하려면 진정한 규제혁파를 해야 한다.	1
국회가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논의에 들어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법안은 현재 대형마트에 적용하고 있는 월 2 회 일요일 의무휴업 규제를 복합쇼핑몰, 아웃렛, 면세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유통 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는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도 살리지 못하면서 내수시장 위축, 소비자 편익 감소 등 부작용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에서 시작된 대형마트 규제는 6 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신용카드 사용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도입 이듬해인 2013 년 29.9%였던 대형마트 소비 증가율은 2016 년 -6.4%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전통시장도 18.1%에서 -3.3%로 감소했다. 대형마트를 강제로 쉬게 하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몰릴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동반 침체를 보인 것이다. 대형마트 영업 제한 효과가 의문시되는 상황에서 복합쇼핑몰까지 주말에 문 닫게 하겠다는 것은 탁상공론이자 반시장적인 발상이다. 복합쇼핑몰은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쇼핑과 문화와 체험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생활문화 공간이다. 폭염, 한파, 미세먼지 등을 피해 소비자들이 대형몰에서 먹고 마시며 여가를 즐기는 몰링(malling) 문화는 굵직한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소비 행태의 변화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복합쇼핑몰 규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2000 년 개장 이후 한 번도 문을 닫은 적 없는 '국제회의의 메카' 삼성동 코엑스도 스타필드 코엑스몰이 적용받게 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복합쇼핑몰 규제의 가장 큰 허점은 의도와 달리 '을과 을의 대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복합쇼핑몰은 대기업 간판을 달고 있지만 입점해 장사하는 이들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분 때문에 복합쇼핑몰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붉은 깃발을 뽑아야 한다고 했지만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유통산업 규제는 갈수록 더 강화되고 있으니 안타깝다. 2012 년 규제가 가해진 이후 한국의 유통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뒷걸음치며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프랑스는 소매점의 일요일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일명 '마크롱법'으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꾀하고 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 등 세계 각국이 규제를 풀어 글로벌 유통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유통 업계에 규제가 더 추가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대형 유통 업체와 전통시장의 동반성장이라는 취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가는 국내 유통업의 경쟁력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나 복합몰 영업 제한으로 인한 어부지리를 기대할 게 아니라 해외 골목상권처럼 자체 경쟁력을 키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회가 현재 대형마트에만 적용하고 있는 의무휴업 규제를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하였는데, 전통시장을 활성화 한다는 취지하에 시행된 유통 업계의 규제는 전통 시장의 활성화는 커녕 오히려 국내 유통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내수시장을 유통시키고 있으니 전통시장은 해외 골목상권처럼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1
경기 침체가 확연해지면서 기업 구조조정이 올 한 해 우리 경제의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비롯해 해를 넘겨온 '자동차업계 구조조정 불가피론' 등이 그렇다.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건설업계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자동차 업계는 개별 기업 구조조정이 그대로 관련 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분야다. 구조조정은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기도 하고 최후의 선택도 된다. 하지만 딱히 정해진 해법이 없고, 쉬운 일도 아니다. 주주와 채권단, 경영진 외에도 노동조합과 협력업체, 때로는 지역사회까지 많은 집단의 이해가 엇갈리는 힘겨운 절차다. 국책은행을 내세운 정부 간섭은 물론이고 '갈등 조정'이란 명분 아래 국회나 지방자치단체까지 개입하면서 쟁점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툭하면 제3 자를 끌어들이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구조조정이 비(非)경제 논리에 쉽게 휘둘리는 것도 한국적 전통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한창 구조조정에 나섰는데, 한국은 과잉 설비를 안은 채 노조 파업을 걱정 중'이라는 한경의 보도(2 월7 일자 A10 면)는 이런 현실의 한 단면을 짚었다. 생산성 저하로 경쟁력은 계속 뒤처지는데 이를 극복할 구조조정이 힘겹게 됐다면 명백한 위기다. 구조조정을 가로막는 법적, 관행적 걸림돌을 둔 채로는 경제를 살려내기 어렵다.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있기는 하다. 지난해 6 월 일몰을 맞았던 것을 10 월에 되살린 법으로, '신속·원활'에 역점을 뒀다. 하지만 채권금융회사 역할이 강조되면서 금융감독 당국의 개입을 당연시하고 시장의 자율 기능을 경시한다는 비판도 받아온 법이다. 그나마 이런 법조차 뒷전으로 밀릴 때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적 갈등 관행에서 볼 때 금융이나 세제 지원보다 '제3 자 개입 금지' '한시적 파업 제한 및 해고권 강화' '손실·부실의 분담' 같은 원칙의 확립이 더 시급하다. 매각 자산 거래에 불필요한 규제가 없는지도 구조조정 활성화 차원에서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은 당사자 모두가 고통을 나눠 지는 힘겨운 과정이지만, 기업 인수합병(M&A)과 부실자산 처리 시장의 활성화에는 호기도 되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때 해고됐던 119 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 중에 모두 복직하게 된 것에도 시사점이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측면에서 보면 정부도 역발상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표류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의 조기 마무리 여부도 그래서 더 주목된다. 나아가 고용형태, 근로시간과 계약방식에서 유연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구조조정이 촉진된다. 대기업이나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은 해외투자자들에게도 관심거리다. 정부도 공을 들여온 외자 유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글로벌 표준'으로 갈 것인가, 폐쇄적 반(反)시장으로 갈 것인가에 성패가 달렸다. 경제논리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구조조정의 걸림돌을 미리 치우는 데서 정부의 규제혁파 의지도 평가받게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이 법적이나 관행적 걸림돌에 걸려 방치된다면 경제 위기가 될 것이므로 정부는 '글로벌 표준'과 폐쇄적 반시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
새해부터 최저임금 인상이 본격 시행되면서 자영업자나 영세 중소기업으로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제조, 건설업은 물론 주유소, 음식업, 유통업 등 영세 자영업까지 인건비 절감을 위한 감원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영세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등으로 확산되면서 정부가 추가 보완방안을 제시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 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을 위한 추가 보완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추가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카드는 크게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 임대료 부담완화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영세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현재 대략 2%대인데 이를 대폭 낮춰줌으로써 부담을 줄이고,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현행 9%에서 5%로 낮춰 임대비 부담을 대폭 낮춰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구상중인 최저임금 인상 보완책이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들에 실제 얼마만큼의 도움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추가 방안이 실제로는 일선 자영업자들에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장, 매번 정권이 바뀌거나 해가 바뀔때 마다 반복되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도, 정작 당사자인 영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시큰둥하다. 실제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영세 자영업자에 대해 수수료를 인하해 주고 있지만, 그 혜택은 매월 2~3 만원에 불과하다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다분히 정부의 생색내기용 방안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카드 수수료 인하가 영세 사업자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뿐만 아니라 카드사의 포인트나 할인혜택 축소로 그 부담이 소비자로 전가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득보다 실이 많은 방안이다. 영세 자영업자는 물론 카드 업계에서는 카드 수수료를 일률적으로 인하하는 방안 보다는 영세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상가 임대료 문제도 실속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상가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현행 9%에서 5%로 낮춰 임대료 인상을 막겠다는 구상인데, 당장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그동안 지금까지 임대료를 적게 받아오던 건물주들이 5% 인상을 명시적으로 기존 보다 더 많은 임대비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는게 자영업자들의 반응이다. 자영업자들은 카드 수수료 인하와 같은 단기적인 처방보다 실제 자영업자들의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상가 임대차보호법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더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영업자의 상가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임대차 계약갱신 기간을 기존 5 년에서 10 년으로 늘리고, 보증금 인상률을 5%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재건축 개발시 임차인 보호 규정도 담아 재개발에 따라 임차인이 빈손으로 거리로 내밀리는 것을 차단하도록 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을 위한 추가 보완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이 시행함에 따라 추가대책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 임대료 부담완화 등이 제시되었지만, 현실적인 보탬에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
문재인 대통령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여러 면에서 우리 사회에 의미가 큰 메시지를 던졌다. 40 년 넘게 불변의 공식처럼 돼있던 중앙은행 총재의 '4 년 단임' 관행이 단번에 무너졌다. 이웃 일본이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를 지난달 연임시킨 것을 남의 나라 일로 여겼던 이들이 대다수였으나, 정부는 이번 결단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청와대는 연임을 결정한 배경으로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자율성 보장"과 함께 "미국 등 주요국은 중앙은행 총재가 오래 재임하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통화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정부가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대신, 더 강한 '역할과 책임(R&R·role&responsibility)'을 주문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총재가 연임 결정 직후 "4 년 전 총재 지명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1998 년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맡아 정부로부터 독립한 이후 처음 연임하게 되는 이 총재는 한은 중립성을 더욱 굳건히 하면서 글로벌 금리 급변기를 잘 헤쳐나가야 하는 책임을 안고 있다. 이 총재 연임을 계기로 조직 운영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필요한 곳은 한은만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대학, 기업, 금융계 등도 단기 성과주의나 무사안일주의에서 벗어나려면 일관되고 지속적인 리더십 확보가 절실하지만 현실은 거꾸로여서다. 일부 오너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 번의 짧은 임기를 마치면 물러나야 하는'단임(單任)·단임(短任)'이 철칙처럼 작동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 '단임(單任)·단임(短任)'의 악습이 자리잡은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통찰력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의 권위와 전문성을 경시하는 '누가 맡는다고 못 하겠느냐'는 인식과 '나도 좀 해보자'는 자리욕심을 두루 채워주려는 나눠먹기 풍조는 너무나 뿌리 깊다. 선진국에서는 좀체 찾아보기 힘든 고질병이다. 선진 사회에서는 장관이건 은행장이건 대학 총장이건 리더십이 뛰어나면 연임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2 차 아베 내각이 출범한 2012 년부터 6 년째 아베노믹스를 이끌어가고 있고, 두르 길핀 파우스트 미 하버드대 총장은 12 년을 재직하고 오는 6 월 말 퇴임한다. 2005 년 취임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회사를 미국 최대 금융그룹으로 키워낸 공을 인정받아 올해 임기가 5 년 더 연장됐다. 4 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게 밀려오고 있는 지금은 모든 것이 어떻게 변할지 알기 힘든 'VUCA 시대'라고 한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럴수록 통찰력과 경륜을 두루 갖춘 리더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진 리더를 그냥 둬서도 안 되겠지만, '좋은 자리는 나눠서 누리자'는 인식의 적폐에 우리 사회가 골병들어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할 때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을 결정한 것은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 보장과 더불어 장기재임을 통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통화정책 마련의 책임을 주문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좋은 자리 욕심에 대한 나눠먹기 풍조와 같은 폐단을 그만두기 위한 시작으로 정부부처, 공공기관, 대학 등의 전문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곳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1
박근혜정부 세 번째 경제팀을 이끌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늘 취임한다. 그는 지난달 21 일 부총리에 내정된 후 3 주 동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도 지난 11 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 경제의 산적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묻는 질문에 맥 빠진 답변들을 내놓았다. 유 부총리는 지금 우리 경제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위기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글로벌 경제 전반이 가라앉는 가운데 우리의 성장엔진이 식고 있어 어떤 면에서는 외환위기 때보다 암울한 상황이다. 따라서 유 부총리의 상황 인식은 매우 안이해 보인다. 그는 또 올해에는 추경을 편성하지 않고도 성장 목표(3.1%)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게 낙관하는 근거는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 구조개혁과 같은 난제에 대해서는 "총력을 기울이겠다"거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격랑을 헤쳐나가야 할 한국 경제의 선장으로서 명확한 방향 설정과 돌파력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현 정부 마지막 경제사령탑이다. 남은 2 년 동안 어떻게든 성장 활력을 되살리고 재도약을 위한 구조개혁을 이뤄야 하는 참으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그 일을 성공적으로 해나가려면 무엇보다 다음 세 가지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3%대 성장을 위한 결기와 해법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모든 경제 주체가 자신감을 갖게 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지난해처럼 올해에도 2%대 성장에 머무른다면 저성장이 체질화하는 이른바 이력현상(hysteresis)이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올해에는 반드시 잠재력(3.0~3.2%)에 걸맞은 성장으로 소비와 투자, 일자리 확대의 선순환을 이끌어내야 한다. 문제는 움츠러든 수요를 늘릴 방도다. 국내 총투자는 1990 년대 초 가처분소득의 40%를 웃돌았지만 지금은 30%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투자를 부추기려 금리를 더 내리고 정부 씀씀이를 늘릴 여지는 거의 없다. 무차별적인 돈 풀기보다는 미래 성장 기반이 될 인프라스트럭처와 연구개발 투자를 개별적으로 챙겨야 한다. 또한 수출제조업 부진을 메워줄 내수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기 바란다. 둘째, 구조개혁은 손에 잡히는 성과로 말해야 한다.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만 이뤄지면 모든 문제가 저절로 풀릴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혈맥을 막는 낡은 규제를 풀고 좀비 기업을 과감하게 솎아내지 못하면 개혁은 무의미하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채 방치되다시피한 기업 구조조정 시스템은 부총리가 다잡고 제대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 지금처럼 20 대 그룹 계열사 10 곳 중 4 곳은 장사를 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면 환란 때와 같은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셋째, 선거철 포퓰리즘과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 여야가 무분별한 복지 지출과 선심 사업 경쟁을 벌일 때 이를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아도 현 정부 마지막 해 국가채무는 692 조원으로 5 년 새 249 조원(56%) 늘어나게 된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경제사령탑으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늘 취임하였으나, 그의 상황 인식은 매우 안이해 보이기에 몇가지 사항에 유념하여 2년 동안 어떻게든 성장 활력을 되찾고 재도약을 위한 구조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1
1990 년대 후반과 2000 년대 초반 뜨겁게 달아올랐던 코스닥시장이 십수 년 만에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랜 시간 소외 받던 코스닥지수는 15 년여 만에 처음으로 830 선을 넘어섰다. 지난 8 일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9% 오른 839.51 로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2002 년 4 월 19 일 종가 858.8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830 선을 밟은 것도 15 년여 만에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1996 년 7 월 1 일 기준지수를 100 으로 해 1997 년 1 월 3 일부터 발표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개설 취지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창구를 마련하는 한편 일반투자자에게 새로운 투자수단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코스닥시장은 첨단벤처기업 중심 시장인 미국의 나스닥시장을 본떠 만든 한마디로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시장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은 2000 년대 초 이후 벤처 붐이 꺼질 때는 벤처 거품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썼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코스피지수 대비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지수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2008 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던 코스닥시장의 대장주이자 시가총액 1 위인 셀트리온(바이오벤처기업)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기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코스닥시장은 또 한 차례 흔들렸다. 지난해 바이오벤처의 급격한 주가 상승과 함께 코스닥시장에도 과열 경계론이 불거졌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코스닥시장을 '모험자본 조달의 산실로 재탄생하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며 코스닥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전반적으로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좋아진 데다 정부가 벤처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증권 유관기관을 통해 3000 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코스닥시장 상장 제도를 개편해 이익, 시가총액, 자기자본 중 한 가지 요건만 총족하면 상장할 수 있는 단독 상장 요건을 신설할 방침이다. 최근 테슬라 상장 1 호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카페24'와 같은 기업을 늘려 성장잠재성 있는 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고 있다. 코스닥은 이제 세계 기술주 시장 중 미국 나스닥과 중국 차이넥스트에 이어 3 위에 올라 있다.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에는 혁신적인 기업의 모험 투자가 필요하다. 모처럼 코스닥시장에 도는 기운이 '반짝 생기'에 그치지 않고, 코스닥이 벤처 투자의 요람이 되길 바란다. 증시 활황은 실물경제에 약이다. 증시는 기업공개 창구로 기업의 직접 자금조달과 투자로 이어져 경제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물론 본질가치 검증 없이 투기심리에 의해 급격하게 끓어오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선 벤처 활성화가 절실하다. 올해가 코스닥 시장의 인프라 및 제도 개선, 기업들의 견실한 실적 등 기초체력부터 차근차근 다져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벤처 거품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얻으며 소외됐던 코스닥지수가 15년여 만에 최초로 830선을 넘긴 가운데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가 기업의 자금조달과 투자로 이어져 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되길 바란다.	1
기업들이 7 월 주 52 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새로운 방식의 근무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한달 단위로 근로자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선택적 근로제와 3 개월 내에서 근로시간을 맞추는 탄력적 근로제, 근무시간과 형태에 전혀 제약을 두지 않는 재량근로제 도입이 핵심이다. 기업들은 주 40 시간 근무를 초과하는 경우 상급자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근무시스템도 손질하고 있다. 기업들이 예행연습까지 하면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관련 처벌이 강력하기 때문이다. 미비하거나 불명확한 근무시스템이 불똥을 튀길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자칫 최고경영자가 법정에 서는 리스크를 져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은 물론 '과로하는 사회'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는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가족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면 사회의 전체적인 건강도도 올라갈 것이다. 정부는 제도 도입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한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는 과제가 만만치 않다. 일부 근로자는 당장 월소득이 줄어들 전망이다. 300 인 이상 기업부터 적용하는 만큼 당장 닥치지는 않겠지만,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치면 사업주가 직접 일하는 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은 규모와 상관없이 사업 전반에서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정해진 기간 안에 끝내야 하면서 각종 변수를 동반하는 프로젝트성 사업들은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 안 그래도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 시 평균 6.1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동률 저하로 인한 생산 차질과 납기준수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별다른 대책이 없는 만큼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히는 기업도 상당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들도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가장 부담되는 정책이라고 꼽았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뿐 아니라 기업의 상황도 최대한 정밀하게 살펴야 제도가 현실에 제대로 안착할 수 있다. 또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기업에 발주하는 각종 사업에 단축된 근로시간이 제대로 반영되는지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부처들이 내년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하기 앞서 사업별 소요예산을 산정하고 있지만 근로시간 단축은 제대로 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한다. 고용노동부와 조달청을 포함한 각 부처는 이 부분을 제대로 챙겨서 정부 스스로 정부 정책을 부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근무방식은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하되 직원 평가를 정밀하게 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근로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이 당장은 어려움이겠지만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의 기회가 되도록 전체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산업계의 목소리를 충실하게 들어 당장 할 수 있는 개선방안부터 장기적 보완책까지 마련해 실행에 나서야 할 것이다.	7월 주52 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산업현장에서는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소득감소, 인력 부족, 생산성 저하, 외국인 투자법인의 부담 등의 애로사항이 속출하고 있어, 정부는 관련 제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와 기업의 상황을 최대한 면밀히 살피도록 해야 할 것이다.	1
사설 천인공노할 북한만행 재발없게 철저 응징을 지난 3월 26일 46명의 용사를 희생시킨 천안함 침몰 사태는 결국 북한 소행으로 밝혀졌다. 북한이 독자 개발한 CHT-02D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 폭발 결과라는 것이 어제 민ㆍ군 합동조사단의 최종 결론이다. 객관적, 과학적 검증에 초점을 맞춘 합조단 발표에선 예상대로 '스모킹 건(smoking gun)'이라고 볼 만한 결정적 물증들이 충분히 제시됐다고 본다. 북한은 즉각 '날조극'라고 반발했지만 전 세계가 주목한 가운데 발표된 조사 결과를 날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不成說)이다. 한국 정부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대북 후속 조치를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조사 결과 발표 후 전군지휘관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오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 대통령이 이미 천명해 놓은 '단호한 대응' 원칙 아래 모든 옵션이 검토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호한 대응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감정적 차원의 보복이나 정치적 의도가 내포된 공작으로 변질되기 쉬운 만큼 신중하게 고려된 효과적인 후속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후속 조치의 궁극적 목표도 무모한 도발을 저지르면 훨씬 큰 피해와 손실을 입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핵심 조치는 우선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천안함 조사 결과가 국제사회에서 확고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려면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결의안을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긴요한 절차가 될 것이다. 북한은 이미 핵실험과 로켓, 미사일 발사 등으로 인해 유엔결의안 1718호, 1874호 등에 의한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상태지만 천안함 도발에 대해서는 이전보다 강도 높은 별도의 제재 결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미국, 일본과의 공조체제 강화는 물론 중국, 러시아처럼 북한을 감싸고도는 국가에 대한 설득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자체적인 대응 측면에서도 북한 선박의 남한 영해 통과 금지령 등 실효적 조치들을 더 강구해야 할 것이다. 다만 대북 압박이 강화될 경우 금강산, 개성공단 등에서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면밀하게 세워놓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는 기존의 남북 관계에서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는 작업도 병행하기 바란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밀어붙이기로 진행돼 온 대북정책이 결국 북한의 도발을 초래했다는 주장도 단순히 야권의 편향적 논리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협상에서 세심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 이 기회에 다시 검토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김정일의 건강 악화, 화폐 개혁 실패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정권의 붕괴도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의 붕괴까지 대비한 종합적인 대북정책을 치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한ㆍ미 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한 전작권 전환 문제도 윈윈하는 방향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허점을 드러낸 군체계를 혁신하는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 침몰 사건은 북한 소행으로 밝혀져 이대통령은 이미 정해둔 '단호한 대응' 원칙 하에 북한 선박의 남한 해상 통과 금지령 등과 같은 실효적 조치를 더 모색해야 할 것이다.	1
정부는 10 일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해 GM과 산업은행이 총 71 억5000 만 달러(약 7 조7000 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최종 추인했다. GM 측이 기존 한국GM 대출금 28 억 달러(약 3 조원) 전액을 출자 전환하고, 36 억 달러(약 3 조9000 억원)를 한국GM에 대출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신규 투자 7 억5000 만 달러(약 8000 억원)를 투입키로 했다. 대신 GM은 앞으로 5 년간 지분 매각이 전면 제한되고, 이후 5 년간은 35% 이상 1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조건을 달았다. 또 산은이 한국GM 특별결의사항에 10 년간 비토권을 유지하도록 했다. GM은 또 기존 싱가포르에 있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에 설치하고, 미래차 부품 개발을 한국 아태지역본부와 한국GM 중심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 월 13 일 GM의 군산공장 폐쇄 발표로 시작된 한국GM 사태는 3 개월 만에 일단락을 맺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 해결 과정에서 산은이 한국GM에 대한 경영 실사를 했지만, 경영 부실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GM 경영 부실의 책임은 분명 GM이 져야 하는데도, 6 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GM 철수'로 인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협력사 붕괴를 우려한 정부가 GM과 협상에 끌려다닌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GM은 36 억 달러의 뉴머니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 역시 이자를 받는 대출 형식인데 비해 산은은 8000 억원이라는 혈세를 GM에 직접 퍼준 꼴이 됐다. GM이 한국GM에 대한 부품 등 이전 가격을 높여 한국GM이 흑자를 낼 수 없는 구조로 만들고, 법인세 등 세금을 내지 않는 방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계속해 제기됐다. 또 GM이 한국GM을 상대로 고리의 이자 놀이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이를 말끔히 씻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실사 결과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이전 가격을 올려 한국GM이 경쟁사 대비 높은 매출원가율을 기록한 것에 대해 매출원가 비율이 4∼5 년 내 경쟁사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계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일회계법인이 내놓은 결과라 자세한 얘기는 못한다고 말 끝을 흐렸다. GM은 이번 정부와 최종 합의에서 한국GM에 대한 대출 이자를 기존 4.8∼5.3%에서 3.48%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그동안 고리의 이자를 받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산은의 자금지원을 놓고 국민 세금 문제로 말하는 분도 있다며, 산은의 지원액은 전체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했다. 8000 억원은 돈이 아니고, 국민 혈세가 아니란 말인가. 전문가들은 GM이 아태 본부를 국내 신설한다고 해도 제품 경쟁력 없으면 결국 한국GM의 근본적 경영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GM이 한국에 경쟁력 높은 신차를 배정해야 하고, 한국GM 노사는 원가 경쟁력과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 근본 해결책이다.	정부는 10일 관계장관회의에서 GM과 산업은행이 한국GM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국민의 혈세가 포함된 산업은행 자금을 사용함에 있어 GM은 한국에 인기 신차를 배정하고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다시 한국GM 사태를 번복하지 않아야 한다.	1
최악으로 치닫는 한국과 일본 관계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며 기업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을 겨냥한 세무조사, 통관지체, 수출제재 같은 일본 측 움직임이 심상찮다. 일본산 기계·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국내의 일부 산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로 예정됐던 50 년 역사의 한일경제인회의도 연기됐다. 정부와 정치 차원의 대립이 경제와 민간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외교적 마찰이 경제·산업 쪽으로 확산되면 양국 모두 심각한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당장은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징용피해자 배상판결로 촉발된 최악의 한·일 관계가 걱정이지만, 차제에 우리 외교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 경제와 안보에서 중요한 이웃 나라들과의 근린외교에서 전략과 목표가 제대로 설정돼 있는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일(對日) 외교만이 아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중·장기 관점의 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저자세 논란'이나 되풀이될 뿐, 북한핵 조기 폐기라는 안보 현안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아직도 다 풀리지 않은 '사드 보복' 등을 보면 단기적 협력과제도 명확지 않다. 최근의 여러 징후를 보면 러시아도 확실히 북한에 경도돼 있다. 전통적 가치 동맹이자 오랫동안 우리 외교의 핵심 축이었던 미국과의 관계도 영 매끄럽지 못하다. 오는 11 일 워싱턴DC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 관계의 재확인을 기대하지만,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는 게 우리 외교 당국의 현주소다. 외교는 총만 내세우지 않을 뿐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전쟁이다. 섬세함과 큰 그림이 전략 전술에 적절히 배합돼야 한다. 주재국 말도 못 하는 인사들이나 실패한 청와대 경제참모를 대사로 보내고, 어렵게 매듭지은 과거사 협상을 '외교적폐'로 규정한 당사자를 총영사로 기용한 것부터가 고립외교를 자초하는 일이었다. 미·중 정상회담 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라는 역사왜곡까지 나와도 이를 바로잡는 정부의 노력은 안 보이는 지경이 됐다. 4 강국의 이해관계에 끼여 앞으로 한국은 힘든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북핵 문제만이 아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설사 순조롭게 마무리돼도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팽창 정책과 이에 맞서는 미국의 '항행의 자유'전략은 한층 첨예하게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일본 해군은 이런 미국을 지원하는 해상작전을 시작했다.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중국이 주도해 온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우리의 입장과 전략은 무엇인가. 개방형 강소국을 지향해 온 우리나라에 지혜롭고 유연한 외교는 필수다. 개방과 교역 확대, 자유민주주의 신장 같은 가치 공유가 우방의 제일 조건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현 정부의 근린외교를 두고 우물 안 개구리 같았던 구한말의 쇄국에 빗대는 비판까지 들린다. '최상의 외교'라는 정상외교로 당장 한·일 관계부터 정상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가 근린외교의 전략과 목표가 충분히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일본과 중국, 러시아, 미국의 이해관계 사이에서 어려운 결정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으므로, 지혜롭고 유연한 외교가 반드시 요구된다.	1
정부와 여당이 전국 구도심 250 곳에 청년창업공간과 복합문화시설 등이 들어서는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했다. 낡은 저층 주거지를 정비하고 마을 도서관과 커뮤니티시설을 들이는 등 주거와 비즈니스, 문화가 어우러진 쾌적하고 생산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도심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도 창출하면서 도심 공동체 회복이란 부수적 효과도 기대한다. 정부는 2022 년까지 전국 구도심 250 곳에 창업과 주거, 문화 기능이 어우러진 혁신공간을 조성하고 주변 지역과 교통 접근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사업의 앵커 역할을 하는 도심 내 창업공간과 청년임대주택, 각종 공공서비스 지원센터 등을 연계한 복합 시설 100 곳도 만든다. 산업과 주거, 상업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시설을 짓고 유휴 국공유지, 폐교 등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도 건립한다. 청년, 지자체 등이 협업해 대학 인근을 지역 거점으로 재생시키는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뉴딜 사업도 추진한다. 건축·경관 전문가가 재생사업에 참여해 디자인이 뛰어난 건축물과 경관을 조성하는 건축·경관 특화형 도시재생 뉴딜도 병행할 예정이다. 새로 들어설 도심 창업 공간은 청년들에게 시세의 50% 이하로 제공해 창업 인큐베이팅을 담당한다. 영세 상인들이 시세의 80% 이하로 임대할 수 있는 공공임대상가도 조성한다. 젠트리피케이션(개발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저소득층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임대료 인상 폭을 제한하고 일정 기간 임대기간을 보장하는 상생 협약을 맺으면 용적률이나 세금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정부가 발표한 도시재생 사업은 현재 우리 도시들이 '헌 도시'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절실한 사업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서울을 비롯한 우리 도시들이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광역시를 포함해 전국 주요 도시의 도심은 하나같이 인구가 감소하고 급격히 낙후돼가고 있다. 도시가 외곽으로 확대되면서 구도심은 개발의 손이 미치지 않아 공동화와 쇠퇴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지가와 이해 당사자간 갈등도 한몫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들은 도시재정비 촉진지구와 뉴타운 정책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발과 사업성 결여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그간 도심 개발 실패사례를 엄밀히 분석해 성공을 담보해야 한다. 무조건 기존 시설을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능사일 수는 없다. 이 경우 저소득층을 삶의 터전에서 구축하는 결과를 낳는다. 도시 재생은 밀어붙이기식 재개발과 재건축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시설을 재생함으로써 원주민의 생활공간을 유지하고 역사성과 지역성, 문화를 지키기 위한 방식이다. 상생 개발인 셈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공동체 가치에 치우쳐 조합주의로 흐르면 사업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이른바 '주거 헤도니즘'이란 개념이 권장되고 있다. 미끈한 빌딩과 거리, 공원뿐 아니라 각 연령층과 사회계층이 어울려 머무르고 살고 싶은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여당이 전국의 구도심 250곳에 청년창업공간과 복함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그간 정부와 지자체들이 진행해온 도시재정비 촉친지구와 뉴타운 정책들이 주민 반발과 사업성 부족으로 실패한 경우가 많은만큼 민간의 투자를 유도하고 사업성을 향상시켜 중도 이탈을 막아야한다.	1
4 월 수출이 2016 년 11 월 이후 17 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설비투자가 5 개월 만에 감소한 가운데 경기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수출마저 부진해 걱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 월 수출이 1.5% 감소한 것은 지난해 같은 달 대규모 해양 플랜트 수주 등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착시를 유발할 수 있는 반도체 '원톱' 현상 속에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 17 개월 연속 증가해오던 상승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생산과 투자, 수출이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허약해지고 있는 주력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주력 업종인 자동차 1 분기 수출은 미국·중국 수출악화로 8.2%나 감소했고 조선, 기계 등 여타 제조업 경기도 싸늘하다. 수출 경기가 살아나려면 중국에 밀리고 있는 주력 산업이 자생적 성장 동력이 확보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서비스산업과 4 차 산업 혁명 분야의 기업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이다. 하지만 정부는 신산업에 대한 규제완화 등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은 소홀히 하면서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 지난달 설비투자가 5 개월 만에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짓눌려있다는 방증이다. 환율과 국제 유가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30 일 원·달러 환율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에 큰 폭으로 하락하며 1060 원대로 내려섰다. 기름값도 치솟고 있다. 미국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할 경우 국제유가가 80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변수를 감안할 때 올해 성장률 3% 달성을 낙관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다. 산업부도 주요국 보호무역조치와 환율 하락,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성 심화 등 대외 통상환경 악화로 향후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와 기업이 민첩하게 움직여 환율 하락과 국제유가 급등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세계경기 회복이라는 호재를 잠재성장률 확충의 기회로 살리지 못하면 국제 경기가 가라앉는 시점에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일자리도 투자도 산업 활력도 뒷걸음질치는 지금 시점에,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 필요하다. 정책의 허점이 있다면 대담하게 정책의 기조를 바꾸는 것이 정도다. 잦은 추경을 통해 단기적인 문제를 그때 그때 해결하기보다는 더 큰 틀에서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거시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투자가 살아나야 수출이 회복되고, 소비도 탄력을 받는다.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수반되지 않는 혁신성장은 공허할 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3 월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 포인트 하락했다.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는 셈이다. 민간 경제계를 둘러싼 불안요인과 규제를 동시에 제거하는 일이 시급하다.	4월 수출이 2016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화된 가운데 환율 하락과 국제 유가 급등으로 향후 우리 수출이 불확실해진 만큼 정부는 수출둔화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투자 장애요인 모니터와 '규제 샌드박스' 조기 도입, 신산업 활성화에 힘써야 한다.	1
문재인 대통령이 10 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자리 늘리기와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혁신성장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과제인 만큼 무술년에 그 기틀을 다지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메시지였다. 정부와 공공 영역에서 올해 힘을 모을 주요 과제들도 언급됐다. 연말까지 화성에 자율주행차 실험도시를 구축하고, 2000 개의 스마트공장을 새로 보급하는 한편 스마트시티의 새로운 모델을 조성, 국민들이 4 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의 성과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것이다. 혁신성장을 돕는 투자생태계를 탄탄히 하겠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작년에 정부가 8600 억원을 출연한 모태펀드가 시중에 지원되는 데 이어 3 월에는 10 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는 혁신모험펀드를 출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3 월에는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재창업지원 프로그램 전용펀드를 운영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보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혁신성장과 함께 대통령이 힘을 줘 말한 단어는 '공정경제'다. 문 대통령은 그 실행방법 중 하나로 재벌개혁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혁신성장이 우리 경제와 산업이 도약하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안이다. 그러나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을 대기업과 혁신성장 기업으로 양분해서 접근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 우리 산업구조가 경쟁력을 가진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탄탄한 대기업군을 보유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경쟁력을 혁신성장의 틀 안으로 얼마나 끌어들이고 녹여 내느냐에 혁신성장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냉엄한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단일 기업만으로는 혁신하고 신시장을 파고드는 게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외부와의 협업만이 살길이라고 말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관계는 과거와 같은 갑을관계에서 벗어나 협업 파트너로 새로 규정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기업들의 인식도 최근 많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업종과 규모, 국경을 가리지 않고 무한경쟁과 협력을 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도와주기식 '동반성장'이 아니라, 신시장과 신사업 기회를 얻기 위해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 '협업성장'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기업은 지원하고, 큰 기업은 규제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기업하기 좋은 생태계, 시장 친화적인 정책만이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혁신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핵심이다. 인위적인 공무원 늘리기나 기업규제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스스로 미래 성장을 위해 인재를 뽑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 옥죄기가 아니라 기업활동을 도와주고 그들간의 협업을 도와줌으로써 플러스 에너지를 넣어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기업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주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가운데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생태계,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혁신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핵심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기업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기업활동에 에너지를 넣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으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비정규직 및 아르바이트 종업원의 실질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부담이 가중되고 주요 프렌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 지난달 28 일에는 국회에서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 시간에서 52 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까지 처리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노동시간 단축을 조기에 정착시키고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워라밸)이 확산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당국과 정치권의 입장이다. 그러나 앞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행해야 하는 기업들, 특히 고용구조가 취약한 중소기업이나 영업사업자에 불어닥칠 후폭풍이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이나 정부당국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 파장을 염려하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 차관은 7 일 기획재정부, 고용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17 차 최저임금 태스크포스(TF) 겸 근로시간 단축 관련 회의'에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일부 중소기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단기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기업으로서는 추가채용에 따른 구인 및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일부 근로자들은 임금 감소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장,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3D 업종을 중심으로 구인난이 더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일선 기업들도 양질의 일자리를 더 충원하는데 따르는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고 차관은 "어려움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영향을 점검하고,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서 안착될 수 있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 차산업혁명 시대, 전 산업분야에 자동화, 지능화가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한 고용시장 및 임금체계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워나밸' 운동과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중요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당장 고용은 물론 경영상에 어려움이 예고되는 중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보완책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각 산업군, 기업군별로 가져올 파급력을 사전에 정밀 조사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완급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수출경기가 살아나고, 소비가 회복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해 들어서 일선 기업의 체감경기는 곤두박질 치고 있다. 새해부터 모든 사업장에 시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이 기업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수출 대기업들도 지난 연말부터 불어 닥친 미국발 통상압박으로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제도까지 확대 시행되면서, 기업들, 특히 고용구조나 경영여건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또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일부 중소기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단기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면서 이들에 대한 추가적인 보완책이 시급하므로, 정부는 각 산업군, 기업군별로 가져올 파급력을 사전에 정밀 조사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완급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1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국회, 행정부, 사법부가 서로를 견제하면서 권력 독점과 부패를 막아야 한다. 이 원리는 국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야당은 권력을 쥔 여당의 독주를 막고 정책 실행과 법 집행의 공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강력하고 건강한 야당이 있어야 여당과 청와대, 정부는 긴장한다. 이런 점에서 현재 야당의 모습은 실망스러울 뿐이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사안마다 펼치고 있는 전략과 행보 그리고 말을 보면 불안 그 자체다. 정치에서 말이 차지하는 부분은 결코 적지 않다. 정당의 색깔과 노선을 적나라하게 표출할 수 있는 창구가 바로 언어다.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말에 따른 결과를 늘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주요 쟁점과 이슈를 두고 이뤄진 적절한 말은 표심을 자극하고 지지층을 확장시킨다. 그러니 정치인의 말은 비전과 신뢰를 지녀야 하고, 품격을 담아내야 한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의 말을 살펴보면, 이런 기대에 동떨어져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남한 것을 두고 한국당 지도부는 거친 말을 쏟아냈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대한 평가를 논외로 하고 그들의 말을 들어보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저잣거리에 목을 내걸어도 모자랄 판에…"라고 했다. 또 "김영철은 정찰총국장으로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주범으로서 한국 땅을 밟으면 긴급체포하거나 사살시켜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은 "만약 천안함 폭침 주범인 김영철이 대한민국 땅을 밟고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과 악수한다면 우리는 문재인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런 말들을 자초했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막무가내식 진화에 나섰다.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이 일제히 나서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 등의) 주범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두둔했다. 남북 협상과 북미 대화의 필요성과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과정이야 어떻든 성과를 내려는 조급증이다. 김영철 방남은 분명 보수 야당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천안함 유족과 피해자들의 분노,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 해도 한국당에서 쏟아내는 발언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들의 막말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지형이 바뀌고 있는데 보수 정당은 예전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예전처럼 반공 등 기존 어젠다만 강조해선 지지율을 끌어모으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50 대의 탈 보수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적인 '최대 고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 변했으니 전략을 바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때 가장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 게 바로 말이다. 말에서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분노와 색깔을 거칠게 담아낸 막말은 스스로 위안을 받을 순 있어도 오히려 지지율을 깎아내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야당은 정쟁막말에 등 돌리는 보수 지지자들이 생길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 적절한 말과 건강한 말을 통해서 지지층을 넓히고 강력한 야당을 만들어 여당과 청와대,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	1
사설 대한민국, 이젠 슬픔 딛고 앞을 향해 나아가자 국민 뜻 헤아린 국정쇄신... 정략 넘어선 사회통합으로 역사발전 전기 삼아야 우리는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냈다. 지난 이레 동안 큰 슬픔에 젖었던 국민들은 모두 옷깃을 여미고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불꽃 같은 삶을 살고 진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은 가는 길이 외롭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영결식 때는 그를 좋아했던 이들도, 잠시나마 미워했던 이들도 그가 즐겨 불렀던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는 노랫말을 들으며 함께 울었다. "뒤에 남은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할 것"이라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조사를 들으며 한마음이 됐다. 이제 우리는 비통해 하며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슬픔을 딛고 저 들판의 상록수처럼 꿋꿋이 서야 한다. 상실감에 일손이 잡히지 않았던 이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계는 지금 우리 국민들이 한 지도자를 떠나 보내며 어떻게 슬픔을 이겨내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이 슬픔을 국민 통합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성숙한 민주사회의 모습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슬픔을 억누르지 못해 분노로 표출하는 것은 고인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그의 참뜻을 되새겨야 한다. 혹시라도 자신의 죽음이 이미 쪼개진 우리 사회를 또다시 이편 저편으로 갈라 놓을까 염려한 그의 뜻을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애도의 촛불은 이제 그만 내려놓아야 할 때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은 국민의 이름으로 단호하게 내쳐야 한다. 일각에서는 추모 열기에 편승해 지지율을 높여보겠다는 얄팍한 계산을 할 수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전적으로 현 정부와 검찰의 핍박 때문이라며 책임론을 들고 나오는 정치인도 있을 것이다. 여야 정치권이 책임 공방을 벌이며 사생결단 싸우게 된다면 한국은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여야는 이제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권이 자숙하지 않고 정쟁으로 날을 지샌다면 결코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진정한 사회 통합을 꿈꿨던 고인을 한없이 욕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민주사회 발전의 밑거름으로 만드는 일은 여야 정치권 모두가 함께 이뤄야 할 책무다. 정부는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국정 쇄신에 나서야 한다. 거대한 추모 물결은 단지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슬픔만을 표현한 게 아니라 현 정부에 대해서도 무언의 주문을 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들이 뭘 바라고 있는지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진정으로 국민들과 소통하는 정부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일자리를 잃고 실의에 빠진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정부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몸을 낮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는 슬픔을 딛고 일어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진정한 역사 발전의 전기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며 슬픔을 딛고 일어서 다시 앞으로 전진해야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진정한 역사 발전의 전기로 만들 수 있다.	1
북한이 우리 측과의 대화에 부쩍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어제 개성에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사 실무 접촉이 열렸다. 그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전단 살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군사 실무회담을 갖자고 제의해왔다. 지난 8월 31일 우리 측이 100억원 규모의 수해물자를 지원하겠다는 전통문을 보낸 데 대해서도 기다렸다는듯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왕 줄 거면 쌀, 시멘트, 중장비를 달라는 역제의를 보내기도 했다. 남북 간 접촉이 활발해지는 건 여러 모로 바람직한 변화로 본다. 천안함 사태 이후 사면초가의 압박을 받아온 북한으로서도 더 이상 버티기로 일관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소나기식 제의에 담긴 의중을 감안한다면 무조건 긍정적 변화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부분이 많다. 우선 쌀 지원엔 미묘한 문제가 제기됐다. 엊그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최근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남북 관계에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며 "북한이 전쟁에 대비해 비축한 쌀은 100만t에 달한다"고 지적했고 어제 정부 측에서도 그런 사실을 확인했다. 실상이 그렇다면 북한은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기아 상태에 빠져 있는 인민을 방치해놓고 있는 꼴이다. 여기에 수재를 이유로 쌀을 더 준다는 건 '인도적 지원'이 될 수 없다. 1995년 이후 2007년까지 북한에 지원한 식량 가운데 쌀만 따져도 250만t 수준인데 현재 100만t 이상을 비축하고 있다는 건 실제로 인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았거나 혹은 쌀 지원 자체가 불필요했다는 의미가 된다. 정부도 대북 쌀 지원의 타당성을 따지는 데 결정적 근거가 될 이런 사실을 감추고 있다가 왜 이제서야 밝히는 건지 설명하기 바란다. 정부는 신의주 지역 수해 직후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 여론이 일자 5000t 지원 방침을 설정하고 어제 민간 대북지원단체를 통해 203t을 신의주 지역에 제공했다. 정부가 북한 관련 정보를 독점하면서 정치적으로 필요할 때만 조금씩 흘리는 식으론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없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아울러 최근 북한의 유화 제스처를 천안함 사태나 핵협상과 직접 연계시키려는 분위기도 주의를 요하는 대목이다. 북한이 천안함과 핵문제를 분리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선다면 가장 바람직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가령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이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이행한다면 그에 맞춰 한ㆍ미 양국과 국제사회가 취해온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보이며 6자회담에 복귀한다면 논의가 중단된 포괄적 경제지원 방안을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같은 이벤트가 열리고 남북 간 접촉이 활발해진다는 이유만으로 천안함 문제를 없던 일로 돌리고 6자회담을 재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한이 남북 접촉에 적극성을 보이는 기저에는 기존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안 먹히고 천안함 사태로 압박만 가중된 상황을 타개하려는 궁여지책처럼 보인다.	이산가족, 전단 살포 문제 등의 실무회담을 제안해 온 북한의 소나기식 대화제의에 숨겨진 의미를 고려해 볼 때 긍정적인 변화로만 생각하지 말고 미국과 내통하기 위해 남북관계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1
통계청의 '2019 사회조사 결과'에서 "계층이동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비율이 22.7%에 그친 것은 도전정신과 활력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를 단적으로 함축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2009 년 37.6%에서 10 년 새 15%포인트 줄었다. 반면 계층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64.9%('모른다' 12.4%)에 달했다.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높다'는 응답이 2009 년 48.3%에서 올해 28.9%로 20%포인트 떨어졌다. 계층상승 기대치가 뚝 떨어진 것은 장래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1%대 저성장이 고착화할 조짐인 데다 주력산업은 중국의 추격에 고전 중이고, 내수경기도 회생 기미가 안 보인다. 그럴수록 '파괴적 혁신'을 통해 경제활력을 되살려야 할 텐데, 신(新)산업은 기득권과 규제에 꽉 막혀 버렸다. 일자리가 나올 곳이 없는 반면 넘치는 유동성과 공급규제 탓에 서울 집값만 고공행진이다. 소득격차가 더 벌어질 판이다. 성장도, 분배도, 일자리도 없는 나라가 돼가고 있다. 청년 4~5 명 중 한 명은 '백수'인 처지이고, 'SKY' 대학을 나와도 30~50 차례 취업낙방이 기본이다. 좌절한 젊은이들은 언젠가는 날아보겠다는 '거위의 꿈'조차 잃어간다. 일본의 '잃어버린 20 년'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를 만들어냈듯이, 온라인상에는 온갖 악플·욕설로 서로에게 상처주기 바쁘다. 나라가 극도로 무기력해질 때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민간의 창의와 활력을 되살리도록 과감한 구조 개혁에 나서는 것이다. 위기를 극복한 나라와 위기에 주저앉은 나라가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기조는 공무원을 더 늘리고, '세금 알바'로 일자리 통계를 분식하고, 청년에게 수당 몇 푼 쥐여주는 것 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다. 점점 계급화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극복할 노동 개혁은 일언반구도 없고, 되레 '노조 천국'을 만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며 구조 개혁에 나서 '유럽의 병자'였던 나라를 되살린 것과 대비된다. '조국 사태'에서 확인했듯이 기회 불평등과 불공정은 상위 1%가 아니라 상위 20%의 문제로 넓혀 봐야 한다. 안정된 직장, 높은 보수의 20%와 그렇지 못한 80%로 나뉘는 '20 대 80 사회'의 단면이다. 그런 상위 20%가 자녀들을 유학, 특목고 등으로 엘리트 교육을 시키면서, 다른 이들의 자녀는 획일적 평준화로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 기회마저 봉쇄하려 든다. 의욕과 열정으로 창업·기술개발에 도전하려는 청년들을 주 52 시간제의 장벽에 좌절하게 만든다. 이는 '기회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정책 폭력'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선거 승리에, 정부는 현금 살포에 혈안이다. 국가로부터 현금을 받는 국민이 1000 만 명을 넘었고, 내년 예산안 중 현금 지원액만 54 조원에 이른다. 국민 스스로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도록 정부가 의욕을 북돋우기는커녕 '국가의존형' 국민을 양산하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노력하면 된다는 도전정신과 활력이 실종되어 각종 앞날이 불안한 나라는 미래는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무기력에 빠진 나라를 위해 정부는 과감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	1
헌정사상 첫 대통령 파면으로 대한민국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됐다. 대통령 궐위로부터 60 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두 달간의 대통령 공백 사태는 불가피하다. 그 기간 동안 대한민국호(號)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운행해야 한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황 권한대행은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권한대행을 맡아 국정을 운영해 왔지만 대통령 궐위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만큼 보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정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공약을 가다듬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도 없이 바로 개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황 권한대행의 '60 일 과도정부'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하다. 황 권한대행의 직무범위가 '현상 유지'에 그쳐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차기 정부가 직면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위기관리를 철저히 해야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두 축인 안보와 경제는 지금 위중한 상황이다. 북한은 김정남 독살에 이어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고, 중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반발해 보복에 나서는 등 동북아 정세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 내 경각심이 커지면서 대북 선제타격론, 전술핵 배치 등 초강경 옵션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일 3 국이 북핵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 한국을 배제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 도발 시 확실히 응징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는데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구축에 가장 역점을 둬야 한다. 황 권한대행은 사드 배치에 있어 미국과의 합의를 이행하면서 중·일과의 관계 악화를 막는 묘수를 찾아야 한다. 안보 이상으로 중요한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탄핵정국이라는 정치 불확실성으로 경제는 위기로 치닫고 있다. 2%대의 저성장 기조, 소비 둔화, 1300 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등 악재가 한둘이 아니다. 대외 경제 환경은 더 좋지 않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통상압력이 노골화되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한국 환율조작국 지정,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만기 등을 근거로 한 '4 월 위기설'도 지난달부터 퍼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할 컨트롤타워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당일 이헌재 당시 경제부총리는 한강 다리를 여섯 번이나 건너며 국제 신용평가사 등 시장을 안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중심이 돼 위기를 헤쳐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황 권한대행의 대선출마론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이 높지만 황 대행의 본분은 비상 상황에 처한 국가를 안정화시키고 조기 대선의 심판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다.	대통령 파면으로 인해 두 달간의 대통령 공백 사태가 되었으며 이 시기동안 황 권한대행은 차기 정부가 직면할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관리를 빈틈없이 해야할 것이며, 국정혼란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1
한국지엠(GM) 사태는 향후 자동차업계 구조조정의 시금석이다. 이번에도 '강도 높은 자구노력 후 지원'이라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면 산업 구조조정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한국GM처럼 경영 실패로 위기에 몰린 민간 기업을 번번이 국민의 혈세로 구제해야 하는지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GM은 23 일 이사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재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한국GM 노사의 자구안 합의를 전제로 경영정상화 계획이 실행되면 한국GM은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최근 3 년간 3 조원의 적자를 냈던 것에서 오는 2020 년부터 흑자로 돌아선다는 중간보고서를 마련해 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정치권은 산은의 빠른 실사에 대해 "이미 지원한다는 정치적 판단이 전제된 선택이 아닌가 우려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실사를 통해 GM 본사가 비싼 연구·개발비와 고리의 대출금 등으로 한국GM에 큰 부담을 안겼다는 의혹도 확실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한국GM 사태가 이처럼 악화된 데는 경직적 노사 관계와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가장 큰 요인으로 깔려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지금 나와 있는 한국GM의 회생 전략은 경쟁력 있는 신차 투입과 노조의 고통분담이라는 근원 처방이 아닌 표피적 대증요법일 뿐이다. 경영부실의 불씨가 남아있다. 판매 부진과 자금난을 촉발하는 한국GM 주력 모델의 부진과 관련,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중형급 이상 모델이 부평·창원 공장 등에 투입될 것인지 불확실하다. GM이 구원투수로 주목받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를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수입·판매키로 한 것을 보면 장기적 생존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 GM 입장에서 한국GM은 중국이나 베트남·멕시코 등으로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는 사업장이다. 언제든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GM 철수 이후를 대비하는 '플랜B'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도 위기 상황에서도 노조 역시 전혀 바뀌지 않았다. 지난 5 일 일부 노조 간부들이 성과급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GM 사장실을 검거하고 집기와 화분 등을 마구 파손했다. 21 일 노사 제13 차 교섭에서도 노조 측 일부 교섭 대표가 회사측이 내놓은 수정 제시안에 반발하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에게 의자를 던지려고 하는 등 소동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조의 구태의연한 패악이 되풀이된다면 한국GM이 내놓을 신차와 투입하는 혈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것이다. 이는 경영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GM 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업계 전체가 비용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에는 눈을 감은 채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강성 노조의 태도, 고비용·저효율 구조, 기술개발 타이밍 지연에 따른 경쟁력 하락 등으로 총체적 위기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10 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쌍용차도 올해 1 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늘어났다.	자구의 노력 없이 공적자금에 의지하면서 강성 노조만을 유지하고 있는 GM사태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가 겪는 위기의 일면으로 경쟁력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1
사설 은행권 사외이사제도 이것만은 고쳐라 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사퇴 파동을 계기로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 사외이사제도 개선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마무리 작업을 거쳐 금명간 개선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국내 은행에 지금 같은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된 것은 외환위기 때 관치금융이 은행 부실화를 불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이러한 관치의 폐단을 없애려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은행 지배구조는 당초 사외이사제 도입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사외이사들이 회장을 선출하는 막강한 권한을 아무런 견제 없이 행사하고 사외이사가 스스로 사외이사를 선출하는 권력 토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다른 은행에서는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하지 못할 정도로 독립성이 없어 무용론까지 대두될 지경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사외이사제 개선 방안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첫째, 사외이사 추천위원회에 외부 인사의 참여가 확보돼야 한다. 주주뿐 아니라 고객,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stakeholder)가 망라돼야 한다. 그래야 경영진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고 사외이사가 스스로를 선출하는 도덕적 해이도 방지할 수 있다. 정부의 예금자 보호와 위기 때마다 투입되는 공적자금을 감안할 때 은행의 공공성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상호평가 및 다면평가에 이어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평가위원회에 의해 최종 점검되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연임 여부가 결정되고 이러한 평가과정이 시장에 공시되어 시장 규율에 의한 사외이사 견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시장이 사외이사를 규율하고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해야 적절한 균형이 달성된다. 셋째, 사외이사에 대해 경영진과 동일한 정보 제공이 보장되어야 한다. 아무리 전문성과 독립성이 확보되어도 정보가 차단되면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사외이사사무국 등 지원체계를 정비하는 동시에 사외이사에게 이사회 활동에 충분한 시간 확보 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최소한 연간 30일 내지 36일 정도 일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독일도 시간 확보 의무가 있다. 넷째, 사외이사의 보수가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하는 일에 비해 과다한 보수를 받는다는 비판의 소리가 거세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공청회에서 제안된 사외이사 인력풀 설치 방안은 자격요건을 특수직업군에 제한할 수 있고 선정에 관의 입김이 개입될 개연성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또 최고경영자와 이사회의장 분리 문제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중시할 경우 분리가, 경영의 효율성을 강조할 경우 결합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한 외국 사례를 보면 영국은 95%가 분리를, 미국은 오히려 80%가 결합하고 있어 분리 여부는 은행 자율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 이 밖에 은행 사외이사제도 개선이 궁극적으로 은행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어야지 관치의 여지를 더 넓히는 계기로 활용되어선 안 될 것이다.	은행권의 사외이사제도는 외환위기 때 도입된 제도로서 관치의 폐단을 없애려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필요하며 현재 은행은 이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번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사퇴 파동을 기회로 개선 할 예정이다.	1
또다시 해가 바뀌고 2018 년 무술년(戊戌年)이 밝았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나라다운 나라'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사회 구석구석 도사린 부정부패를 없애고 서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공동체를 가꿔간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각자 노력한 대로 사회발전의 뒷받침이 되고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 집단이익보다는 원칙과 상식을 앞세우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가운데 구성원들 사이의 믿음이 싹트고 웃음소리가 번져갈 것이다. 결국 정치 리더십 확립에 달린 문제다.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중심을 잡고 나라를 올바로 이끌어야 한다. 정책이 투명하게 추진돼야 하며, 필요한 부분에서는 법령이 때맞춰 보완돼야 한다. 소통과 타협의 정치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 모습은 국민들이 바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데다 개헌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여야 간 마찰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대외 여건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사실이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우리 의지와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의 거듭된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비한 모종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위안부 협상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일본과의 관계도 원활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내달로 다가온 평창올림픽만큼은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성대하게 치러야 한다. 북한도 아직 참가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평화올림픽 개최를 위해 최대한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가 제 궤도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안심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본격 늘어남에 따라 올해는 3.0% 성장률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 한다. 올해는 드디어 3 만 달러 국민소득을 이룰 전망이라니, 국가적 위상과 자존심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금물이다. 성장을 주도하는 종목이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 편중돼 있으므로 불안 요인은 상존한다. 제4 차 산업을 육성해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고 하면서도 아직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도 아니다. 조만간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예고돼 있는데다 중국의 사드보복도 언제 다시 재연될지 모르는 처지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새해부터는 높아진 최저임금이 적용됨으로써 기업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근로시간 단축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어 기업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근로자들의 권익도 좋지만 기업활력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이 뒷전으로 처져서는 일자리 창출이나 빈부격차 해소작업이 한계에 부딪치기 마련이다. 각종 재난과 사고로부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 낚싯배가 충돌사고로 뒤집혔고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났지만 구조작업은 여전히 허점을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로 혹독한 곤욕을 치르고도 달라진 게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하다. 이제 새해는 시작됐다.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 지도자들이 국정 운영을 잘 해서 새해에는 국가안보와 재해예방, 경제 활성화 등에서 국민의 삶이 나아지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하기를 기대한다.	1
지난해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550 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26 일 국무회의에서 심의 의결한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17 년 국가부채는 1555 조8000 억원으로 2016 년 1433 조1000 억원에 비해 무려 122 조7000 억원이나 늘었다. 국가부채 증가분 가운데 31 조8000 억원은 국채발행에 따른 것이고, 나머지 93 조2000 억원은 공무원·군인연금의 연금충당부채 증가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는 모두 845 조8000 억원으로 전체 국가부채의 54.4%를 차지했다. 연금충당 부채 증가폭은 2013 년 통계집계 방식 개편 이후 역대 최대다. 중앙·지방 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도 660 조7000 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조8000 억원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650 조원을 넘어섰다. 국가채무는 2011 년 400 조원, 2014 년 500 조원, 2016 년 600 조원을 돌파한 뒤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부채는 정부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 년 773 조5000 억원에서 불과 6 년 만에 배로 증가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증가세다. 지난해 세수가 많이 걷혔다고 해도 국가 관리재정수지는 18 조5000 억원 적자였다. 결과적으로 국가부채가 크게 증가한 것은 공무원, 군인재직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연금충당 부채 계산시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저금리에 따라 크게 하락해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무원과 군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2022 년까지 공무원 17 만4000 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과 군인 연금충당부채 규모는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국가부채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부채가 급속하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정부는 내년 예산을 '확장 예산'으로 편성했다. 정부는 내년 청년일자리, 저출산고령화, 혁신성장, 안전 등 4 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등 총 453 조원 가량의 예산안을 마련했다. 이는 올해 428 조원 예산보다 30 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앞으로 공무원 연금충당 부채가 늘어나는 것 외에도 복지예산 급증도 전체적인 국가부채를 늘리는데 주요 원인이 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11~2017 년 정부의 총지출은 연평균 4.4% 증가한 데 비해 복지 지출은 평균 7.0%나 증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런 정부의 복지 지출 속도라면 2040 년 우리나라 복지 지출 비중이 모든 선진국을 추월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가계부채도 1450 조원을 넘어섰다. 국가부채까지 합하면 총 부채가 3000 조원이 넘는 상황이다. 국가 재정 건전성을 차원을 넘어 자칫 부채 폭탄이 터져, 헤어나올 수 없는 경제 파탄 상황에 몰릴 수 있다. 국가 위기 상황에 처하기 전에 공무원·군인연금 재정의 구조개혁이 필요하고, 공무원 증원은 꼭 필요한 인원 외에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2017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부채가 155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주된 원인은 공무원과 군인 재직자 수의 증가로 보임에 따라 공무원 증원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연금 재정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1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매년 7, 8 월에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 또는 폐지해 가계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발표했다. '민·관 전기요금 누진제 TF(태스크포스)'가 그제 내놓은 방안은 ▷1 안: 작년처럼 누진구간 확대 ▷2 안: 누진제 3 단계서 2 단계로 축소 ▷3 안: 누진제 폐지(단일요금제 전환) 등 세 가지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이 이미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못박아, 일부 요금 인상이 필요한 3 안은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정부·여당은 할인대상(1629 만 가구)이 가장 많은 1 안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전기료를 깎아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방안이든 연간 1911 억~2985 억원의 요금 할인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따져보면 찜찜한 마음을 떨치기 어렵다. 정부가 재정으로 메워준다지만, 작년에도 할인비용 3611 억원 중 357 억원만 지급했을 뿐 대부분 한전이 떠안았다. 탈(脫)원전과 연료가격 상승 여파로 적자 늪에 빠진 한전에 또 손실을 안길 판이다. 한전의 경영상태는 말이 아니다. 지난해 1 조1745 억원 적자(연결기준)에 이어 올 1 분기에 7611 억원의 손실을 봤다. 부채는 1 년 전보다 7 조원 이상 늘어난 약 120 조원(3 월 말)에 이르고 부채비율도 173%나 된다. 일각에선 '공기업'인 한전이 연 3000 억원 정도 부담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공기업도 기업이고, 존속가능해야 공익성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전은 뉴욕증시에 'Kepco'로 상장돼 해외 주주들도 많다. 정부가 원칙 없이 전기료를 좌지우지하며 한전 경영에 '멍에'를 씌우는 행태가 어떻게 비치겠나. 국가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3 년 전 6 만원대이던 한전 주가는 2 만원대로 추락해 소액주주들이 집단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외국인 주주들(지분율 27.0%)이 잠자코 있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해마다 불거진 누진제 논란을 정부가 근본적으로 해소할 의지가 있다면 3 안대로 폐지하는 게 정답이다. 그러려면 전력 저소비층(1416 만 가구)에 대해 소폭 요금인상을 설득해야 할 텐데, 정부는 '쉬운 길' '인기 끄는 길'로만 가려고 한다. 또한 1 인 가구, 맞벌이 가구가 크게 늘어나 전력 저소비층이 저소득층과 일치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전기료는 각자의 부담능력과 사용량에 맞춰 요금을 매기되, 저소득층에 대해선 '에너지 바우처'를 통해 지원하는 게 정상이다. 그게 시장원리에도 부합한다. 사회복지와 공공서비스는 정부가 할 일이다. 하지만 역대 정권마다 전기료뿐 아니라 '기름값이 묘하다'는 식으로 유가, 통신비 등 시장가격에 수시로 개입하고 부담을 공기업은 물론 사기업에까지 전가해왔다. 기업들을 경쟁시켜 가격을 낮출 생각은 않고, 정치적 선심쓰기와 기업 팔 비틀기로 일관하면서 시장경제 국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런 '못된 버릇'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보편적 복지는 보편적 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해 펴는 게 선진 복지국가들의 공통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매년 7, 8 월에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 또는 폐지해 가계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내놓았으나 이는 한국전력에 또 경제적인 부담을 주게 될 것이므로 단일요금제로 전환하는 것이 합당하다.	1
한국 정치판은 국민의 기대를 늘 '실망과 혐오'로 되갚는다. 20 대 정기국회 마지막날(10 일) 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예산안을 기습 처리한 전말을 보면 왜 정치가 불신 대상인지 새삼 실감케 한다. 민주당은 군소정당들과 야합해 임의로 결성한 '4+1 협의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에서 깜깜이 예산 수정안을 만든 뒤, 무슨 항목이 얼마나 증액·삭감됐는지 공개하지도 않은 채 표결에 부쳤다. 본회의 시작 후 28 분 만에 정부 원안에서 고작 1 조2075 억원을 줄인 512 조2505 억원의 '초슈퍼예산'이 확정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헌법·국회법에 따라 거쳐야 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건너뛰었고,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통해 세입을 확정짓기 전에 예산안부터 통과시켰다. 더구나 '4+1 협의체'는 예산안을 주무를 법적 근거도 없다. 헌법 존중과 법치, 국회의 행정부 견제라는 민주주의 기본 전제를 여당이 앞장서 무너뜨렸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편법·탈법·불법을 레시피 삼아 총선용 초대형 '퍼주기 예산'을 합작한 꼴이다. 그 결과 재정적자(올 1~10 월)가 45 조원, 나랏빚이 698 조원에 달하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3 년 만에 예산이 112 조원 급증했다. 재정을 거덜 낼 판이다. 왜 이런 무리수를 뒀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들러리 군소정당들에 '당근'을 주면서 '4+1'로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 법안을 강행하기 위한 '예행연습'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군소정당의 실세들에게는 지역구 예산을 알뜰하게 챙겨줬고, 선거구 하한선을 편법으로 낮춰 현역 지역구가 사라지는 것도 예방할 것이라고 한다. 군소정당들을 범(汎)여권 운명공동체로 꽁꽁 묶어두려는 의도로 비친다. 이처럼 '총선 정치공학'에는 탁월한 여당이 정작 국가 미래를 위한 혁신에는 무슨 노력을 기울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빅데이터 활성화에 필수인 '데이터 3 법'은 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일자리 보고(寶庫)'를 키우자는 서비스산업발전법안은 논의조차 안 했다. 주 52 시간제 보완입법을 마냥 미룬 탓에, '계도기간 1 년6 개월'이라는 초유의 땜질대책을 낳았다. 추경 편성, 예산 증액 때만 "경제상황이 엄중하다"고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기업들이 절실히 원하는 경제입법은 뒷짐 진 채 노동계와 이익집단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한다. 벤처업계의 강한 반발을 부른 '타다 금지법'을 발의해 밀어붙인 것도 민주당이다. 집권여당이 국가의 미래에는 눈 감고 선거 득실 계산에만 혈안이니 정치가 '나라의 싱크홀'이 돼 간다. 그러고도 지지율이 높은 것은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지리멸렬한 '야당 복(福)'을 누리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법적 정당성을 무시한 채 과반의 숫자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식의 일방 독주로는 '야당 복'도 신기루가 될 것이다. 집권여당이 제동장치 없이 독선과 오만에 빠졌을 때 국민은 어김없이 표로 심판했다. 지난 총선에서 최대 200 석 운운하던 새누리당의 몰락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군소정당들과 야합해 예산안을 기습 처리한 것은 헌법 존중과 법치주의, 국회의 행정부 견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를 무너뜨린 것이며 총선용 초대형 '퍼주기 예산'에 편승한 것이다.	1
국내 인터넷 기업이 한국에서 오히려 차별을 받는 '역차별' 문제를 풀기 위한 협의기구인 인터넷상생협의체가 오는 23 일 첫 회의를 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축이 돼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과 구글, 페이스북 같은 해외 인터넷기업도 이 협의체에 참가한다고 하니 현명한 해법을 기대한다. 국내 인터넷기업이 안방인 한국에서 차별을 받는 문제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불거졌지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국내 인터넷 기업이 '기울어진 운동장'의 아래에서 글로벌 IT 공룡들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국내에서 오히려 발목이 잡혀 해외로 발을 제대로 뻗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이 역차별을 받는 것은 하나둘이 아니다. 구글은 국내에서 수천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얼마를 버는지 세금은 제대로 내는지 확인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들이 신고하는 대로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광고 수익 외에 싱가포르에서 수익이 잡히는 구글플레이의 앱 수수료는 확인할 수도 없다. 반면 너무도 당연하지만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기업은 매출이 공개되고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다. 한술 더 떠 네이버나 카카오가 망접속료로 연간 수백억원을 내는 데 비해 구글 등은 무임승차하고 있다. 고속도로처럼 잘 깔린 국내 초고속인터넷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이용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은 모두 해외로 챙겨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 동영상 시장이 인터넷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이런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구글 유튜브 등의 시장지배력은 더 확고해지고 있는 사이에, 네이버나 카카오는 성장동력이 멈춰 서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세금이나 망접속료 문제만이 아니다. 국내 기업들은 우리 정부와 시민단체들의 눈치를 봐가며 서비스의 창의성을 발취하지 못하고 있지만, 해외 기업들은 국내 법체계와 상관 없이 자유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콘텐츠나 서비스 품질은 떨어지고, 이용자들은 외면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말한 대로 동등한 조건에서 사업할 수 있는 조건이라도 되야 한다는 것이 국내 기업들의 조그마한 바람이다. 안에서 불리한 경쟁을 하는데, 밖에 나가면 오죽하겠느냐는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하소연이 볼멘소리만은 아니다. 또 정치권이 인터넷 여론 잡기에 나서면서 국내 인터넷 기업에 드리운 그림자는 더 짙어지고 있다. 국내 인터넷 산업은 초고속 인프라와 함께 한국 IT산업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규모 면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미국 인터넷 기업들에 비해 작지만, 이들과 경쟁에서 당당히 버티며 살아남았다. 이제 해외로 보폭을 확장하려는 데, 역차별 문제로 발목이 잡혀 내일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 그나마 해 볼 만한데, 손발까지 묶였다고 하소연한다. 23 일 첫 회의를 시작하는 인터넷상생협의체가 그래서 중요하다. 이 회의가 합의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하니,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인터넷 기업의 '역차별' 문제를 풀기위한 협의기구인 '인터넷상생협의체'가 오는 23일 방통위가 주축으로 국내 인터넷 기업과 해외 인터넷 기업이 같이 참여하여 국내 인터넷 기업이 '기울어진 인터넷 운동장' 아래에서 글로벌 IT 기업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첫 회의가 진행되는데 이번 회의를 통한 현명한 해법을 기대한다.	1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마곡지구에서 '2018 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를 열고 세부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작년 혁신성장을 내건 후 이번에는 구체적인 플랜을 밝히는 자리였다. 미래차와 드론 등 8 대 핵심 선도 사업을 통해 2022 년까지 일자리 30 만 개를 만들 거라고 밝혔다. AI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2022 년까지 2.2 조원 투자하고 인공지능대학원을 신설하며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을 촉진하는 빅데이터 분야 법제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말 상용화 예정인 5G를 활용해 제조·물류·재난·안전 수익모델도 만든다.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청년창업 농식품 벤처펀드도 조성키로 했다. 정부는 혁신성장이 본궤도에 오르면 초연결 지능화,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핀테크, 에너지신산업, 스마트시티, 드론, 미래자동차 등 미래먹거리가 될 8 대 핵심선도사업에서 신설법인 수가 올해 12 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들이 30 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날 정부가 밝힌 혁신성장 플랜은 새로울 게 없다. 그간 나온 로드맵의 재탕이다. 무엇이 구체화 되었나 아무리 뒤져봐도 '앞으로 하겠다는 것'이 태반이다. 지난 1 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스마트시티, 드론, 스마트팜, 원격의료, AI, 미래차 등이 신성장 분야로 등장한 지는 이미 수년이 지났다. 스마트시티만 해도 단골 정책메뉴가 된 지 10 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전국 어디에서도 스마트시티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껏해야 초보적 원격 검침에 출입 통제가 전부다. 스마트시티란 말 그대로 현대인의 도시 삶과 밀접한 교통, 식품, 건강, 방범,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이 데이터와 센서 기반 위에서 고도의 효율성을 갖고 소비되는 일종의 '헤도니즘적' 공간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혁신성장이 구호에만 그친 것을 비단 문재인 정부 탓으로만 돌릴 일은 물론 아니다. 과거 십 수년 동안 각종 규제와 제도 미비를 방치한 결과다. 새살이 돋기 위해서는 구각을 깨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혁신은 이해관계의 변화를 동반한다. 기득권을 잃는 일이 일어난다.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는 갈등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규제 개혁은 시늉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이를테면 의료법은 국회 상정과 파기, 계류를 계속하고 있다. '시골의사'들의 드잡이로 원격의료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 대기업이 스마트팜 성공사례를 만들려는 시도는 선동 농민들의 시위로 무산됐다. 드론을 띄우려면 항공법 등 복잡다단한 법규를 피해갈 묘책을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법조문을 뒤질 때 중국은 드론산업에서 종주국 자리를 꿰찼다. 이번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도 김동연 기재부 장관은 규제와 기득권의 난관을 인정했다. 그는 '핵심 분야의 규제혁신이 부족하고 노동시장에 낡은 제도가 남아 인적자본의 이동이 저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를 직시한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를 혁파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정부가 주관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2018 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는 혁신성장의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았는데 아쉽게도 새로울 게 없었고, 정부가 진정한 혁신성장을 원한다면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규제혁신과 중재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1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8 년 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14 일 발표한 2 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08 만3000 명으로 1 년 전보다 10 만4000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0 년 1 월 이후 8 년 1 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2 월 실업자 수는 1 년 전보다 7 만6000 명 감소한 126 만5000 명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실업자 100 만명 대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4.6%로 1 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청년(15∼29 세) 실업률은 9.8%로, 2013 년 2 월 9.0% 이후 역대 2 월 중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달엔 국가직 9 급 공무원 시험에 접수한 청년들이 한시적으로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달 이후 청년 실업률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청년 실업자는 42 만1000 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3 분의1 을 차지했다. 일자리 창출을 국정 1 과제로 삼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무색하게 하는 수치다. 갈수록 직업을 얻기 힘들어지는 '일자리 쇼크'는 단기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 한국지엠 공장폐쇄, 조선업 구조조정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근원적 원인은 새로운 혁신산업의 부재, 규제에 따른 기업 경영환경 악화를 꼽을 수 있다. 기존 조선·반도체·자동차·철강·정유·화학 등 대규모 제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정체 또는 침체에 빠진 제조업종 대기업만으론 더 이상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기는 어렵다. 게다가 산업 규제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아 기업의 최대 적은 여전히 규제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규제와 기업환경이 나쁜 나라에서 일자리와 국민소득이 늘어나길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내 임금 대비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기업의 투자는 계속해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R&D 투자세액 공제 축소 등 우리나라가 기업 하기 나쁜 나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미국, 일본 등이 과감하게 법인세 낮춰 투자를 촉진하는 데 반해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가 최근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첨단 신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철거해야 할 규제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60% 가량이 '정부의 규제개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정부 측도 이같은 구조적인 일자리 감소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최근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 것"이라며 "기업은 혁신성장과 규제 완화로 일자리 창출 기회를 만들고, 정부는 경제 전반의 규제개혁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15 일 정부는 추가경정 예산을 포함한 대규모 청년일자리 대책을 발표한다. 그동안 집권 기간 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단기 자금 집행에만 초점을 맞췄던 실업 대책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앞으로도 청년 실업률을 잡긴 어려울 것이다.	취업자 증가 폭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취업률이 낮아지는 ‘일자리 쇼크’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대규모 제조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 시도에서 벗어난 산업혁신과 그에 따르는 규제 완화로 일자리와 국민소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1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결과 2005년 채택된 9·19 공동성명은 물론 유엔 안보리 결의들이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 10월 말이나 11월 초 한국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에 대해 시 주석은 정상회담 직후 특별 오찬을 갖는 등 각별하게 환대했다. 이번 행사에는 각국 정상 30여 명과 국제·지역기구 대표 10여 명도 참석했는데 다른 정상들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취임 후 세 번째이고 시 주석과의 회담은 6번째다. 그럼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정상은 한 명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방문한 것이라 중국도 그 의미를 크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우리로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중국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려는 행보라 할 수 있다. 남북이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에서 전격적인 고위급 접촉을 통해 대화 분위기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남북 관계는 언제 어떤 난관에 봉착할지 모른다. 북한 핵문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고 북한은 언제라도 또다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태세다. 이런 때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과 만나 우의를 과시하고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데 따른 압박 효과는 크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이용해 세계 정상급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했음을 과시하려는 속내도 엿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이 행사를 참관하고,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최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박 대통령 참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고 한 것도 이런 효과를 감안한 것이라고 볼 만하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넘어 한·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촉매제 역할도 해냈다. 박 대통령은 2012년 5월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개하자고 지난해 10월 공식 제안했고 이번에 중국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중국은 그동안 영토문제·역사왜곡 등을 이유로 일본과의 정상회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는데 박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동북아 외교협력의 물꼬를 트고 있는 셈이다. 동북아 안정을 위한 이러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의 지향점과도 동일하다. 박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총리와도 만나 한·중 FTA를 조기 발효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2000억원 규모의 '문화 콘텐츠개발' 벤처펀드를 조성해 양국 문화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8월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14.7% 줄어들며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둔화 등에 대한 걱정으로 국제 금융시장도 급등락하고 있어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긴요한 상황이다.	지난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졌으며 이런 때에 김정은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시진핑 주석이 박 대통령과 만나 우의를 드러내고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데 따른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1
무분별한 안락사를 자행했다는 폭로가 나온 동물권단체 케어의 직원들이 지난 12 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사설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구조 동물 일부를 기준 없이 안락사한 게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사설 동물보호소 실태 파악에 나섰다.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 관계자는 "지난해 12 월부터 올 3 월까지 유실·유기동물 발생으로 생겨난 사설 동물보호소를 제도권 내에서 관리하기 위해 실태 조사를 포함한 정책연구 용역을 추진중"이라며 "동물 보호·복지수준 개선을 위해 앞으로 사설 동물보호소 관리 기준 수립을 추진하겠다"고 14 일 밝혔다. 최근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구조한 동물 일부를 대다수 직원도 모르게 안락사한 게 밝혀지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 보호소의 유기동물의 약 4 분의 1 가량이 안락사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는 하다. 보호소 수용 규모는 제한적이고 유기견 입양 노력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케어' 같은 유명 구호단체가 이렇다 할 기준도 없이 동물을 안락사해 왔다는 게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국내 반려동물이 700 만마리(업계추산)까지 늘어나면서 매년 유실·유기되는 반려동물 숫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 집계 상으로도 지난해 연 10 만마리를 넘어섰다. 농식품부도 반려동물·반려인 증가와 함께 지난해 동물복지정책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대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처음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올해 11 억5600 만원으로 늘렸으나 늘어나는 유기동물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사설 동물보호사가 전국에 몇 곳이나 있는지 실태를 조사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가 '케어 논란' 때문에 이뤄지는 건 아니다. 지난해 여름 대구의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 '한나네'가 가축사육법에 저촉돼 폐쇄될 위기에 놓이자 실태 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거치며 사설 보호소를 제도권 아래 제대로 관리하자는 요구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지자체 직영 동물보호센터도 정부의 지원 아래 2015 년 28 곳에서 2017 년 40 곳으로 늘었다. 지자체가 민간에 위탁하는 동물보호센터를 포함하면 총 293 곳이다. 이곳은 그나마 관련 법(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중 동물보호센터 준수사항)을 적용받는다. 업계는 그러나 이밖에도 150 개 이상의 사설 동물보호소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유기·유실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도 강화한다. 이미 관련 교육·홍보 사업 예산도 18 억1300 만원으로 1 년새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유기·유실동물 수를 줄이기 위해선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와 책임 있는 양육 문화 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올해부턴 근본적인 인식 개선을 위한 공익광고 캠페인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유기견.	사설 동물보호단체 '케어'가 구조 동물 일부를 기준 없이 안락사한 게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실태파악에 대책에 나섰으며 반려동물 유기·유실을 줄이기 위한 캠페인도 강화하고 제대로 관리하자는 요구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1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무역 냉전'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자, 중국 법원은 바로 다음날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26 종 제품에 대해 판매 금지조치를 내렸다. 6 일부터 미·중 양국이 상대국에 500 억 달러에 달하는 보복관세를 예고하는 있는 시점에서 터진 양국의 조치여서 보복관세 부과가 유예될 것이란 일각의 전망은 사라지게 됐다. 올 들어 본격화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지난 5 월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듯했다. 하지만 중국이 첨단기술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빼내는 것은 물론 정부가 주도하는 것을 미국은 불공정 게임으로 보는 시각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미국은 작년에 미국 통신사들이 중국 통신네트워크 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쓰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를 이란과 대북 제재를 어겼다는 이유로 미국 내 사업을 중단시켰다. 따지고 보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드러난 것이다. 물론 중국 통신장비를 통해 미국의 국가안보와 관련한 주요 기밀과 첨단기술 정보가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국의 첨단산업 제품에 대해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징벌로 수입을 금지하거나 보복관세를 추가 부과할 태세다. 이런 미국의 보복에 대해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쪽의 보복관세는 다른 쪽의 보복관세를 불러 무역전쟁은 갈수록 에스컬레이트 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번 마이크론에 대한 제품 판매 금지조치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첨단산업 육성 견제를 중국도 앉아서 당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시그널로 읽힌다.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하면서 EU까지 가세하게 됐다. 미국이 최대 자동차 수출국인 EU 입장에서는 고율 관세가 치명적이다. EU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 3000 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은 중국과 EU 북미 캐나다 멕시코까지 가세하며 이제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비화 중이다. 지금까지 각국이 제기한 보복관세 규모만도 1 조 달러에 이른다. 무역전쟁은 무역량 감소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투자와 소비 위축을 가져와 글로벌 GDP를 1~2 년 내에 1.4% 증발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출의 GDP 성장률 기여도가 75~80%에 이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이 결렬해질수록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는 비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이미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4 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의 미 마이크론 반도체 판매금지 조치는 '반도체 굴기'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로 우리 기업들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반도체는 연간 수출량이 1000 억 달러가 넘는 품목으로 수출한국의 보루다. 반도체까지 무너지면 한국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갈수록 격화돼 '무역 냉전'에 돌입할 정도이며 이에 우리경제 수출의 GDP 성장률 기여도가 75~80%에 이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이 결렬해질수록 큰 타격을 입게 되므로 이러한 무역전쟁의 불똥을 피하기 위한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1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외유성 해외출장과 셀프 후원금 논란으로 2 주 만에 낙마하고, 윤석헌 전 서울대 객원교수가 오늘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윤 금감원장은 학자 시절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치금융 청산을 역설한 개혁파다. '금융 개혁'이라는 중책을 짊어진 신임 원장에게 더욱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금감원의 대내외적 개혁을 포함한 금융혁신은 업계뿐 아니라 국민이 바라온 숙원이다. 잇따른 채용 비리와 직원들의 불법 주식 매매, 금융업계와 유착 의혹 등으로 금감원의 신뢰도는 땅으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 금융당국은 하나금융 등 금융회사와 삼성그룹을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작업에 몰두하면서 정작 본업인 금융 혁신은 뒷전으로 밀렸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각종 금융법 제·개정 등으로 기존 금융사들과 재계까지 옥죄면서 정작 금융혁신이 필요한 인터넷전문은행, 초대형 투자은행(IB) 등 정책은 묵혀두거나 국회로 책임이 미뤄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 혁신은 IB부터 삐걱거린 셈이다. 지난해 11 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여러 곳이 금융위로부터 '초대형 IB'로 지정됐지만, 초대형 IB사업의 핵심인 단기금융업 인가는 한국투자증권만 받은 상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도 감감무소식이니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와중에 1 년 새 줄줄이 낙마한 최흥식 전 금감원장과 김기식 전 원장은 금융회사에 이어 삼성그룹과의 싸움에 골몰하지 않았는가. 최흥식 전 원장은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려 중도 사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터트린 김 전 원장은 시작하기도 전에 물러났지만, 금융시장과 우리 경제에 주는 혼란은 확대일로다. 윤 신임 원장은 금감원장 취임 후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논란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윤 원장이 역량을 검증받는 첫 무대가 될 터다. 문 정부의 금융혁신 과제 중 우리 금융산업의 낮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청사진이 잘 안보였다면 이제라도 달라지길 바란다. 금융혁신은 우선 금융시장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인터넷 뱅킹 등 금산 분리 완화 등 금융산업 이슈는 사라지고, 오히려 정치적 이슈가 확대 재생산된다면 큰일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금융감독기구로서 금감원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금융감독의 원칙을 재정립하길 주문한다. 금감원 본연의 역할인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현 정부의 기조대로 개혁의 고삐를 죄되, 방향성을 정하는 게 신임 금감원장이 할 일이다. 윤 원장은 결단력 있는 실행을 통해 금융 개혁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금융 부문의 내적 쇄신과 함께 경쟁을 촉진하는 규제 완화로 분명한 금융혁신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금융감독기관이 불신받는다면 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다만 정부는 방향을 제시하고 마중물 역할에 충실해 주길 촉구한다.	학자 시절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치금융 타파를 주장해 개혁파로 분류되는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오늘 취임하는 가운데 윤 금감원장이 금융 부문의 내적 쇄신과 함께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개혁을 이뤄내길 기대한다.	1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선정됐던 중국 뤼디그룹의 제주 녹지국제병원 개설이 끝내 무산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7 일 "조건부 허가(외국인만 진료·3 개월 내 개원) 요건을 지키지 못했다"며 녹지국제병원 허가를 취소했다. 2002 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동북아 의료 허브' 구상에 따라 추진된 투자개방형 병원이 17 년 동안 헛바퀴만 돌린 꼴이 됐다. 의료 분야의 혁신과 서비스 개선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투자개방형 병원이 문도 열지 못하고 좌초한 것은 예고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정부가 투자개방형 병원을 마땅치 않아 했고, 제주도는 일부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다 '반쪽 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 있는 의료산업의 족쇄를 풀어 신(新)산업으로 키우겠다던 투자개방형 병원의 본래 정책 취지가 사라졌다. '영리병원'과 '의료 공공성 훼손'이라는 정치적 선동만 난무했다. 투자개방형 병원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소위 '영리병원'이라는 투자개방형 병원이 '의료 민영화(영리화)'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치료비가 급등해 저소득층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잃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의 타당성을 짚기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 할 게 있다. 영리병원과 의료 민영화 등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스며든 '표현 왜곡'을 바로잡는 것이다. 영리병원이란 돈을 벌고 이윤을 남기는 병원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부 국·공립병원을 제외한 동네 병·의원과 대학병원 등 사실상 거의 모든 병원이 영리를 추구한다. 돈을 벌어야 의료인에게 월급을 주고 시설을 유지·보수해 병원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영리·비영리 병원' 이분법은 투자개방형 병원에 부정적이고 혐오적인 이미지를 주입하기 위한 악의적인 왜곡이다. "영리 추구는 나쁘고, 탐욕스러운 것"이라는 선동에는 자유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근본부터 훼절하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드러난다. '의료법'은 의료기관 설립·운영 자격을 의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법인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걸 모든 사람에게 개방해 누구든 인력, 자본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투자개방형 병원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라오스 등 사회주의 국가들도 허용하고 있다. 대규모 외부 투자를 통해 의료 질(質)을 높이고 의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표방하며 국가보건의료서비스(NHS)를 통해 '무상의료'를 시행 중인 영국도 투자개방형 병원을 통해 비효율적인 공공의료를 보완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의료비가 급등했다는 얘기는 나온 적이 없다. 최근 2~3 년 새 국내에서 임플란트 시술, 라식 수술 비용 등이 크게 싸진 것은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병원들의 영리활동 덕분이다. '비영리'는 선하고 '영리'는 악하다는 반(反)시장적 선동으로 손해보는 것은 의료 수요자인 국민이다. 공자는 "올바른 정치는 이름을 바로 세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영리병원' 및 '의료 영리화' 라는 표현은 투자개방형 병원에 부정적이고 혐오적인 이미지를 주입하려는 악의적인 의도와 정치적 선동성을 포함하고 있어 이와 같은 용어 왜곡은 바로 잡아야 한다.	1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취임 당시부터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면 최대 10 배의 손해배상을 물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예방책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배상액은 손해액의 최대 10 배 이내로 커진다. 당정은 또 중소기업을 위한 법률적·인적·물적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우선 기술침해 혐의 당사자(대기업 등)가 직접 피해 중소기업의 기술과 자사의 기술이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입증 책임 전환제도가 도입된다. 그동안 중소기업이 기술탈취 피해를 입더라도 스스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번 정부 발표는 기술탈취 문제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우선 가해 혐의 대기업에 '입증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를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상생협력법', '산업기술보호법'에 도입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앞으로는 기술침해혐의 기업이 자사의 기술이 피해당한 기업의 기술과 무관함을 해명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탈취는 두말할 것도 없이 공정 기술거래와 협업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라는 데 백번 공감한다. 이번 발표는 공정경제를 실현하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 제1 호 정책이다. 홍 장관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비밀기술 자료를 요구하고 보유하는 원칙을 재정립하고, 기존 관행처럼 구두나 메일로 기술 비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기술자료 거래의 원칙을 세우고, 법 제도 개선을 통해 타 기업의 기술자료 요구와 보유를 원칙적 금지해 기술자료 거래 및 취급 시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결국 이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임도 간과해선 안된다. 따라서 정부는 기술탈취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강력 처벌하되, '혁신성장'을 위해선 대기업-중소기업 간 다각도의 노력과 협력은 보장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도 병행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사 기술 탈취, 납품 단가 인하 압박 등이 일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더라도 이것으로 대기업 전체를 가해 혐의 기업집단으로 일괄 규정해선 안된다. 혁신성장을 위한 대기업-중소기업 간 다각도의 노력과 협력은 보장하면서, 위법 사안이 발견되면 엄벌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훨씬 더 바람직하다. 대기업을 누른다고 중소기업이 저절로 살아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다. 멀고 험해도 정부의 우산보다는 이 길로 가야 진정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가 기술보호를 위한 상생노력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조치도 함께 취해야 하는 이유다. 대-중소기업 간 활발한 기술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대기업 등의 기술보호와 기술나눔을 장려해야 한다.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공동 연구개발(R&D)도 위축돼선 안될 것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 기술탈취 예방책으로 '징벌정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중소기업 보호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정부는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하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과 상생을 유도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1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개헌안 초안에서 토지공개념이 강화돼 논란이 일고 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개인적 소유권 그 자체는 인정하되, 소유와 처분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절히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행 헌법은 국가가 국토의 안정과 균형 있는 이용·개발을 위해 필요한 제한을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토지공개념의 내용을 명시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 기본권이 현재보다 확대된다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경제 조항과 관련해서 현행 헌법에 비해 국가의 규제권과 역할이 지나치게 커진다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장원리에 맡기느냐, 국가의 개입을 강화하느냐는 해묵은 논란이며 되풀이되는 숙제다. 그러나 토지공개념 강화가 논란이 되는 것은 자본주의 경제질서에 위배되고, 그 근간인 사유재산제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20 여 년 전에 폐기된 제도를 재도입하려는 움직임 역시 시장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발제한구역이나 농지 소유·매매 제한 등과 같이 법률에 토지공개념이 이미 도입돼 있다. 청와대가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도입하기로 한 것은 토지 소유와 집중의 불균형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시각에서 규제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토지와 주택 등 부동산 보유에 따른 자본소득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징벌적 과세'를 정당화하겠다는 의미다. 이 개헌안이 통과되면 토지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이 명시되면, 개발이익환수·부동산과세 강화가 이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는 토지공개념이 시장의 실패를 바로잡고, 소득 불평등을 누그러뜨릴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가 자원배분을 왜곡하고 거시경제의 불안정성을 깊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정부의 토지공개념 강화 개헌안 밑바탕에는 부동산 투기가 시장의 자기조절 기능에 따라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가 분배 정의 실현을 위해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자율성을 해치고 각종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토지도 수급의 원리에 따라 등락하는 일반 재화인 만큼, 국가가 어떤 근거로 시장에 개입할 근거를 헌법에 규정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시장이 자기조절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정부가 개입해야 맞다. 그렇지 않다면 부자뿐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도 반길 수 없는 정책이 된다. 하물며 헌법은 법체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다. 토지공개념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논란이 되는 조항을 명기해 헌법을 개헌할 때 개념이 미치는 파장이나 영향이 어떤지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개헌을 우리를 더 번영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어야 마땅하다. 게다가 시장경제질서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경제원리와 부합하는지 면밀이 검토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토지공개념 강화 정책은 국민 기본권의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현행 헌법에 비해 국가의 규제권과 역할이 과대해지면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1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원칙인 'J노믹스'는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이 나왔다.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의 폐해를 두고 비판이 거셌지만 정부는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귀를 닫아왔다. "시장과 현실을 외면한 오만이 경제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는 건 당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 대통령은 29 일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를 갖고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최저임금을 올리자 저소득층의 살림이 더 쪼들리게 된 현상을 들여다 보겠다는 취지다. 위기는 징후를 넘어 숫자로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3, 4 분기 연속 증가하던 소득 하위 20%의 가계소득이 올 1 분기에 전년동기대비 8.0% 줄었다. 월간 취업자 증가 폭은 올 1 월까지 평균 30 만 명대를 유지하다 2 월부터 3 개월 연속 10 만 명대로 추락,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후퇴했다. 소득 주도 성장의 양대 축인 고용과 분배의 지표가 동시에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 분기 저소득 1 분위 가구의 월평균 이전소득이 2003 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근로소득을 넘어섰다. 정부나 가족 등으로부터 받은 소득(이전소득)이 일을 해서 거둔 소득보다 많아진 것이다. 반면 근로소득은 1 년 전에 비해 13.3% 줄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서비스업 중심의 임시·일용직 고용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 같은 수치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더 이상 '최저임금의 역습'을 부인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경제정책이) 국민 실생활에서 구현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 정책은 긴 호흡이 필요하므로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양극화 심화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인지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즉각적이고 과감한 정책방향 수정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폐해는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정부가 단기 미봉책을 선택하는 경우다. 전면적인 혁신이 아닌 '미세조정(fine tuning)'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세조정은 새 옷을 사서 몸에 맞게 수선하듯 경제정책을 시장과 현실에 맞춰 조금씩 조정하는 것이다. 큰 방향은 맞지만 살짝 어긋나는 것을 고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큰 틀의 유효성을 전제로 한다. 현재 청와대와 정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말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당장 응급실로 가야 할 환자에게 정기 건강검진을 권하는 행태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병을 고치려면 진단을 정확히 내려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고용 악화를 인정하였으나, 정책 수정을 주저하고 있어 단기 미봉책에 그치면 안되고 과감하게 정책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1
상속·증여세 폭탄을 피해 이민 가는 자산가들이 최근 1~2 년 새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해외이주 신고자가 2200 명으로 한 해 전의 2.7 배, 두 해 전의 4.8 배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증여세를 피해 자녀들에게 재산을 제대로 물려주려는 50~70 대가 많아진 게 이민자 급증 주요인으로 꼽힌다. 운영하던 회사를 아예 처분하고 해외에서 새로 출발하려는 이들도 많다는 게 관련업계의 전언이다. 기업인을 비롯한 고소득자들의 '탈(脫)한국' 바람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 년 이후 10 년 만의 최대다. 이들의 이주 선호국 '빅3'가 미국 캐나다 호주로 하나같이 상속·증여세가 없거나 관련 혜택이 많은 나라라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민이 4 배 안팎 급증한 캐나다와 호주는 상속·증여세가 없다. 미국은 지난해 상속·증여세 면제한도를 1120 만달러로 두 배 넘게 늘려 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싱가포르 모나코 등 상속세와 증여세가 없는 나라로도 이주 신청이 급증했다. 반면 한국의 상속세율은 50%로 일본(55%)에 이어 세계 2 위다. 할증을 감안하면 직계비속이 회사를 물려받을 때의 최고상속세율은 65%로 치솟는다. 사실상 세계 최고세율이다 보니 자산가들로서는 살 길을 스스로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캐나다 호주 스웨덴 등 13 개국은 상속세가 아예 없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조차도 상속세가 '제로(0)'다. 법대로 세금을 물면 3 분의 2 를 내야 해 경영권이 위협받게 되는 중견기업 오너 등이 이민을 통한 편법상속에 목을 매게 되고, 이는 국부유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은 기업과 인재 유치를 위해 세율 낮추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법인세 경쟁도 총성 없는 전쟁이다. 미국은 35%이던 법인세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인 2017 년 21%로 크게 내렸다. 세계 최대의 거대한 경제가 연 3% 안팎의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OECD 회원국 중 최근 5 년 내 법인세를 내린 나라는 일본 영국 덴마크 이탈리아 벨기에 스페인 이스라엘 등 14 개국에 달한다. 그런데도 한국은 22%이던 법인세율을 지난해 25%로 올렸다. 상속세와 법인세 인하를 거론하면 '부자 감세'라는 말이 따라붙지만 편견이다. 상속세를 인하하면 상속계층은 물론이고 비상속계층의 총 사회적 후생이 증가한다는 게 정설이다. 법인세도 마찬가지다. 법인세율 3%포인트 인상 시 투자는 7 조원, 일자리는 5 만~6 만 개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있다. 법인세 부담은 제품가격과 사내 복지 축소로 전가돼 결국 소비자와 종업원들이 절반 정도를 부담하기 때문에 부(富)의 재분배 효과도 없다는 학계의 설명이다. 가혹한 징벌적 상속·증여세나 높은 법인세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는 게 절실하다. 업종과 국경의 구분이 없어진 글로벌 경쟁시대에 다른 나라보다 높은 세금을 유지하면서 기업에 큰 투자를 바랄 수는 없다.	상속세 부담이 적어야 기업이 기술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등의 본질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고 법인세가 적어야 투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상식이며 세계 각국은 기업과 인재 유치를 위해 세율인하를 하는데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이민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1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민간중심 벤처생태계 혁신대책'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7 월 26 일 출범했고, 홍 장관은 11 월 21 일 취임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은 작년 출범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첫 결과물로 그동안 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로 성장하는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첫발을 뗀 것으로 평가된다.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을 통한 민간 중심의 투자생태계 조성에도 속도를 내는 게 골자다. 벤처투자촉진법이 제정되면 벤처펀드의 공동 운용사 범위가 증권사 등으로 확대되고, 액셀러레이터의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허용되는 등 여러 민간 주체가 벤처투자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06 년 도입된 벤처확인제도도 개편된다. 정책금융기관인 기술보증기금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해 오던 것을 선배 벤처나 벤처캐피털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벤처확인위원회'가 맡아 벤처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벤처기업 진입 규제가 사실상 사라져 23 개 벤처기업 진입금지 업종이 폐지되고, 벤처 진입을 매출 3000 억원 미만의 초기 중견기업까지 확대한 점이다. 게다가 기존 미용·임대·골프장운영·목욕업 등 금지업종의 경우 전통산업이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접목해 새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벤처로 분류해 다양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연 매출 1000 억원 벤처기업을 현재 550 여개에서 오는 2022 년 800 개 이상으로, 현재 2 곳에 불과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 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8 개까지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간 중심으로 벤처생태계를 조성할 때 단순히 벤처기업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아무도 관심을 갖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부가 벤처기업 규모·금지업종 제한 완화해 벤처생태계 키운다는 것은 늦었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다만 양적 증가보다는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자금도 인력도 흡수할 수 있다. 부동산으로 몰리는 민간 자금을 벤처생태계로 유입시키려면 지원보다는 기업이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줘야 한다.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지원만 받는 것은 벤처생태계 조성에 오히려 독이다. 벤처인들은 정부가 규제를 혁파하면 좋은 일자리를 우리 스스로 새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민간단체가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 목표 등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벤처인들이 민간 중심의 정부정책 혁신을 요구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는 기업 규모(중견기업까지 허용)와 소재지(해외 가능)에 구애받지 않고 투자가 허용된다.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말고 혁신형 벤처기업이 충분한 투자를 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계속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 주도의 벤처확인 인증에서 민간 중심으로 바뀌면서 벤처확인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터다. 다만 민간 중심의 벤처확인 인증이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도록 감시하는 것은 필요하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민간중심 벤처 생태계 혁신대책을 내놨는데, 벤처펀드의 공동 운용사 범위가 증권사 등으로 확대되고, 엑셀러레이터의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허용되는 등 여러 민간 자금이 유입되는데 지원보다는 기업이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줘야 할 것이며, 정부는 혁신형벤처기업이 충분한 투자를 받아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한국 대표 기업들이 해외에서 연이어 큰 뉴스를 전하고 있다. 일본 모바일메신저 1 위인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일본 최대 포털인 야후재팬과의 공동경영을 통해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 IT(정보기술) 공룡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냉랭한 양국 관계와 무관하게 '한·일 IT동맹' 결성에 의기투합한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연산 20 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떠오른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소식이 반갑다. 세계 굴지의 경쟁기업들에 맞서 더 넓은 시장, 더 높은 영역으로 도약하는 것은 경제영토 확장이나 다름없다. 지금은 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껏 나래를 펴는 우리 기업들이 왜 국내에서는 잔뜩 주눅 들고, 투자를 주저할까 돌아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경기침체의 돌파구로 기업의 활력과 투자가 절실하기에 더욱 그렇다. 올해 '1%대 저성장' 우려가 커진 것도 7% 감소가 점쳐지는 투자 위축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FDI)는 2017 년 446 억달러, 2018 년 498 억달러, 올 상반기 291 억달러로 매년 사상 최대치다. 일자리가 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메꿀 외국인의 국내 FDI는 3 분기까지 135 억달러(신고기준)로 전년동기 대비 약 30% 줄었다. 해외로 나갔던 기업의 유턴은 한 해 10 개 정도에 불과해 언급하기도 민망하다.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경제계의 대(對)정부 건의서에 다 들어 있다. 말만 앞선 규제완화, 갈수록 경직화하는 노동시장, 세계 각국의 감세 경쟁 속에 나홀로 법인세 인상 등 투자환경은 나아진 게 없다. 오히려 환경·노동 족쇄는 '갈라파고스 규제'로 강화되고 있고, 강성 노조와 지역 이기주의, 반(反)기업 정서까지 더해져 투자를 더욱 기피하게 만든다. 경제 관련 법령에는 CEO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2200 여 개에 달한다. 주한 외국기업들은 한국의 규제가 국제규범과 차이가 있고,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의견교환 없이 수시로 변한다고 꼬집는다. 이런 나라에 누가 선뜻 투자할까 싶다.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기업이 국적을 선택하는 시대다. 각국 지도자들이 틈만 나면 '투자유치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 월 방한해 국내 기업인들을 한껏 추켜세우며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홍보한 것이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반발을 무릅쓰고 노동개혁에 나서 '유럽의 병자'를 투자매력 있는 나라로 탈바꿈시킨 게 그런 예다. 문재인 대통령도 수시로 "기업 투자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고는 있지만 현장에선 공염불이 되는 게 현실이다. 최고의 일자리 정책은 재정 퍼붓기가 아니라 기업투자 활성화에 있다. 기업의 '야성적 충동'을 일깨워 '세금 쓰는 가짜 일자리'가 아니라 '세금 내는 진짜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해외에선 잘 나가는 우리 기업들이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에 묶여 제대로 기업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으므로 정부는 기업이 활발한 투자를 일깨워 실질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급선무다.	1
최근 한국지엠을 둘러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수습과 회생을 얘기하던 배리 엥글 본사 제너럴모터스(GM)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등이 최근 며칠 새 '부도', '지급불능'을 언급한 것은 심상치 않은 변화다. 한국지엠 안팎에서 호주나 러시아에서와 같은 완전 철수, 일부 생산기능 철수·디자인센터 잔류 등 흉흉한 시나리오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래저래 우리의 대응이 시급해졌다. GM 본사가 3 월말 한국공장에 어떠한 신차를 배정하느냐는 한국지엠의 미래를 가를 중요한 요소다. GM 본사가 2 개 종류 신차 배정, 신차 생산시설·연구개발(R&D) 신규 투자 등을 계획 중이라고 제시했지만, 단순히 기존 차의 후속 차량을 배치하는 것은 진정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아니다. GM은 경쟁력 있는 준중형 이상급 신차를 부평이나 창원 공장에 배정해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GM 본사는 신차 배정과 관련해 인건비·복지후생비 절감을 통한 노조의 고통분담과 흑자 구조달성이 전제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조는 30 일 부평공장에서 열릴 7 차 임단협에서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마땅하다. GM은 2015 년에 인도네시아 공장을 철수하고 태국과 러시아 공장의 생산물량 대폭 축소했고, 지난해에는 호주정부의 지원이 끊기자 곧바로 호주에서 철수했다. 한국지엠의 연구개발과 디자인, 부품업계 경쟁력 등은 GM 글로벌 공장들 가운데 상위권이다. 하지만 상하이GM이 생산능력은 물론 연구개발 부문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지엠 역시 인도네시아나 호주처럼 순식간에 벼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GM 본사도 실사 기간 단축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 산업은행측은 "이미 실사자료가 형식적으로 85% 가까이 오긴 했지만 실무진에 의하면 핵심 자료가 안 들어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려는 GM 의도에 말려서는 안 된다. 높은 매출원가, 고금리 대출, 불합리한 거래 관계 등을 둘러싼 불신을 씻어내기 위해 GM측은 산은에 세부 자료를 조속히 제출해야 하며 산은도 부실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한국지엠의 자금난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조속한 실사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한국지엠 군산 공장 철수설 이후 2∼3 월의 한국지엠 내수판매가 절반 이하로 추락하면서 산업은행의 실사가 끝나기도 전에 생산·판매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무너지는 자동차 생태계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지엠 부품 공급망 붕괴는 단순히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 협력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물론 부품 공급망(서플라이 체인)붕괴 위기를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 정부는 위기에 처한 부품업계 자금 상황 등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입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한국지엠 사태의 1 차 원인은 한국지엠 경영진의 실패이지만, 고비용· 저효율 생산 구조가 한국자동차 산업계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도 거듭 확인됐다.	한국지엠 이 호주나 러시아에서와 같은 완전 철수,일부 생산기능 철수, 디자인센터 잔류등 시나리오가 나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정부지원으로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려는 GM본사도 실사를 위해 협조해야 하고, 정부는 위기에 있는 협력 업체들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1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대한 경제계 시선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정책 유연성을 발휘해 규제 완화 등 '기업 기(氣) 살리기'에 나설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인들과 비교적 활발히 소통했던 김 실장이 최근 들어 소득주도성장 정책 보완과 '정책 유연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계의 전반적인 정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모습이다. 김 실장은 '재벌 저격수'라는 과거 별명이 말해주듯 반(反)대기업 정서가 강한 인물로 각인돼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등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기업 활력을 위축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 실장은 "기업 기를 꺾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하는 말을) 충분히 듣고 협의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부족함이 적지 않다.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위기 상황이다. 성장·투자·고용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급격한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지난 1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前) 분기보다 0.4% 감소해 10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6 월 수출은 마이너스가 전망되고 있어 수출이 7 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추락하는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려놔야 할 청와대 경제팀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김 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내년 4 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런 위기의식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김 실장은 이런 냉엄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경제성과를 도출하는 데 명운을 걸어야 한다. 투자와 고용을 늘리려면 혁신성장의 주역인 기업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관건이다. 가뜩이나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 등 정부 주요 경제정책 부작용이 심화되는 상황이어서 혁신성장은 더욱 중요해졌다. 김 실장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유연함과 합리성을 갖췄다고 강조해 왔다. 평소 "사전 규제를 완화하고 사후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수차례 밝혔다. 그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일하던 지난해 3 월, 저비용항공사(LCC) 진입 장벽을 낮춰 소비자 선택권을 크게 높인 것은 신(新)산업 육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친소비자 정책이자 친시장 정책인 '소비자 선택권 강화'는 기업 간 경쟁을 유발시켜 소비자가 최저 비용으로 최적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겹겹이 쌓인 기득권(진입) 장벽을 없애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구글, 우버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제공한다. 혁신성장의 성패는 이렇게 신산업의 새 살을 지속적으로 돋게 하는 것에서 갈린다. 김 실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정부 역량을 집중할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과 소득 개선을 꼽았다. "벤처·중소기업을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혁신성장이야말로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이다.	기업인들의 우려속에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보완과 '정책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것보다는 경제성과를 도출하고 '소비자 선택권 강화'에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혁신성장 성과는 빠른 시일안에 이루어질 것이다.	1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징벌적 과세' 논란이 거센 종합부동산세율 인상을 위해 '의원 입법' 방식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종부세 최고세율을 3.2%에서 4.0%로 올리는 등의 '12·16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를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이 여당 의원 발의로 곧 제출될 전망이다. 내년 종부세 과세기준일인 6 월 1 일까지 입법을 끝내기 위해 "불가피하게 법 개정 절차를 간소화한 의원 입법으로 결정했다"는 게 당정의 설명인데, 여러 면에서 부적절하다. 정부는 작년 '9·13 종합부동산 대책'을 통해 이미 종부세율을 최대 1.2%포인트나 올려 올해 종부세 징수 규모가 3 조2000 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또다시 세율 인상을 강행한다면 그야말로 '세금폭탄'이 될 수밖에 없다. 종부세 과표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해 85%에서 내년에는 90%로 올릴 예정이어서 종부세액이 서너 배 급증하는 사례가 잇따를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100 만 명(올해 약 60 만 명)에도 못 미쳐 조세저항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공평'이라는 조세 제1 원칙을 '99% 대 1%' '90% 대 10%'의 정치적 유·불리로 접근하는 것은 심각한 세정의 궤도 이탈이다. 거래세 보유세(종부세 포함) 양도세 등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관련 세금은 'OECD 회원국들 가운데 2 위'라는 분석이 나올 만큼 이미 충분히 높다.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에 대한 과도한 보유과세는 '이익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과세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기도 하다. 집값이 하락했을 때 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면 미실현된 집의 가치 상승에 대한 과세에 신중해야 함은 당연하다. 더구나 수입 없이 달랑 집 한 채 보유한 은퇴자나, 투기와 무관한 선량한 다수의 주택 보유자들이 양도세 부담에 집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세금폭탄'을 가한다면 국민과 국가 간 최소한의 신뢰조차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중차대한 이슈를 의원 입법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이 많은 만큼 전문가들 간 진지한 토의와 국회의 제대로 된 심의를 거쳐 법안이 만들어지도록 정부 입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정도다. 정부 입법은 부처 협의, 공청회, 규제 심사 등 아홉 단계를 거치지만 의원 입법은 네 단계에 불과하다. 법제실 검토, 비용 추계만으로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상임위에서 의결하면 공청회도 생략할 수 있어 입법 남발로 이어질 때가 많다. 시대 변화에 무심한 '타다 금지법'과 면세점업계를 위기로 몰아넣은 '홍종학법' 등에서 의원 입법의 폐해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의원 입법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17 년 5 월 OECD가 의원 입법 품질 관리를 위한 국회 내 상설기구 설치를 제안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20 대 국회의 규제 관련 의원 발의 법안은 3776 건으로, 이미 19 대 때(1335 건)의 세 배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율 인상을 위해 '의원 입법' 방식을 밀어붙이기로 했는데,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이 많은 만큼 전문가들의 진지한 토의와 국회의 심의를 거쳐 법안을 마련하도록 정부 입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며, 앞으로 국회나 정부는 '청부입법'과 '우회입법'에 매달리는 꼼수를 쓰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	1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한국과 일본, 중국의 이차 전지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고, 중국은 '차이나 스피드(중국의 속도)'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의 한국산 배터리 규제, 파나소닉과 도요타자동차와의 '일본연합' 파워 등 협공을 뚫고 나갈 입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에 역량을 모아야 하며, 4 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의 쌀'이 된 리튬·코발트·니켈·망간 등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해외 광산 개발에 나서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00 만대 규모에서 2020 년에는 4 배에 가까운 390 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덩달아 니켈과 코발트 등의 국제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의 조달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18 일 '국내 이차전지 산업 발전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재 주류인 리튬이온전지가 향후 5∼10 년 안에 성능 향상, 용량 증대, 안전성 등에서 한계에 도달한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난제는 국내 배터리 소재업계의 중국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배터리 보조금 기준 강화로 중국 배터리업체의 기술력을 배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전지 개발 확산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메가 컨소시엄 타입의 대규모 연구·개발(R&D)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와 배터리업계는 최근 리튬이온전지 부문 성장에 안주하지 말고, 산업연구원의 제언을 새겨들어야 한다. 한국 이차전지업계가 향후 몇 년 간 고속 성장을 해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경쟁에서 일본에 밀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한국의 전고체전지 기술은 일본에 비해 상당히 뒤져 있다. 거대 규모 추진 체계로 무장하지 않으면 일본을 추격하기 어렵다. 일본 거미줄 산학체계 협력망은 위협적이다. 도요타는 이미 상당한 기술개발 성과를 이뤄 2022 년이면 전고체전지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무라타는 세라믹 적층 기술을 이용하고, 도레이, 스미토모화학 등 소재업체도 전고체전지용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놀라운 속도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ESS 역시 태양광·풍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와 함께 급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조선·해운 등 전통적 제조업이 쇠락하는 상황에서 차세대 이차전지 산업은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손색이 없다. 또한 이차 전지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기술개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인력 양성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기업의 선도 기술 개발 못지않게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앞당기기 위한 메가 컨소시엄 구축 등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새로운 기술패러다임에 맞는 기술 개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4 차 산업혁명 기술의 접목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획기적 기술이 요구된다.	전기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등 배터리 시장이 팽창하면서 이차 전지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이 전쟁을 뚫고 나갈 전략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며 정부의 정책적인 뒷받침과 글로벌 이차 전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1
미국·유럽 자동차업체들이 날고 있고, 일본 전기차 업체들도 뛰고 있다. 한국은 스타트가 너무 늦었다. 자동차 개념과 산업 지형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전기차 분야에서 한국은 뒤늦게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 일 '2017 년 자동차 산업 동향'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전기차 수출이 전년 대비 49.9%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수출 증가 폭이 높다고 낙관할 일이 아니다. 수출 대수로 보면 1 만6826 대에 불과하다. 정부는 2010 년 말에 5 년 뒤인 2015 년에는 120 만대의 그린카를 생산해 90 만대를 수출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기술개발이나 인프라 투자, 전문인력 양성을 소홀히 한 탓에 전기차 수출 확대 계획은 번번이 용두사미로 끝났다. 정부는 또 2016 년에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2020 년까지 전기차 20 만대 수출을 수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의 속도로는 어림도 없다. 전기차 수출 정책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확실하고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대규모 전기차 분야 투자에 앞을 다투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지난 13 일(현지시간) 개막한 '2018 북미국제오토쇼'에서 포드자동차는 2022 년까지 전기자동차 분야에 110 억달러(약 11 조7000 억원)를 쏟아붓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가 당초 계획한 투자계획을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11 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개발에 5 년간 340 억 유로(약 44 조3020 억원)를 투자하고 동부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자사 공장을 유럽 최초의 전기차 공장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비수익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 투자를 확대하는 글로벌업체들의 행보를 눈여겨 봐야 한다. 한국 자동차업체들도 뒤늦게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고 있지만 묘책이 서지 않는다. 현대차는 현재 2 차종인 전기차를 2025 년 14 차종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시장 3 위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15 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의 전기차 모델 '코나 일렉트릭'과 2018 년형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예약 접수도 시작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직 공식 인증 전이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1 회 충전 주행거리가 390 ㎞ 이상(자체 인증 수치)에 이른다고 한다.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확실하게 잡았지만, 올해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엔화 약세의 지속으로 수출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생사를 건 글로벌 전기차 전쟁의 서막이 오른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전기차 분야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도 부족한 전기차 인프라를 과감하게 확충해야 한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열기가 뜨겁고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 업계에 도전이자 기회다.	미국과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2020년까지 전기차 20만대 수출을 목표로 삼은 한국은 경쟁에서 뒤처져 있어 추격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완성차 분야와 첨단 정보기술 산업에서의 융복합 지원책이 시급하다.	1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산업 성장의 축이었던 자동차·조선·철강 등 제조업이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최근 한국지엠 사태로 대변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이같은 굴뚝 제조업 위기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완성차 5 사의 연간 평균 임금은 2016 년 기준으로 1 인당 9213 만원으로 지난 2005 년 대비 84% 가량 올랐다. 지난해 기준 일본 도요타의 평균 임금 9104 만원, 독일 폭스바겐 8040 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임금은 높은데 노동생산성은 매우 낮다. 2015 년 기준으로 현대자동차가 자동차 1 대를 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은 평균 26.8 시간이었다. 이에 비해 미국 포드는 21.3 시간, GM은 23.4 시간, 도요타 24.1 시간이다. 최소 11.2%에서 최대 25.8%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 고질적 '고임금 저생산성'에 언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빠질지 모른다. 이미 조선 산업은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기점으로 이미 바닥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뜨뜻미지근한 정부 대응으로 제대로 구조조정조차 되지 않았다. 해운산업도 경쟁에 뒤처지며 큰 구조조정 파고를 맞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 호조 덕에 3% 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 수출 7 위 국가의 위상을 지켰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내년부터 다시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이 약 200 조원을 투입, 한국 반도체 타도를 외치며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앞으로 10~20 년 뒤면 한국 반도체 산업도 중국과 단가 경쟁에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이미 중국이 다 따라잡아 곧 세계 1 위 국가로 올라설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종은 유가에 민감해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며, 수출 효자품목으로 꼽혔던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도 중국 등과 경쟁에 내몰려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 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는 대만(14 위)과 일본(15 위)보다 뒤처진 19 위에 머물렀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로봇, 차세대 통신, 바이오 등 차세대 기술이 모든 산업과 융합해 일어나는 산업 구조의 대변화의 시기에 기존 주력 제조업은 위기에 빠져 있고,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미래 신산업은 잘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갈수록 거세지는 각국의 보호무역 속에 새로운 미래 혁신산업을 발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 앞날은 어두워질 것이 명백하다. 정부가 최근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첨단 신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철거해야 할 규제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60% 가량이 '정부의 규제개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하기 좋은,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새로운 신산업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토양을 갖추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몫이다.	정부가 신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에 앞장서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규제의 장벽은 높아 정부는 미래 혁신산업을 찾아내고 신산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과 철폐를 감행하여 일자리와 소득 증대로 이어지도록 해야할 것이다.	1
사설 김정일, 남한엔 등돌리고 중국에 손벌리나 식량난ㆍ화폐개혁 실패 등 곤경타개 위한 구걸외교, 남북교류 성의보이는 게 현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청와대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보면 분명한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2000년 이후 네 차례의 중국 방문과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극비로 추진될 테니 정확한 시점이나 목적은 추측의 영역일 게다. 하지만 최근 북한 사정으로 미뤄볼 때 김 위원장이 방중길에 오른다면 어떤 형태로든 중국에 손을 벌리는 구걸외교가 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식량 부족으로 인한 주민들의 굶주림이 심각한 데다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민심이반마저 한계점에 도달한 상태니 건강 악화를 무릅쓰고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 위원장 중국행은 천안함 침몰 같은 미묘한 사건과 관련 짓지 않더라도 곱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물론 북한이 중국에서 경제적 지원을 얻는 대가로 6자회담 복귀 등 핵문제 해결에 진전이 이뤄지는 긍정적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가정적 상황을 떠올리기 전에, 정작 도움을 주려는 남한 손길은 뿌리치고 갖은 심술만 부리면서 중국으로 달려가 매달리는 괴이한 '주체적 행동'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북한 식량난과 경제난을 타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 남북 간 교류 재개라는 점은 북한도 잘 알고 있는 사안이다.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이후 중단된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 당장 월 100만달러 이상을 벌 수 있고, 같은 해 12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개성관광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면담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언급했다는 백두산관광 등 다른 협력 방안도 본격적으로 모색할 수 있고 이와 별개로 정부 차원의 경제협력도 재개될 수 있다. 북한 관광은 핵실험이나 군사도발로 인해 수시로 중단되기 일쑤였고 민간인 피살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진상 규명, 재발 방지 약속, 신변 안전 보장 같은 당연한 우리 측 요구를 묵살해왔다. 지난 3월 5일 느닷없이 북한 중앙TV를 통해 "4월부터 관광을 재개하지 않으면 관광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와 계약을 파기하고 남측 재산을 몰수하겠다"며 되레 어깃장을 놓았다.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을 상대로 해서도 이런 무모한 협박으로 원하는 걸 얻어낼 수 있겠는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중앙TV를 시켜 "우리 측 지역에 들어오는 남녘 동포들 편의와 신변 안전은 완벽하게 보장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을 믿고 자국 국민을 위험 지역에 보낼 나라는 지구상에 하나도 없다. 김 위원장으로선 남한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고 협력을 요청하는게 현명한 처사다. 김 위원장을 맞는 중국도 경제 지원을 레버리지로 삼아 6자회담 주도권을 유지하는 데만 연연해선 곤란하다. 북한이 마지못해 대화에 나섰다가 다시 트집을 잡아 파기하는 핵협상을 반복해온 과정에는 6자회담 개최국인 중국 측 책임도 작지 않다고 본다.	북한은 식량난과 경제난을 해결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남북 간 교류 재개라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김정일이 방중길에 오른다면 중국에 손을 벌리는 구걸외교가 될 것이므로 김정일은 남한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고 협력을 요청하는게 슬기로운 해결책이다.	1
경기 흐름이 아무래도 불안하다.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의 금융 불안,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한국경제 버팀목인 수출에 경고등이 들어 왔다. 지갑은 얇아지는 데 최저임금 인상과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 일 하반기 경기 전망을 통해 "최근 경기 흐름에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고 향후 경기 상승 모멘텀보다 하강 리스크가 더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세가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 '스몰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당장 급격한 경기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곳곳에서 들리는 경기하강 경고음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상승하는 물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24 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부담이 됐지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한국 수치도 9 개월 연속 떨어져 경기 경고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3 월 제조업 가동률은 70%로 9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은 지나치게 반도체에 편중된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국제유가 인상 효과로 수입상품 단가가 오르며 교역조건도 악화됐다.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 꺾이거나, 신흥국 경기가 불안해지면 경기가 회복에서 침체로 반전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력 제조업이 부진한 데다 공급 주도에서 수요(소득) 주도로 정책을 전환했지만 그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확산, 3 월 기준 17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실업률, 고용 쇼크에 따른 소비 감소 등 악재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규제 확대로 경제 핵심인 투자가 후퇴하면 외부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실물 부문에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재정·통화 정책을 보면 정책 집행과정의 혼선은 앞으로 심화할 것 같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내용과 추진 방법을 바꾸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하반기에 수출·투자가 위축되고, 대내적으로는 소비 감소와 물가 불안이 이어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금리는 동결됐지만 고용시장 위축 속에 높은 대출금리와 높은 체감 물가로 중산층과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다. 국제유가도 혼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국제 예측기관들은 국제유가를 배럴당 70 달러로 전망하면서, 이란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 유가 상승세가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고유가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게 되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중첩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를 심각한 지경에 빠트릴 수 있는 스태그플레이션은 반드시 막아내야 하며,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주력 제조업 부진과 고용·소비 침체 속에 물가만 나홀로 상승하는 현상을 타개하는 길을 신속한 '경기 활성화' 정책 추진이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중첩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우려에 따라,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내용과 추진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으며 국제 유가 모니터링, 경기 활성화 정책등을 통해 대안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1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 결정하면서 군산 지역경제가 '패닉' 상태다. 지난해 7 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하면서 큰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지역 경제의 또 다른 축인 한국GM 공장마저 문을 닫게 됐기 때문이다. 상권은 이미 고사 직전이다. 최근 가동률이 20%를 밑돌던 한국GM 공장 인근은 다섯 가게 건너 한 개꼴로 상점이 비어 있다. 근로자들이 빠져 나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이 쏟아지고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다. 거제와 창원 지역 경제도 군산 못지않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조선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거제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떠나면서 빈집이 급증하고 있다. 인구도 지난해 12 월 말 현재 25 만4073 명으로 1 년 전보다 3110 명 줄었다. 조선·자동차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이 밀집한 창원도 지역 경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죽어가고 있다. 분양가보다 1000 만~3000 만원 싼 매물이 쌓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산과 평택은 활력이 넘친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고,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서산에는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뿐 아니라 석유화학 관련 중소·중견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4 년간 새로 터를 잡은 기업만 138 개에 이른다. 세계 최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평택은 가히 상전벽해(桑田碧海)다. 5 만4000 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고덕국제신도시를 중심으로 택지지구가 20 여 개 연결돼 거대한 신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지역 경제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기업이 찾아오는 곳은 번영하고, 기업이 쇠퇴하거나 떠나는 곳은 황폐해진다. 소도시였던 일본 도요타시(市)와 독일 볼프스부르크가 일본과 독일에서 부유한 도시의 하나로 성장한 것은 도요타자동차와 폭스바겐 덕분이었다. 북미 지역 50 여 개 주(州)와 도시들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제2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것도 기업 유치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그만큼 커서다. 미국 디트로이트 등 소위 '러스트 벨트(Rust Belt)' 도시들이 쇠락한 것은 자동차 등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주요 경쟁국들은 기업 유치를 위해 세금을 감면해주고 규제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반(反)기업 정서와 경직된 노동시장, 신(新)산업 진입을 막는 각종 규제, 법인세 인상과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것들투성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이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다. 그래야 국가 경제도 살고, 지역 경제도 산다. 관련기사티웨이항공 직원들, 설 앞두고 받은 '성과급'이 무려직방,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획득…업계 최초"1000 만원씩 쏜다" 대박 보너스 받은 회사 어디길래?	'GM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지역상권 및 부동산 시장 불황', '조선 경기 침체로 인한 거제와 창원의 실업 급증', '평택 삼성반도체 공장 건설 후 아파트 건설 및 쇼핑센터 설립' 과 같은 사례와 같이 기업의 성패에 따라 지역경제의 흥망성쇠가 좌우되는데, 국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업에게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1
다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등장했다. 때 되면 나오는 용어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그 중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무역전쟁은 그 자체로 한국 경제에 최대 악재다. 전체 수출에서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는 비중이 40%가량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이 80%에 이른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에 관세를 물리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282 억 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강달러·고유가·고금리 등 이른바 '신 3 고'가 덮쳐올 기세다. 가뜩이나 미·중 간 무역전쟁 우려로 수출기업들의 허리가 휘고 있는데 3 고 현상까지 맞물리고 있다. 게다가 미 달러가 강세 행진을 이어가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자칫 대규모 외국인 투자자금의 '엑소더스'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28 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8 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에 코스피는 올해 처음 2320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렇듯 복합적인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강한 체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혁신 능력과 성장 활력은 예전만 못하다. 경제 기초체력 즉, 펀더멘털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몇몇 수출기업의 활약을 빼면 성장은커녕 뒷걸음질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맹추격하면서 전통적인 주력산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다 주요 부문에서 몇 년 또는 10 년 후에 추월을 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IT(정보기술)·바이오기업들은 중앙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초고속 질주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3.0% 성장률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은 사뭇 다르다. 예상 악재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고용 악화, 내수시장 위축,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출 교역조건 악화 등이 그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마저 꺼질 경우 그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다소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삼성전자가 끝까지 버텨준다면'이란 전제를 깔고 있는 셈이다. 복합위기를 극복하려면 수출기업과 첨단기업의 동반 성장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수출기업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정책은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친노동정책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이 기업을 옥죄고 있다. 재계는 "갈수록 기업 경영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그런데도 정부의 고집불통 정책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으로 소득 최하위층의 고통이 더욱 커졌음에도 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버텼다. 시장과 소통하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남을 것이다. 이제는 물어볼 때다. 복합위기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시장과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정부가 강달러·고유가·고금리 등 '신 3고'라는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과의 소통·협력을 통해 수출기업과 첨단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1
현대자동차그룹이 2030 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50 만 대 생산체제 구축 계획을 밝혔다. 124 개 협력사와 연구 개발 및 연료전지시스템 공장 건설 등 설비 확대에 7 조6000 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50 만 대 체제가 완성되면 연간 경제효과는 25 조원, 직·간접 고용효과는 22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모처럼 들려온 반가운 소식이다. '수소 사회' 실현 가능성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수소산업 분야의 선도자로서 미래 수소 사회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수소차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선언이다. 수소 사회로의 전환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중국은 2030 년까지 현대차의 두 배인 연간 수소차 100 만 대, 충전소 1000 개 이상을 보급한다는 '수소차 굴기'를 선언했다. 일본은 2014 년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2020 년까지 수소전기차 4 만 대, 충전소 160 개를 보급할 계획이다. 미국과 독일도 수소차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2013 년 수소차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하는 데 성공했지만 인식 부족과 생산단가, 충전소 설치의 어려움 등으로 거북이걸음을 해왔다. 이제는 중국 일본 등 후발국가에 따라잡힐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다. 수소차는 개발 초기 정부 보조가 필수다. 하지만 전·현 정부 모두 수소차에 대한 '통 큰' 지원에는 미온적이었다. 수소차의 가치를 잘 몰랐던 데다 특정 기업 지원에 따른 부담, 충전소 관련 민원 가능성 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6 월 수소차 육성 계획을 밝혔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제 현대차가 정부에 화답하며 과감한 투자계획을 밝힌 만큼 수소차는 물론 '수소 사회'로의 전환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관이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 보조 확대다. 차값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보조금은 올해 700 여 대분에 불과해 1000 명이 넘는 계약자가 구매를 포기했다. 내년에는 보조금 대상이 4000 대로 늘지만 수소차 생산 능력에 걸맞은 보조금 추가 확대가 절실하다. 현재 15 개인 충전소는 내년 30 개가 더 생기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 유럽 등보다 훨씬 까다로운 입지 규제를 풀고 주민 설득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수소전기차는 연관사업 파급 효과가 크고 수소연료전지는 발전 운송 등 다른 분야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중국이 친환경차 보조금을 수소차 중심으로 바꾸고 일본이 충전소 설치는 물론 충전소 운영 보조금까지 주며 수소차를 육성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2014 년 일본이 만든 수소차 '미라이'는 지금까지 5000 대 넘게 팔렸다. 1 년 먼저 출시된 현대차 투싼 ix35 누적판매량(약 1000 대)의 다섯 배다. 수소차 사업이 민·관이 합심해 '글로벌 세계 1 등'을 만드는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현대차그룹 '세대교체'...	현대자동차가 2030 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50 만 대 생산체제 구축 게획을 밝힌 가운데, '수소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계획과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여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뒷받침과 민.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1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든 역효과가 명백하다면 신속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더 큰 세금 낭비와 비효율을 막고, 궁극적으로 국민 삶도 개선할 수 있다. 당장의 비난이 두려워 잘못을 고치는 데 주저한다면 '책임 있는 정부'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그제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보장성 축소 대책을 내놓은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하다. 애초에 문재인 케어는 과잉의료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을 받았다. 이대로 가면 2021 년 건보 기금이 바닥나고 2022 년 누적 적자가 11 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추정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 직장인 건보료가 월평균 3653 원, 지역가입자는 2800 원 오른다. 정부가 재정 누수를 막지 못한다면 건보료 인상 명분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일부 보완에 그치지 말고, 과잉의료 요인을 과감히 고쳐야 할 것이다. 정부가 바로잡을 용기를 내야 할 대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탈(脫)원전, 부동산 대책, 교육정책, 주 52 시간 근로제 등 획일적·강압적 정책들마다 현장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보지 못한 채 대증요법에만 치중하고, 정부가 시장과 싸우려고 할수록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는 악순환이다. '정책'을 넘어 '도그마'가 돼 버린 탈원전부터 그렇다. 원전 기술·인력이 빠져나가고 관련 산업생태계가 붕괴되는 판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어제 월성 1 호기의 영구 폐쇄를 결정해 또다시 치명타를 날렸다. 환경을 강조하는 유럽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원전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마당에, 한국만 탈원전을 고수하고 온실가스·미세먼지까지 잡겠다는 모순된 정책을 고집한다. 해외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을 가진 한국에서 탈원전은 '21 세기 미스터리'"라고 의아해 한다. 정부가 18 차례나 내놓은 부동산 대책도 철저히 검증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수요·공급의 기본원리를 외면하고 시장규제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서울 강남 집값은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12·16 대책'이 나온 지 열흘도 못 돼 전셋값이 뛰고, 비규제 지역의 집값과 아파트 청약률이 급등하는 판이다. 새집,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은 실수요를 무시하고, '현금 부자'에게만 유리한 규제 일변도로는 백약이 무효다. 부동산을 놓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이외에도 말뿐인 혁신성장과 규제완화, 친노조로 확 기울어진 정책기조 등이 민간의 경제 활력과 사기를 꺾고 있다. 직업과 노동 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지는데 획일적 주 52 시간 근로제로 인해 현장에서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국민 대다수가 올초 가장 큰 문제로 '경제'를 꼽았지만 새해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제는 이념이 아니라 '실용'의 영역이고, 구호가 아니라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 4 년차를 맞는 만큼 정부는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고, 잘못된 것을 과감히 바로잡는 용기를 발휘할 때다.	정부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보장성 축소 대책을 내놓았는데, 획일적·강압적 정책들도 현장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므로 앞으로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여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수정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1
문재인 정부가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 일 청와대 관저로 여야 5 당 대표를 초청해 정국 현안을 논의한 데 이어 어제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다. 청와대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등 '3 실장'도 10 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후반기 들어 소통에 방점을 두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 특히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3 실장'이 경제·안보 등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향후 추진 과제들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고, 한·미, 한·일 동맹이 흔들리고, '조국 사태' 후유증으로 민심이 두 동강 난 상황에서 국정 기조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청와대의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노 실장이 문 정부 임기 전반부에 대해 "대한민국 틀을 바꾸는 대전환의 시기였다"고 자평(自評)한 것은 아무리 봐도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일반 국민의 인식과도 괴리감이 적지 않다. "체감경제가 여전히 팍팍하다" "일자리 성과 부족이 가장 아프다" 등 경제상황 인식이 이전에 비해 신중해졌지만 정책 기조 전환에 선을 그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김 실장은 "불확실성의 파고가 몰아치고 있다"면서도 "당장 어렵다고 낡은 과거 모델로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3 실장'들이 강조한 것처럼 '성과 창출'이 가능하려면 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 경제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강압적인 주 52 시간 근로제, 지나치게 까다로운 안전·환경 규제 등 '친(親)노조-반(反)기업' 정책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것을 외면하면서 '모델' 탓을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업무·고용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4 차 산업혁명 시대와 거꾸로 가는 경직된 고용시장은 기업 투자와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공정경제'의 이름으로 기업 경영에 대한 간섭과 압박도 커지고 있다. 최근 검찰에 이어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 '근로자성(性)'을 앞세워 민간기업에 파견근로자 등의 '직접 고용'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실장이 강조한 혁신성장이 만개하는 '다이내믹 코리아'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지지층만 바라보는 '진영 정치'로는 문 대통령도 우려한 '엄중한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 국민 전체의 이익과 소비자 편익을 중심에 놓고 반대세력을 설득할 용기가 있어야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철폐할 수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한결같이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넓게 소통하고 다른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공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소통이 일회용 이벤트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현장의 쓴소리를 새겨들어 정책으로 반영해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는데, 악화된 경제상황과 '조국 사태'로 민심이 이반되는 상황으로 인해 국정 기조 변화는 필요하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며, 이런 소통이 이벤트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새겨들어 정책에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1
한반도 데탕트 향해 첫발 北 비핵화가 최종 결승선한반도 데탕트 향해 첫발 北 비핵화가 최종 결승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 일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70 년 분단사의 상징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가진 역사적 대좌였다. 두 정상의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의 기류를 대결에서 화해 무드로 대전환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다. 우리는 비무장지대에서 싹튼 평화의 싹이 한반도 전역에서 만개할 수 있도록 남북 정상이 후속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이날 판문점 의전행사는 화려했다. 군악대의 연주엔 평화의 봄을 갈구하는 겨레의 소망이 실려 있는 듯했다. 하지만 평화를 실제로 담보할 북한 비핵화에 대한 알맹이 있는 합의가 없는 한 미완성 교향곡일 뿐이다. 겉치레 이벤트보다 회담의 함의를 주목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정상회담의 결실인 판문점 공동선언을 곱씹어 보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 3 대 의제를 지향하는 염원은 담겼으나 목표에 이르기 위한 로드맵이 이에 비례하지 않은 느낌도 들어서다. 정부는 '평화, 새로운 시작'이란 주제를 내걸고 회담을 준비했다. 김 위원장도 평화의집 방명록에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는 글을 남겼다. 그렇다면 남북은 이제 한반도 평화정착이란 종착역으로 가는 출발선에 선 셈이다. 어차피 70 년 체제 대결의 시대가 하루아침에 종식되긴 힘들 것이다. 이번에 북측이 그간 기피했던 남북 간 핵 대화에 응한 건 긍정적 신호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김 위원장이 핵개발 포기 의사를 넘어 기보유 중인 핵 폐기를 언명하기를 기대했다. 언제든 민족적 참화를 부를 시한폭탄을 제거할 담보 없이는 평화 구축이나 남북관계 진전 등 여타 합의들의 의미도 반감되기 때문이다. 1992 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2000 년 6.15 공동선언 그리고 2007 년 10.4 선언 등 기념비적 합의문들이 휴지조각이 된 까닭이 뭔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개혁. 개방보다 핵무장 등에 기대 체제를 지키려는 세습정권의 의중이 주요인이었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가 갈 길은 아직 멀다. 아무리 그럴싸한 평화체제를 만들 설계도를 그리더라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토대를 다지지 못하면 사상누각을 세우는 격임을 유념할 때다. 북측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 방식으로 핵. 미사일을 폐기하도록 계속 설득해야 한다. 후속 정상회담을 기약할 수 있다니 그래서 다행스럽다. 그때까지 대북제재 공조 유지가 불가피함은 불문가지다. 김 위원장의 통 큰 발상의 전환도 절실히 요구된다. 한반도 평화모드로 전환이 완성되려면 비핵화는 필수 통과의례다. 개혁과 개방의 대도로 나오지 않으면 북한의 정상국가화도, 피폐한 경제의 회생도 불가능하다. CVID식 비핵화를 결심해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하고 확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CVIG)'을 받는 게 유일한 출로다.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판문점 선언은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에 봄과 같은 화해 분위기 전환을 꾀한 점에서 향후 이어질 후속 대화에 기대가 더욱 커진다.	1
6ㆍ2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권 내부 분열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청와대 참모진, 정운찬 국무총리, 한나라당 소장파가 뒤엉켜 권력다툼을 벌이는 듯한 모습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당내 초선의원 그룹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요구한 데 이어 정 총리가 직(職)을 걸고 이 대통령에게 인적쇄신을 건의하기 위해 독대를 요청했다는 이른바 '거사설(說)'까지 나돌며 뒤숭숭한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상태다. 거사설과 관련해 정작 정 총리 본인은 "소설 같은 얘기"라고 부인했지만 그 역시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라는 정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런 사분오열을 아주 단순화한다면 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는 신구(新舊) 세력 간 권력다툼으로 비친다. 우리는 이런 현상이 지방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쇄신책에 소극적인 점도 큰 원인으로 파악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만약 '인(人)의 장막'에 둘러싸여 국민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한 과오가 발생했다면 과감하게 물갈이하는 결단력을 보여줘야 한다. 청와대 핵심인사가 나서서 참모진과 내각개편 시점을 '7ㆍ28 재보선 이후'라고 멀찌감치 선을 그어놓고 당내 쇄신요구에 대해서도 "왜 청와대에 책임을 떠넘기느냐"는 식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 건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국민에게 한 치 흠없는 리더십을 보여도 마땅찮을 국면에 여권이 흐트러져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도리가 아니며 중심을 잡으려면 누구도 쇄신의 회초리에서 면제를 받아선 안 된다고 본다.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개편은 물론이고 내각도 매너리즘에 빠진 장관들을 바꿔줘야 후반기 국정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도 지도부가 집단 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조기 개최하는 정도로 면피하겠다는 건 어림없는 발상이다. 이번 선거를 막전막후에서 주물러놓고도 참패 결과에 딴청을 피고 있는 몇몇 실세들은 신속히 거취를 밝혀야 한다. 초선의원 그룹도 청와대를 향해 '총 쏘는 얘기'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보기 바란다. 측근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는다는 지적도 이번에 처음 제기된 게 아니다. 어쩌다 꼬투리가 생기면 우르르 몰려가 항의하다가 대통령이 눈 부릅뜨면 꼬리 내리고 물러서는 웰빙 체질을 고치지 못한다면 '소장파'라는 별칭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여권 내부의 복잡한 갈등을 봉합하고 중심을 바로 세우는 건 이 대통령 몫이다. 인적쇄신론 자체를 여권 일각의 목소리로 치부할 게 아니라 국민의 요구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불도저식'이라는 비판이 따라다니는 국정 운영 스타일에 민심이반이 분명히 확인됐는데도 내 사람은 끝까지 다 챙기겠다는 식으로 이런저런 궁리에 몰두해선 지지를 회복할 수 없다.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는 인사를 못 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진의라면 설령 참모와 내각을 개편한다 해도 단순한 '임무교대'일 뿐 '쇄신'이 될 수는 없다. 그렇게 해선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이 제대로 돌아갈지도 의문이다. 신속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6ㆍ2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여권 내부 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러한 여권 내부의 혼잡한 갈등을 봉합하고 중심을 바로 세우는 건 이 대통령 몫이기에 인적쇄신론을 여권 일각의 주장으로 여길게 아니라 국민의 요구로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1
1년여 전 세월호 사건의 판박이다. 적절한 조치만 제때 취해졌으면 초기에 충분히 진화될 수 있었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국가적 재난 사태로 비화하고 있다. 배가 기울기 시작할 때부터 2시간 가까이 아이들을 구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배 주위만 빙빙 돌던 해경의 모습이 지금 메르스 사태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 보건복지부가 보여주고 있는 허둥지둥, 우왕좌왕, 뒷북치기, 면피주의와 고스란히 겹친다. 국민은 답답함과 불안감 속에서 정부의 말을 신뢰하는 대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더 의지하고 있다. 메르스 같은 외래 전염병이 의료기관을 넘어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데도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는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성명이나 발표하고 당·정·청 간에는 엇박자가 여전하다. 사실상 책임지는 당국이 없는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 어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확진 의사가 최소 1500명 이상을 접촉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가 일방적인 발표로 불필요한 오해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역시 "박 시장 회견 내용 일부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박 시장은"서울시는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정부 성명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박 시장처럼 박근혜 대통령도 직접 나서 중심을 잡고 진두지휘하라"고 편을 들었다. 메르스 감염 의심 의사를 적시에 격리하지 못한 복지부도 문제고 , 정치 선동하듯 혼란과 불안을 부추긴 서울시도 문제다. 하지만 국민 눈에는 이런 상황에서 진실게임이나 벌이고 있는 청와대와 복지부, 서울시 모두 한심하기 짝이 없다. 특히 이 와중에 정치권이 좌우 진영으로 나뉘어 패싸움을 벌이는 듯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망국적 행태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복지부가 상황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부터 사안을 축소하기에 급급해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다 되레 화근을 키웠고 국민 신뢰도 완전히 상실했다. 뒤늦게 메르스 발생 의료기관의 실명을 공개하고 협조를 당부했지만 이미 확진자 41명, 격리대상자가 2000여 명에 달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태다. 지금부터라도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고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확실하게 맡아야 한다. 복지부가 대응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2003년 사스 때나 2009년 신종플루 때처럼 준전시 상황으로 규정하고 전쟁하듯 방역작전을 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군·경을 동원해서라도 격리자를 통제하고 차단망을 쳐야 한다. 천막과 컨테이너박스로 임시 격리시설을 만들고 지자체별로 연수원 등을 확보해 감염 의심자들을 모두 자가 격리가 아닌 시설 격리해야 한다. 메르스 대응 단계도 현재 '주의' 단계에서 최소한 '경계' 단계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 메르스 같은 바이러스성 전염병 대처와 관련해서는 언제나 과소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	메르스 사태가 국가적 재난 사태로 번지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이번 사태의 핵심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복지부의 역할 부재로 드러났는데 역량이 부족하다면 적극적으로 주변국과 국제기구에 도움을 청하는 것도 해결책이다.	1
뉴욕증권시장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미국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준다. 다우·나스닥·S&P500 등 뉴욕증시 3 대 지수는 올 들어 18~27%나 오르며 미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고조되는 위기감 속에 부실의 뇌관만 늘어나는 우리 경제와 비교된다. 뉴욕증시는 다른 증시들과 비교해도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마무리돼 간다는 낙관론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미국 경제가 건실하다는 사실에 대한 자본시장의 평가일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거친 행보로 논란도 불러일으키지만 감세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기업·친일자리창출 정책이 '기업가 정신'과 '시장의 질주 본성'을 제대로 자극한 결과다. 다우·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 경제는 어떤가. 구직도 포기한 채 '그냥 쉰다'는취업포기자가 1 년 전보다 35 만 명이나 늘어 사상 최대인 217 만 명에 달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200 만 명을 넘었다는 것도 무서운데 2030 세대 비중이 더 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내 기업의 35%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한다는 한국은행 '2018 기업경영 분석' 보고서도 발표됐다. 사상 유례 없는 저금리로 늘어날 판인 좀비기업도 우리 경제의 뇌관이다. 1 년 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1 만6000 명 줄어든 반면 '나홀로 자영업자'는 9 만7000 명 늘었다는 통계청의 다른 자료도 예사롭지 않다. 고용의 양과 질 모두 악화된 것이다. 급등한 최저임금, 관(官) 주도 정규직화, 무리한 주 52 시간 근로제의 부작용은 이렇게 무섭고 냉정하다. 경제 곳곳에 뇌관이 쌓이고 커져가는데 증시가 활기를 띠고 자본의 순환이 순조롭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돈맥 경화'는 문재인 정부 들어 16 차례나 이어진 부동산 대책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일부 주택시장의 이상 과열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한국은행도 지적했듯이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이 수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떠밀리듯 내린 금리가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유동성의 함정' 현상은 처음도 아니다. 근본 처방은 회피한 채 "우선 편하고 보자"는 식으로 '진통 치료'에나 기댈 때면 늘 되풀이됐다. '혁신'은 말뿐이고, 재정 살포에 의존한 채 저금리처방에나 기대려는 지금 정부·여당이 그 짝이다. 한국 증시에 '스타 주식'이 없고, 주목받는 신산업도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왜 '새 피'가 공급되지 못 하는지, 관심가질 만한 주도 산업은 왜 없는지 근본부터 숙고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잡겠다고 하니 건설주가 위축되고, 탈원전에 전력·SOC주가 지지부진한 것 등은 부차적 각론이다. 반(反)기업·반시장 정책이라는 큰 흐름에 국내외 투자자가 등 돌린 것 아닌가. 자본시장에 활력이 생기게 하고 저금리 시중 자금이 생산적으로 돌게 하면 부동산 문제는 따라서 해결될 수 있다. 의욕과 이념이 앞선 정책이 부채질한 경제의 무기력증과 조로(早老)증은 결자해지로 정부가 풀어야 한다.	뉴욕증권시장의 상승세는 미국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 전반에 뇌관이 쌓이고 증시 분위기도 장담할 수 없어,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저금리 시중 자금이 생산적으로 돌게 해야 한다.	1
정부와 여당이 12 일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기술자료를 원천적으로 요구할 수 없도록 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술탈취 근절대책을 발표하는 등 정부가 공정경제·공정경쟁 관련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 일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대리점 갑질을 제보하면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같은 날 중소벤처기업부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이 상생 노력을 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프랜차이즈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공정경쟁을 헤치는 활동은 엄격하게 처벌하고, 아직 협업이 익숙하지 않는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생과 협업을 체질화하도록 돕겠다는 의도다. 특히 기술에 대해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문화는 공정경제와 혁신경제를 아우르는 중요한 열쇠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혁신성장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 이러한 기술가치 평가절하와 기술탈취가 중요한 요인이 됐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을 파트너로 인정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고, 수직적 갑을관계 속에서 그들에게 일감을 주는 게 몸에 익었다. 수직적 가치사슬 하에 묶여 있으면서 대기업이 주는 일감으로 먹고 사는 협력사가 개발한 기술에 대해 별도의 대가를 지급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기술과 산업의 무한융합이 일어나면서 경계를 넘어선 다른 분야 기업과 수평적 협업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에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기업 규모의 크고 작음은 문제가 되지 않고, 어떤 기업이 원천기술과 킬러 서비스를 갖고 있느냐가 핵심이 됐다. 이런 시대에 기업들은 상대가 벤처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가리지 않고, 단순한 제휴이든 기술거래든 인수합병(M&A)이든 간에 가능한 모든 협업수단을 찾아 공조 전선을 넓혀야 한다. 기업들의 문화도 과거의 경쟁적 속도경영에서 협업적 지속가능 경영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바뀌어야 한다. 복잡한 기술과 상황 변화의 시대에 어느 기업도 스스로의 힘만으로 성장하고 혁신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외부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나눠 갖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을 만드는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정부가 갑질 제보에 대해 포상금을 주고, 협업을 잘 하는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은 초보적인 정책수단이지만 기업문화를 바꾸는 작은 마중물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수단과 더불어 기술탈취와 불공정 거래에 대해 강하게 제재하는 등 가능한 모든 정책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물론 실질적인 변화는 산업현장에서 일어나야 한다. 협업과 동반성장의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들이 협업을 통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물론 모두가 어깨동무를 할 필요는 없다. 제약, 바이오, 정보기술(IT) 등 기술변화 속도가 빠른 산업은 기술거래와 M&A, 스타 스타트업의 탄생이 시시각각 이뤄진다. 그런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업들은 거래와 협업의 사이에서 최적의 협상 기술을 익혀야만 한다.	대기업들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갑을관계 속에서는 수평적으로 기술과 산업의 협업이 요구되는 다음 세대를 내다보기 어려움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공정경제·공정경쟁 관련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는 갑질 관행을 근절하고 기업문화를 바꾸는 첫 걸음 될 것으로 기대한다.	1
국회 권한이 3권 분립 균형을 깨고 도를 넘어서 국가 발전을 퇴보시키는 축(軸)으로 지목받기 시작했다. 대통령 권력은 5년 단임으로 끝나지만 국회의원은 표를 줄 때 위임권력을 훨씬 넘어서 되레 국리민복에 해를 끼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강력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법(택시법)을 통과시킨 게 국회 권력의 횡포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업계 요구를 들어주려면 국민 부담이 연 2조원이나 늘어나는데도 여야는 선심 공약 이행에 더 급급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새해 첫날로 예산안 통과시점을 아무렇지 않은 듯 넘겼다. 아무리 선출된 권력이라지만 권리만 누리고 의무는 헌신짝처럼 버린 지 오랜 게 한국 국회다. 그러면서도 자신들 이해가 걸린 사안은 내밀하게 협조한다. 국회의원의 행위가 국민적 의혹의 대상일 때는 쉬쉬한다. 언젠가 자신도 걸릴지 모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눈을 감는다. 통제받지 않는 국회 권력은 이제 손볼 때가 됐다. 첫째, 국민이 국회에 대한 감시를 좀 더 지혜롭게 강화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의 방청 불허 조치가 위헌이 아니라고 판시했지만, 국회 방청은 널리 개방하라. 시민단체들의 의정활동 감시도 출석률이나 법안 제출 등 형식에 그쳐선 안 되겠다. 의원이 발의한 법안 숫자가 쓰레기더미처럼 쌓여본들 국민 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회기가 끝나면 대부분 폐기처분된다. 1987년 헌법체제는 이제 사반세기를 돌아서서 헌법의 안정을 구가한다. 반면에 법률은 너무 잦은 제ㆍ개정으로 법률 전문가들조차 헷갈릴 정도다. 하지만 잘못된 법률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통해 거의 정리됐다. 이제는 법치주의 안정을 위해서 법을 제정하는 국회부터 준법을 실천해야 한다. 둘째, 의원입법 과정을 개혁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정부 제출 법률안은 해당 부처, 규제개혁 심의, 입법예고, 공청회, 법제처 심의, 차관회의, 국무회의라는 매우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반면에 의원입법안은 정부안보다 절차와 과정이 매우 허술하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제 기능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 부처조차 이제 슬그머니 의원입법안으로 도피하고 있다. 복지국가 구현을 위한 시혜적 법안을 제외하면 대부분 법안은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안겨준다. 의원입법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셋째, 국회의원 특권 포기에 대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 19대 국회에서 의원 사무실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났다. 보좌관도 7~8명을 거느린다. 국민 혈세로 그 많은 보좌진을 거느리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도 특권 뒤에 숨어서 헌정질서를 교란시키는 일이 없도록 실질적인 특권 포기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 차제에 선출된 지방권력인 지방의회도 거듭 태어나야 한다. 무급 명예직으로 출발한 지방의원이 정규직 못지않은 급여를 받으면서 토착세력화하고 있다. 지방의회는 휘청거리는 지방재정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다.	국회의 권한이 국가 발전을 퇴보시키는 중심으로 지목받기 시작하여 이러한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이제 고칠 때가 되었으며, 지방자치는 국가 발전의 기초가 될때 국민적 환호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1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과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쇼크를 겪고 있는 한국의 경제 상황이 자주 비교되고 있다. 호황으로 일손을 구하지 못해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일본과 사업 부진으로 폐업이 늘면서 일자리가 더 쪼그라들고 있는 한국의 모습은 두 나라의 엇갈리는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올해 일본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은 1.63 배(8 월 기준)로, 44 년 만에 최고치다. 일할 사람을 못 구한 기업들이 잇달아 흑자도산하자 '풍년아사(豊年餓死)'란 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반면 한국은 조선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에다 최저임금 급속 인상,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이 각종 규제와 반(反)기업 정서로 위축되고 있는 게 한국이 처한 '고용참사'의 근본 원인이다. 5~6 년 전만 해도 두 나라 상황은 반대였다.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 극복한 성공 모델로 꼽힌 반면 일본 경제는 1990 년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빈사 상태에 허덕였다.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 '취업 낭인'이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나돌았다. 일본 재계는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엔고, 높은 법인세율, 과중한 인건비 부담 등 '6 중고'를 해소해 달라고 호소할 정도였다. 그랬던 일본이 '일자리 천국'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확 바뀌었다. 일본 경제가 극적 반전을 이룬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아베 신조 총리의 '시장경제에 활력 불어넣기'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아베 총리는 2012 년 재취임 이후 재정 확대정책, 대담한 금융 완화, 성장 전략이라는 '3 개의 화살'을 내건 '아베노믹스'로 경제살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3 개의 화살' 가운데 '친(親)기업·친시장'으로 요약되는 성장전략은 일본 경제 부활을 이끄는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아베는 법인세율 인하, 수도권 규제 완화, 전략특구 확대 지정, 노동시장 개혁 등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규제 천국'이라던 일본이 바이오, 인공지능 등 신(新)산업에서 선두권인 나라가 됐다. 한때 일본의 부러움을 샀던 한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상생 경제' '경제민주화' 등을 내세워 걸핏하면 시장에 개입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최저임금 급속 인상, 법인세율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획일적인 노동시간 단축 등 친노조 정책들을 급속도로 쏟아내 기업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기업 경영을 옥죄는 상법개정안 등 각종 규제 법안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노동개혁은 요원하고 투자개방형 병원, 원격의료 등 4 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신산업은 기득권에 가로막혀 있다. 이래서는 일자리 창출도, 경기 회복도 기대할 수 없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주요 국가 중 '나홀로 불황'에 시달리는 원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짚어봐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경기 하향세 본격화,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 신흥국 위기 조짐 확산 등 국내외 파고가 높아지는 터다.	심각한 구인난을 겪는 일본과 최악의 고용 쇼크를 겪는 한국의 상황이 비교되고 있는 가운데, 각종 규제와 반기업 정서로 위축되고 있는 기업들이 한국의 고용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정부는 하루빨리 불황의 원인을 찾아내 고민해야 한다.	1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어제 기준금리를 0.5~0.75%로 올린 건 충분히 예견된 일이다. 1 년 동안 단 한 차례 0.25%포인트만 올린 연준의 느린 걸음에 시장은 그다지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연준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내년 금리 인상이)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 세 차례 정도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차례 인상에 그칠 거라는 비둘기파의 관점을 따르더라도 내년 말 미국 기준금리는 지금의 한국 금리(1.25%)와 같아진다. 1 년 전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7 년 동안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의 막을 내렸다. 이제 미국 실업률(4.6%)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투자 확대로 미국 물가가 목표 수준(2%)에 이르는 시점은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연준이 금리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 유럽과 일본도 마냥 거꾸로 갈 수만은 없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 출구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멕시코와 터키 같은 신흥국들은 자본 유출을 막으려 금리를 올렸다. 중국도 내년에는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 초저금리와 유동성 홍수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 세계 경제는 또 한 번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 이 경우 금융과 실물경제를 글로벌 시장에 활짝 열어 놓은 우리는 어느 나라보다 큰 리스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던진 화급한 숙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국내외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외국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급선무다. 외국인이 들고 있는 국내 상장 채권은 작년 6 월 106 조원에 이르렀다. 지금은 89 조원에 그친다.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은 이미 한국 국채보다 높아졌다. 원화 가치 하락도 한국 채권의 매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신흥국 위기가 재연되면 외국인들에게 현금인출기로 인식되는 한국에서도 자본이 급속히 빠져나갈 수 있다. 금융기관과 기업의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은행 외화포지션 한도, 단기 외화부채에 대한 부담금, 외국인 보유 채권 과세제도를 손질해 자본 유출입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둘째, 가계 빚 폭탄의 뇌관이라고 할 수 있는 134 만 한계가구의 맞춤형 채무 조정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이들은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40%를 웃돌아 금리 상승기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가계빚이 1400 조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당장 10 조원 안팎의 이자 부담이 더 생긴다.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의 부실 위험이 특히 심각하다. 1·2 금융권이 함께 원리금 상환 방식과 이율, 기간을 조정하는 선제적인 채무 조정에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다. 셋째, 장사를 해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에 대한 과감한 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지금 전체 기업 7 곳 중 1 곳은 3 년 내리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 초저금리와 유동성 홍수의 시대가 끝나면 세계 경제는 다시 변화의 블랙홀에 빠져들게 될 것이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내준 시급한 3가지 과제, 외국 자본의 유출 대비, 가계 빚에 대한 맞춤형 채무 조정, 좀비기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를 해결하길 바란다.	1
가계의 실질 소득이 늘어나고 소득분배 지표가 개선되는 등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에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 올해 1 인당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3 만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데다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던 소비 분야에도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국정 목표인 소득 주도 성장이 지속 가능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올해 세계경기는 좋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발 금리상승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정성과 가계 부채 뇌관 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 명목소득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실질소득이 9 분기만에 증가세로 전환했고 계속 나빠지기만 하던 분배지표도 8 분기 만에 개선됐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22 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 분기 가계소득(명목·2 인이상)은 444 만5000 원으로 1 년 전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지난해 4 분기의 전국 가구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 분위 배율(전국 2 인 이상 가구)도 4.61 배로 2016 년 4 분기(4.63 배)보다 0.02 하락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장부담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소비 지출할 수 있는 부분을 의미한다. 분배 지표도 개선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가 소득분배 악화 해소 정책들을 연일 쏟아내면서 지난해 분배 상황과 실업난 해소를 위한 추경 예산안까지 배정한 점을 감안하면 증가 폭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분배 지표 개선은 단시일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IT)산업 발전과 고령화 등 오히려 분배 지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 성장동력이 확충되지 않으면 실질 소득 증가와 소득 분배 지표는 단기 성과에 그칠 것이다. 이제는 활발한 기업 투자를 통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분배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성장 드라이브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할 때다. 속내를 털어놓지 않고 있지만, 기업들은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 법인세율 인상과 최저 임금 큰 폭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때문에 방어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 탁상 행정과 경제 현실의 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국지엠의 군산 공장 폐쇄 결정 등 제조업이 위축되고 수출 부문에서는 환율 하락세가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는 통상과 수출 부문에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고 정교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6 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분배 개선을 과녁으로 삼는 포퓰리즘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실질 소득 증가를 이끌 수 있고 분배의 원천이자 핵심 경제주체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골라 과감히 푸는 데 정부와 국회가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지금처럼 노동 개혁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경영 환경이 계속 악화하면 국내 기업들이 돈을 충분히 갖고도 국내에 투자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지엠처럼 한국에서 탈출하겠다는 외국계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소득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장기적인 경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성장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시점이다.	1
사설 北도발, 국제사회의 단호한 共助를 어제 오전 북한은 기어이 금지된 선을 또 넘었다. 우리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수없는 설득과 경고를 무시한 북한의 파괴적 도발을 개탄하며 또한 규탄한다. 이번 로켓 발사는 2006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불인정과 탄도미사일 발사 금지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자 1999년 북한 스스로 선언한 미사일 모라토리엄을 두 번째 파기한 것이다. 로켓 상단에 대량살상무기 대신 인공위성을 얹었다 해서 면책될 수는 없다. 청와대가 공식 발표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번 도발은 온 세계가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하는 시점에 한반도 안보를 볼모로 삼았다는 점에서 더욱 염려스럽다. 향후 국내 금융시장 충격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각될 '코리아 리스크'에 대한 걱정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북한 측 행동이 이득보다 손실을 자초하였음을 깨닫도록 국제사회가 '단호하고 단합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북한이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다른 나라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게 둘 순 없다"고 한 발언은 이제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 그 핵심은 유엔 안보리 차원의 후속 조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추가 결의안이나 제재 강화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면으로 도전한 대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치르게 해야 한다. 남북 관계도 과거와는 달라져야 할 것이다. 쌀ㆍ비료 지원 등 북한 측 비위를 맞추는 '당근' 중심의 정책을 넘어 '채찍'을 병행할 사유가 충분해졌다.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미사일방어(MD)체제 동참, 한국군 미사일 능력 증강 등을 본격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다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 미ㆍ중ㆍ일ㆍ러 등 주변국들과 공조를 통해 6자회담 재개 압박을 강화하면서 대북 특사 파견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와대가 "인내와 일관성을 갖고 북한 측 변화를 기다리겠다"며 '여지'를 남겨둔 것은 옳은 방향이다. 특히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등 대북사업은 매우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위해 들인 비용은 최대 6억달러까지 추산되는데 이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전체 10년치 임금을 넘는 액수다. 로켓 발사를 앞두고 벌인 개성 인질극에서도 드러났지만 대북사업이 북한의 선군(先軍)정치를 견제할 카드로서는 큰 효력이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 발사체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해온 북한의 향후 태도를 주시해야 한다. 이번에 2단계 추진체 낙하지점이 1270㎞라는 사실은 대포동 1호 때보다도 줄어든 것이어서 북한이 원하는 결과를 얻었는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미사일 능력을 새 협상카드로 삼아 로켓 발사 비용을 회수하려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대북사업에서도 단호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활력 국민제안 경제를 깨우는 아이디어 제안 하세요.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파괴적인 도발로 이에 국제사회는 '단호하고 단합된 조치'로 공조하고 우리도 대북사업에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1
정부가 어제 내놓은 세제 개편안은 정치권의 강력한 압박에 따른 핀셋 부자증세 방안이다. 소득세 과표 3 억원과 5 억원 초과 구간 세율을 각각 2%포인트씩 올리고 법인세 과표 2000 억원 초과 구간 세율을 3%포인트 올리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근로소득자 상위 0.1%(2 만명)를 비롯해 9 만3000 명의 소득세 부담이 늘어나고 이익을 많이 내는 129 개 대기업이 법인세를 더 내야 한다. 다른 여러 가지 세제를 함께 손질하면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금 부담은 한 해 6 조2000 억원 넘게 늘어나고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 부담은 8000 억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던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결과적으로 말을 뒤집은 꼴이 돼서 유감 표명까지 했다. 세제 개편이 새 정부와 여당 내 강경한 증세론자들의 압박에 따라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급조된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 격차를 줄이려는 방향은 옳지만 국민개세(國民皆稅)의 원칙과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구멍이 많은 세제가 되고 말았다. 편의적 부자증세만으로는 급증하는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국회의 세법 개정 논의와 가을부터 가동될 조세재정개혁특위의 공론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최대한 보완해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첫째, 국민개세의 원칙에 충실해 지나치게 높은 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 2015 년 근로소득자 가운데 46.5%(803 만명)가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면세자 비중이 갑자기 늘어난 계층의 공제를 줄여 이 비율을 20~30%대로 낮춰야 한다. 부자증세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지 재원은 중산층을 포함해 국민 모두가 능력에 따라 공평하게 분담하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정치권이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종교인 과세도 미적대지 말아야 한다. 둘째, 글로벌 흐름을 거스르는 법인세 증세는 멈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소득세 부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법인세 부담은 상위권에 속한다. OECD 국가 법인세율은 2000 년 평균 34%였으나 작년에는 22%로 줄곧 낮아졌다. 우리도 노태우정부 때 34%였던 세율이 김영삼정부(28%) 김대중정부(27%) 노무현정부(25%) 이명박정부(22%)까지 계속 낮아졌다. 개인이 아닌 법인의 소득에 누진 과세를 하면 투자 결정이 왜곡되며, 각국이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는 판에 우리만 올리면 결국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 셋째, 근시안적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고 기본적으로 성장의 활력을 높여 세수 기반을 넓혀가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지금은 거위 털을 솜씨 있게 뽑아내는 증세 기술보다는 거위를 잘 키우는 재정 운용이 훨씬 더 중요한 때다.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보여주기식 부자증세는 '정직한 증세'라고 할 수 없다.	정부가 어제 내놓은 세제 개편안은 부자증세만 강조한 모양새이며 이와 같은 편의적 부자증세만으로는 급증하는 재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이런 문제점을 최대한 보완해 근본적인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1
'서울페이(제로페이)'를 구축 중인 서울시가 산하 공무원을 총동원해 가맹점 확보에 나섰다고 한다. 음식점·카페 등에 대한 단속권한을 가진 구청 공무원들까지 나서면 자영업자들로선 거부하기가 곤란하다. 시스템 구현까지 난관이 커 "'관제 페이'가 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제로페이는 영세자영업자의 '카드결제 수수료 부담을 해소하겠다'며 6 월부터 도입을 추진 중인 모바일 결제시스템이다. '수수료 제로'는 참여기업들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체수수료는 '억지춘향'식으로 끌려들어간 은행이, 플랫폼 이용료는 간편결제사업자가 부담하게 된다. 비용은 민간이 부담하고 생색은 서울시가 내는 셈이다. 정부 여당은 '제로페이'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며 결제액의 40%를 소득공제하는 '당근책'까지 꺼내들었지만 민간영역을 고사시킬 위험이 크다. 세금으로 버티는 사업은 오래가기 힘들다. '리터당 100 원 싼 기름 공급'을 목표로 내걸었던 알뜰주유소의 실패가 잘 보여준다. 도입 8 년째인 알뜰주유소에 적잖은 세금이 지원됐지만 기름값 인하 효과는 미미하다. 과당 경쟁을 촉발해 생태계만 파괴하고 말았다. 설령 '제로페이'가 성공하더라도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민간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일이다. '핀테크'로 불리는 결제산업은 4 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서비스로는 민간과 경쟁하기 힘들다. 이웃 중국의 동향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중국에선 채소가게에서 파 한 단을 사고도 모바일로 결제한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민간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서다. 알리페이의 알리바바그룹과 위챗페이의 텐센트는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세계 핀테크산업을 선도 중이다. 서울시가 미래산업에서 이들과 경쟁하는 것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공공부문의 한계는 '따릉이'로 친숙한 서울시의 공유자전거 서비스에서도 확인된다. 2 만 대의 따릉이를 하루 1 만7000 명이 이용하고 있다는 게 서울시 자랑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 중국 공유자전거 서비스는 지금 전 세계를 누빈다. 중국 내 1·2 위인 오포와 모바이크는 세계 20 여개국, 250 여 개 도시에서 1800 만 대를 굴리며 각각 30 억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유니콘'이 됐다. 더 중요한 건 AI 자율주행 등 4 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이동 데이터'가 쉴 새 없이 축적된다는 점이다. 시가 도로를 무단점용하고 매년 약 100 억원의 세금이 지원되는 따릉이 탓에 민간서비스가 원천봉쇄되는 한국에선 꿈꾸기 힘든 일이다. 미래 일자리까지 말려버리는 공공부문의 비대화는 확산일로다. 사립유치원 비리사태에서도 그런 조짐이 보인다.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정부는 국공립 유치원 확대안을 들고나왔지만 숙고해야 할 문제다. 국가예산을 지원받으면 경쟁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이는 4 차산업의 핵심분야로 꼽히는 교육산업의 다양성과 창의력을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금으로 불공정경쟁 환경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서울페이를 구축 중인 서울시가 산하 공무원을 모두 동원해 가맹점 확보에 나서며 관제페이가 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하였고, 시는 세금을 동원하여 이런 식의 민간 기업에 대한 불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지 말아야 한다.	1
인공지능(AI)은 4 차 산업혁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기술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AI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을 마련하고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거는 배경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낡은 규제 탓에 대학들이 정원을 늘려 AI 인재 저변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IT(정보기술)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 구호가 무색하다. 서울대 공대가 2022 학년도부터 신입생 일부를 무(無)전공으로 뽑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대 산하 11 개 전공의 정시 모집인원 중 3 분의 1 을 전공 구분 없이 뽑아 2 학년 때 컴퓨터공학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학부 정원을 늘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자 입시 방식을 바꾸는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이다. 1982 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서울대 등 수도권 대학들의 입학 정원 확대를 막고 있어서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리면 지방대가 타격을 받는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AI 인재 육성은 지역균형발전 수준을 뛰어넘어 미래 국익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다. 서울대 공대의 행보는 AI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2008 년 141 명에서 올해 745 명으로 다섯 배 넘게 늘렸다. 반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는 15 년째 정원이 55 명으로 제자리다. '무전공 선발'을 통해 70 명가량을 늘려본들 AI 인재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미래 첨단분야 인재 양성방안'은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첨단 분야 입학정원을 10 년간 해마다 8000 명씩 늘리겠다고 했는데, 수도권 정원 규제를 그대로 둔 채 결손 인원을 활용해 학과 신설을 유도해보겠다는 것이다.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데이터 활용도 규제로 꽉 막혀 있다. 어떻게 AI 강국이 되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 한국이 해묵은 규제에 막혀 주춤거리는 사이 미국과 중국, 일본은 AI 인재 양성 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4 월 'AI 혁신 행동계획'을 통해 5 년간 AI 관련 교수 500 명과 5000 명의 학생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일본도 정부 주도로 AI 인력 25 만 명을 육성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을 의식해 낡은 규제를 붙들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깊은 성찰과 고민을 하기보다는 그저 갈등을 피하려는 소극적인 태도 아닌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부정 의혹이 불거지자 공정성만 앞세우며 자율형 사립고 폐지를 밀어붙이고, 정시 비율을 높이는 식으로 입시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나섰다.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 백년대계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AI 인재 육성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전향적 자세로 대학 정원 규제를 풀어야 한다. 국가 지도자라면 국민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어 수도권 대학 정원을 늘리면 지방대가 타격을 받는다는 이유로 대학들이 정원을 늘려 AI 인재 저변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는 전향적 자세로 대학 정원 규제를 풀어야 AI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1
정부는 내년 재정지출을 올해보다 5.3% 늘어난 342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보건ㆍ복지ㆍ노동 분야 지출은 4.8% 늘어난 97조1000억원에 이른다. 복지예산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4%로 사상 최고다. 하지만 정부가 이차(利差)보전 방식으로 지원하는 저리 융자금(6조7000억원) 중 주택자금 5조5000억원도 복지 지출로 볼 수 있다. 이를 더하면 실제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10.8% 증가한 102조6000억원으로 총지출의 29.4%에 이른다. 복지예산 100조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복지지출은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2조4000억원에서 올해 92조6000억원으로 5년 새 48%나 늘었다. 총지출 증가(36%)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지출은 2007년까지만 해도 7.6%로 OECD 평균(19.2%)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 비율이 9.7%로 높아져 OECD 평균(22.1%)과의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추정된다. OECD는 지난 4월 한국의 공공사회지출이 1990년 이후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연평균 11%씩 늘어났기 때문에 복지지출이 성장의 활력을 떨어트리지 않도록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내년 실제 재정지출 증가율(7.3%)보다 3%포인트 이상 높은 복지지출 증가는 특히 유념해서 봐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복지지출 비중이 여전히 낮고 부와 소득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어느 정도 복지지출 확대는 불가피하다. 복지지출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게만 하면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건전성을 무너뜨릴 정도로 무리한 지출 증가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내년 균형재정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던 정부는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지자 결국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0.3%(4조8000억원)로 줄이는 선으로 후퇴했다. 그러나 내년 GDP 성장률이 정부 예상(4%)에 못미쳐 세수에 구멍이 날 가능성이 높고 대선 정국에서 포퓰리즘 공약을 모두 막아내기 어려워 실제 재정적자는 훨씬 늘어날 수 있다. 정부가 전면 무상보육을 포기하겠다고 하자 정치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한 번 준 복지 혜택을 다시 빼앗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조세연구원은 여야의 선거공약을 모두 수용하면 현재 GDP의 10%에도 못미치는 사회복지지출이 2050년에 22~25%로 급증하고 국가채무는 GDP의 153~165%로 치솟게 된다고 밝혔다. 공적연금을 비롯한 의무 지출 수요가 급증하는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는 항구적인 재정부담을 유발하는 신규 복지제도 도입에 최대한 신중해야 하며 다른 부문의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총지출이 급증하지 않는 경우에만 수용해야 한다. 총지출 증가율을 수입 증가율보다 2~3%포인트 낮게 유지한다는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고 국가채무 상한도 엄격히 정해야 한다.	복지예산 100조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지만 내년 GDP 성장률이 정부 예측에 미달해 세수 부족 가능성이 높고 정계에서는 포퓰리즘 공약 실현 가능성이 낮으므로 여야는 복지지출 예산안 심사부터 무분별한 포퓰리즘 대신 재정건전성을 제일 우선으로 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추길 바란다.	1
한국 경제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이끈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83)이 9 일 밤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김 전 회장의 별세로 현대 정주영, 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SK 최종건 창업주 등 '1 세대 기업인'들과 함께 6·25 전쟁 잿더미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경제계 거목(巨木)들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한 고인이 한국 경제에 남긴 족적은 크고도 깊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자서전 제목처럼 김 전 회장의 일생은 끝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30 세 때인 1967 년 직원 5 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해 '샐러리맨 신화'의 첫 싹을 틔웠다. 김 전 회장은 1981 년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아프리카 오지와 갓 개방을 시작한 동구권 등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경제영토를 넓혔다. 1998 년엔 대우 해외 현지법인만 396 개에 달했고, 당시 대우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14%를 차지했다. 그의 '세계경영'이 없었더라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화는 더 늦어졌을 것이다. 김 전 회장은 1997 년 말 닥친 외환위기로 그룹이 붕괴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시련도 그의 기업가 정신만은 꺾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 사업'에 열정을 쏟았다.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꼭 해내겠다는 집념을 가져달라"며 후배 기업인들을 독려했다. 그가 보여준 불굴의 도전정신은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본받을 만한 중요한 가치다. 우리 경제는 지금 전례없는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저물가·저성장으로 경제 활력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들은 부진을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공유경제 등 신산업은 각종 규제 탓에 경쟁국들에 밀리고 있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비교 우위 산업에서도 중국 등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최저임금 급속 인상,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지나치게 까다로운 환경·안전 법규 강화 등 반(反)기업 정책으로 기업 발목을 잡고 있다. 경제 침체와 취업난으로 한국의 미래인 청년들은 '삼포(三抛: 연애·결혼·출산 포기)'를 넘어 집·경력·희망·인간관계까지 포기한 '칠포(七抛)세대'라고 자조하고 있다. 이대로는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절실하게 필요한 게 기업가 정신이다.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고 기업 경영 의욕을 꺾는 반(反)기업·친(親)노조 정책이 극성을 부린다고 대한민국의 생존과 미래를 포기할 수 없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 경제가 맨손에서 반도체부터 철강·조선·전자·자동차까지 주요 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일궈낸 것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압축성장 시대와 사회·경제적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기업 성공 방정식만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실패를 감수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려는 기업가 정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83)이 9 일 밤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자원이 빈약한 우리 경제를 맨손에서 반도체등 주요 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을 일궈낸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았던 그의 기업가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1
북한이 끝내 6 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북핵사태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 일 오후 발표한 중대보도에서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발표 3 시간 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선 규모 5.7 의 인공지진이 감지됐다. 북의 이번 핵실험은 역대 여섯 번째로 지난해 9 월 9 일 감행한 5 차 핵실험 이후 약 1 년 만이다. 6 차 핵실험의 위력은 10 ㏏급 위력을 보였던 5 차 실험보다 크게 높아져 최소 50~70 ㏏ 이상으로 추정된다. 50 ㏏급 핵폭탄은 서울 도심에 떨어졌을 때 200 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5 차 핵실험이 원자탄과 수소탄의 중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으로 추정됐다면 이번은 실험 전후 정황으로 봤을 때 북의 주장대로 수소탄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북핵의 결정적 관건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최근 북핵사태는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ICBM에 실을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의 두 축으로 전개돼 왔다. 북한은 올 들어 15 차례에 걸친 미사일 도발을 통해 다양한 사정거리의 운반체 기술을 과시했다. 지난 7 월 두 차례 발사한 '화성-14 형' 미사일은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때 미국 본토를 사정거리 안에 두는 ICBM급 미사일로 평가됐다. 8 월 29 일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에 떨어진 '화성-12 형'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일본 또는 괌 타격을 염두에 둔 실험이었다. 이보다 사흘 앞서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었다. 즉 북한은 가깝게는 평택 주한미군기지와 성주 사드기지, 멀게는 미국 본토 주요 도시에 이르는 타격 목표를 상정하고 이에 맞춤한 미사일 개발 및 다양한 영점조정 실험을 진행해 온 것이다. 이번 핵실험은 북 핵능력 구축에 있어 '화룡점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소탄 여부와 무관하게 북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핵전쟁을 펼칠 수 있는 완결적 핵능력에 도달한 셈이다. 북한 ICBM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분석이 엇갈리지만 역시 시간 문제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북이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레드라인'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우리는 이 답답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북한을 대화로 설득한다는 것은 몽상에 가깝다. 가장 시급한 것은 북핵이라는 비대칭적 전력에 대응해 최소한의 '공포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다. 최근 한미국방장관 회담에서 전술핵 재배치 논의가 있었다는 보도 이후 정부는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진화에 급급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핵에 맞설 때이지 스스로 선택지를 좁힐 때가 아니다. 김정은은 최종적으로 미국과 담판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여 우리는 이 답답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주시하며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북핵에 맞설 시기이다.	1
정부가 '2019 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는 어제 처음 열린 확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정부는 내년도에 추진할 네 가지 큰 방향의 경제정책 과제와 함께 '16 대 중점 추진과제'도 제시했다. 정부가 내건 내년도 경제정책 과제는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 '경제체질 개선 및 구조개혁' '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 '미래 대비 투자 및 준비' 네 가지다. 이 슬로건 아래 다양하게 나열된 정책과제들에는 기대를 갖게 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강조된 정책의 제목만 보면 과거 보수·우파 정부 때의 것을 다시 꺼내든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다. 투자 확대와 경제활력 제고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하게 스며들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책 변화에 대한 다소간의 기대와 함께 의구심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늦어도 한참 늦은 일련의 투자활성화 방안들이 범여권 내부의 저항을 극복하고 지지기반의 반대까지 돌파해 하나하나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노조 세력을 비롯해 좌파성향의 사회단체, 여당 내 반(反)시장 강경파, 정치인 장관들에 의한 부처 할거주의 등 문 정부가 극복해야 할 내부의 벽은 높고 두텁다. 공유경제 사업, 원격의료 서비스 등 구두선에 그친 몇몇 규제완화 시도를 돌아봐도 그렇다. 불황에 경영권 방어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기업들을 투자에 적극 나서게 하려면 규제 혁파에 대한 좀 더 강력한 의지 천명과 함께 섣부른 상법·공정거래법 개악을 재검토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언급은 아직 없다.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개혁 과제인 노동개혁에 대한 의지도 보여주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에서 필요한 경우 보완조치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목되는 언급을 했다. 말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필요한 조치가 신속하게 따라줘야 한다. 빠를수록 정책 효과도 있을뿐더러, 정부 정책이 신뢰를 더해 갈 때 경제 주체들도 마음을 열고 뛸 수 있다. 요즘 생산과 투자, 성장과 고용, 소비 등 경제지표에서 좋은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해외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최소한 내년 한 해만이라도 정책 전환을 제대로 해보기 바란다. 당장 급해졌다고 제한적 규제 완화를 내걸면서도 다른 손으로는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 슬로건을 움켜쥔 듯한 모습이 불안하다. 이것저것 모두 잡겠다는 식이어서는 성장력 복구도, 분배 개선도 다 놓치기 십상이다. "현장을 챙기겠다"고 역설해 온 홍남기 경제팀이 각별히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재정 확대는 계속 이어갈 수도 없거니와 정책 전환 없이는 정부가 예상한 내년 2.6~2.7% 성장조차도 기대난망이다. 오랜만에 내놓은 투자활성화 대책이 수사(修辭)나 청사진으로 끝나면 기업에도, 가계에도, 청년 취업준비생에게도, 일터에서 밀려나오는 베이비부머 장년세대에게도 '희망고문'이 될 뿐이다. 희망이 다시 절망이 돼선 안 된다. 그때는 나라 경제가 되돌리기 어려운 위기에 빠질 것이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도 경제정책 4대 과제 과제가 제대로 실천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희망고문'이 될 것이므로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1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기반으로 3%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한국경제가 2018 년 새해 벽두부터 큰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그나마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도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장기간 이어져 온 내수침체도 다소 개선되면서, 2 년 연속 3%대의 경제성장률을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더 심화되고 있는 환율 문제에, 그동안 안정세를 유지하던 유가까지 꿈틀대면서 경기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 일 긴급 조찬 회동을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두 경제 수장은 우선, 한국경제가 올해에도 3%대의 건실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협요인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두 수장 모두 최근 연일 급락하고 있는 환율문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환율시장은 지난해 12 월에 마지노선인 1090 원대로 추락한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연일 급락하면서 1060 선도 위협받고 있다. 그동안 환율문제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내 오던 정부도 연일 계속되는 원달러 환율 급락에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리는 이날 "시장에서 수급에 의해서 환율이 결정된다는 것을 존중하되 과도한 쏠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처 하겠다"면서 환율문제가 정도를 넘어설 경우, 적극적인 정책개입을 피력했다.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도 다시 꿈틀대고 있다. 겨울철 난방수요가 확대되고 있는데다,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따란 정세불안으로 유가를 끌어 올리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0 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수출이 살아나면서, 반짝 성장을 거둔 한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5739 억 달러로, 지난 2016 년 대비 15.8% 증가하며 1956 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인 반도체 부문은 979 억4000 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해, 단일 품목으로는 첫 연간 수출액 900 억 달러를 돌파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처럼 수출에 의존해 온 한국경제가, 환율문제, 유가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자칫 모처럼 찾아온 경제성장 기조를 한순간에 날려 버릴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연말부터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제조원가의 상당부문을 차지하는 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중심의 한국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경제부처는 물론 범 정부 차원에서 정교한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환율, 유가 등 대내외적인 악재 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심리를 떨어 뜨리는 반기업 정책도 올해 한국경제가 당면한 큰 난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출중심의 한국경제가 타격을 입고 있으므로 경제부처는 물론 범 정부 차원에서 정교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1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국으로의 도약'을 또 강조했다. 지난주 반도체 소재기업 MEMC코리아의 '실리콘 웨이퍼 2 공장 준공식'에서 "우리 반도체산업 경쟁력에 더해 소재·부품·장비 공급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된다면 반도체 제조 강국 대한민국을 아무도 흔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핵심 소재·부품·장비 확보가 불안해진 상황에서 '산업 극일(克日)'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강조하는 일이 잦아진 것은 일본과의 '과거사 전쟁'을 시작한 이후부터다. 광복절과 국군의 날에 이어 10 월 10 일 삼성의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도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제조 강국이 되자"고 했다. 국가 운영의 최고책임자가 어떤 대외환경에도 흔들리지 않을 '자립'과 '강국 도약'을 강조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행이다. 한 국가의 경제력을 좌우하는 산업의 힘은 시장에서 뛰고 있는 기업들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산업 자립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얼마나 많이 나오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100% 토종 신약'으로 미국 시장을 뚫은 SK바이오팜 사례는 그런 맥락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신약은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지금까지 다국적 제약사 등의 도움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관문을 통과한 국산 신약은 여럿 있었지만 후보물질 발굴에서부터 임상, 허가에 이르기까지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를 국내 기업이 홀로 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3 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신약을 선정하고 대덕연구원에서 연구개발(R&D)을 시작한 SK의 '27 년 바이오 뚝심'이 만들어낸 쾌거다. 선진국의 벽을 넘어 신약 강국으로 가려면 이런 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지금의 반도체 등 주력산업도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는 기업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산업의 자립을 말하는 정부는 기업의 이런 치열함을 갖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달라졌다. 소재·부품·장비도 마찬가지였다. 1970 년대부터 국산화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지만 그때뿐이었다. 국산화율을 높이려면 한국 기업이건 외국인투자 기업이건 국내 생산이 많아야 하지만, 기업 환경이 이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지금처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노동비용이 급증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환경·에너지·안전 규제 등이 쏟아지면 국내에 남아있는 기업들도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변해야 하는 것은 신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는 물론이고 원격의료· 차량공유 등에서 국내 기업들이 규제에 발목 잡히면 선진국 의존도가 높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가려면 정부가 글로벌 흐름을 똑바로 읽고 시장을 억압하는 일부터 멈춰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키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으나, 정부는 국가경쟁력이 기업경쟁력에서 나옴을 인정하고 시장을 억압하기 보다는 글로벌 흐름을 똑바로 읽고 시장을 대하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	1
1 인당 국민소득(GNI) 3 만달러 시대가 목전에 왔다. 한국은행이 28 일 발표한 '2016 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7 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 인당 GNI는 2 만9745 달러를 기록했다. 따라서 당초 정부가 제시한 3%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경우, 3 만 달러 달성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1 인당 국민소득 3 만 달러 달성은 우리나라가 신흥개발국의 꼬리표를 떼고, 소위 경제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1 인당 국민소득이 3 만달러를 돌파한 곳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불과 25 개국에 불과하다. 이제는 경제규모에서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삶을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민소득 3 만 달러 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은 그리 간단치 않다. 현재 대내외적으로 당면한 난관들을 제때, 또 효과적으로 돌파하지 못할 경우, 마의 2 만 달러 시대에 다시 주저않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 년에 1 인당 국민소득 2 만795 달러를 넘어서며 샴페인을 터트린 기억이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우리나라는 2 만 달러 시대를 맞은 지 3 년만인 2009 년에 다시 1 만 달러(1 만8256 달러)로 주저 앉은바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적인 경기호황에 수출경기 회복,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올해 3 만 달러 돌파는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샴페인을 먼저 터트리기에는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 너무 험난하다. 당장, 전 세계경제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보호무역 주의가 한국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에 따라 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수출기업들은 더 많은 부담을 떠 안게 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와중에 국내 반도체, 부품업체들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국민들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2 만 달러 시대에서 결코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당장, 청년실업 문제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의 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9.9%로 역대 최악의 상황이다. 1400 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도 한국경제의 거대한 거품이 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간 금리역전으로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한국경제가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란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경제 전체의 규모나 외형은 큰 폭으로 성장해 왔지만, 향후 정부가 분배에 역점을 둔 소득주도의 성장, 경제민주화 등에만 치중할 경우, '성장의 부재'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무엇보다 경제성장의 원천인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로 일자리를 늘리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도 시급해 보인다.	한은이 발표한 2017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만974달러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효과적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마의 2만 달러 시대에 다시 주저 않을 가능성도 여전하여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시스템을 구현하여 일자리 및 부가가치 창출을 꾀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1
우리나라의 1 인당 국민소득(GNI)이 2018 년 말 기준 3 만달러대에 올라설 것이라는 추산이다. 1995 년 1 만달러 진입 후 11 년 만인 2006 년 2 만달러 시대를 열었고 그 후 다시 12 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인구 5000 만명을 웃돌면서 소득 3 만달러인 이른바 30-50 클럽에 우리도 세계 7 번째로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또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6000 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입도 5350 억달러로 수출입을 합친 무역액 역시 역대 최대에 도달했다. 1948 년 무역 전선에 뛰어든 뒤 70 년 만의 실적으로 국가별 수출 규모도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은 세계 7 번째다. 하지만 지난해 올린 벅찬 기록에도 불구하고 2019 년을 열면서는 이런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행여 뒷걸음질 치지는 않을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해 이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에 걸친 급격한 투자 위축은 성장동력 실종을 우려하게 만든다. 그나마 버팀목이던 수출마저 지난해를 정점으로 하강 국면에 진입할 조짐이다. 월별 기준으로는 작년 12 월 말 벌써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잘나가던 반도체는 2 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1 분기 수출 산업 경기가 2 년 만에 악화될 것이라는 무역협회의 조사 결과도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주요 기관들의 전망보다 더 부진한 2%대 중반에서 허덕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점점 우세해지고 있다. 투자는 부진하고 성장이 저조하면 일자리가 기대만큼 생겨날 리 없으니 악순환에 빠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이처럼 퇴보의 길로 갈 수 있는 대한민국호를 전진과 발전으로 향하도록 총력을 모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서 있다. 문재인정부가 수요 측면에서 접근했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 시간 근로제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리면서 현장에서 수용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으니 속도를 조절하고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이제는 공급 측면인 혁신성장 정책에 더 무게를 두고 이를 구체화하도록 과감한 규제개혁에 더 고삐를 조여야 한다. 경쟁 국가들과 견줄 만큼의 생산성을 확보하려면 더욱 강도 높은 노동개혁을 이뤄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모든 개인이 맘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의 혁신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매일경제는 창간 50 주년이었던 2016 년 대한민국의 미래경제 50 년을 향한 화두로 '노바투스 코리아(Novatus Korea)'를 제시한 바 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경제·사회 전반의 대변혁을 이루자는 제안이었다. 이제 우리는 소득 3 만달러를 넘어 소득 4 만달러, 5 만달러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新)국부론을 제안하려 한다. 그 핵심은 경제적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낡은 이념과 규제, 정치적 외압으로 경제적 자유가 줄어들수록 기업가는 야성적 충동을 잃고 성장의 활력은 떨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1 인당 국민소득(GNI)이 2018 년 말 기준 소득 3 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新)국부론을 받아들여 한국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를 만들어야 한다.	1
오늘 3·1 운동 100 주년을 맞는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 주년까지 겹쳐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불행하고 아픈 과거사는 잊지 말되, 새로운 100 년을 다짐하고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는 데 총력을 모아야 한다. 우리 민족은 자유와 생존권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혹독한 탄압에 거국적인 독립운동으로 맞섰다. 특히 민족대표 33 인이 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16 세였던 유관순 열사가 온몸을 바친 3·1 운동은 비폭력 저항을 통해 우리 자주독립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이정표가 됐고,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광복의 든든한 뿌리가 됐다. "일본에 지지 않겠다"는 불굴의 도전 정신과 극복 의지가 있었기에 3·1 운동 후 100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우리는 식민지배를 벗어나 경제 성장 기반을 닦고 세계 일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다 정부의 산업정책에 따른 금융·세제 지원, 기업의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국민의 근면·생산성이 맞물리면서 독립 후 40 여 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하고 반세기 만에 선진국 관문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 위, 교역 규모 6 위, '50-30 클럽(인구 5000 만명 이상·1 인당 GDP 3 만달러 이상) 7 번째 가입 등 경제지표만 보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피땀을 쏟아 '잃어버린 20 년'을 겪은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넘어야 할 벽이 수두룩하다. 섣부른 자만과 과도한 민족주의에 휩쓸려 반일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경제력 척도인 GDP만 봐도 우리는 G7 회원국인 일본에 비해 3 분의 1 수준이다. 대일무역수지도 1965 년 한일국교정상화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못 내고 매년 200 억달러 넘는 적자를 기록할 만큼 역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국방비 역시 일본 방위비의 85%에 불과하고, 국제기구 진출 및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등 외교력 차이도 크다. 어디 이뿐인가. 국가 기초과학의 잣대인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는 일본이 21 명인 반면 우리는 한 명도 없다. 4 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 공장 및 국가별 최고기술 보유도 뒤지고 있다. 교육 경쟁력도 마찬가지다. 세계적 평가기관인 영국 THE가 조사한 '2019 아시아·태평양 대학 순위'에서 일본은 103 개 대학이 이름을 올렸지만 우리는 29 곳만 포함됐다. 일자리 또한 일본은 남아도는데 우리는 최악의 실업 사태를 겪고 있다. 100 년 전 비참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려면 온 국민이 합심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극일(克日)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던 김영삼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일본에 도움을 청했다가 거절당한 뼈아픈 경험도 돌아봐야 한다. 일본은 가해의 역사 앞에 더 겸허해야 한다. 1965 년 한일기본조약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배상을 적시하지 않아 50 년 넘게 양국 갈등의 씨앗이 됐다.	우리는 오늘 3·1 운동 100 주년을 맞아 비참아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온 국민이 힘을 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극일(克日)에 나서야 할 것이며, 일본은 가해자로써 더 겸손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1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엑시트(자금 회수)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인수합병(M&A)이 일어났다. '배달의민족' 브랜드로 배달 앱 사업을 벌여온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된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매긴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 억달러(약 4 조7500 억원)로 국내 인터넷업체를 대상으로 한 M&A 중 가장 큰 규모다. 벤처업계는 김봉진 대표가 이끄는 우아한형제들이 '대박'을 터뜨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제2, 제3 의 김봉진 신화'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제2 벤처붐'을 말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혁신생태계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게 벤처업계 진단이다. 창업 환경부터 그렇다. 우아한형제들 같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 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많이 나오려면 자유로운 창업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규제 때문에 시장에 진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수두룩하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로 '임시허가' '실증특례' 등의 길을 터주고 있다고 말하지만, 기간이 제한돼 시장에서 본 사업을 벌이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다. 지금의 규제 방식으로는 스타트업이 다양해질 수 없을 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이스라엘 등이 자랑하는 신기술 기반의 '테크 스타트업'은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주장하듯, '안 되는 것 말곤 다 되게 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를 확 바꾸는 게 시급하다. 벤처투자 시장의 선진화도 중요한 과제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죽음의 계곡'을 숱하게 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게 벤처투자다. 정부는 올해 벤처투자 자금이 4 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여전히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높은 위험을 무릅쓴 과감한 벤처투자를 시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금융이 연간 500 조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투자가 벤처 쪽으로 대거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 투자와 함께 벤처 경영을 지원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성을 갖춘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의 숨통을 터줄 필요가 있다. 벤처기업이 3 만7000 개를 넘어섰다지만 이 중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기업은 5%도 안 된다. '될성부른 기업'의 돈 걱정을 덜어줄 투자가 절실하다. 투자금 회수 시장인 기업공개와 M&A에서도 갈 길이 멀다. 미국의 나스닥 활황과 달리 한국 코스닥은 뒷걸음질치는 상황이다. 코스닥이 이러는 데는 진입요건이 복잡한 데다, 미래 성장성보다 재무 실적을 더 따지는 낡은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미국에서 투자금 회수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M&A도 그렇다.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국내에선 M&A에 나서기 어렵다.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난여론이 강한 데다, 계열사 증가에 따른 각종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M&A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우면 창업과 투자 의욕도 꺾일 수밖에 없다.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엑시트(자금 회수)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인수합병(M&A)이 일어났는데, 이처럼 '제2, 제3 의 김봉진 신화'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공개든 M&A든 문턱을 낮춰야 우아한형제들처럼 '벤처 대박'을 터뜨리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1
금융권 대출을 받으려는 이들 가운데 불합리한 신용등급 평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한마디로 신용등급 평가가 주먹구구식이고 평가회사마다 결과가 다른 고무줄 잣대가 많다는 불만이다. 예컨대 작은 실수로 깜박 잊고 극히 소액의 연체를 했을 뿐인데도 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질 뿐만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연체기록이 남아있고 그 전 등급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한 불만이 많다. 대부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업체를 비롯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사실만 있어도 신용등급을 강등시켜 버려 다시 은행권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점도 금융 소비자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심지어 가장 유리한 대출조건을 찾느라 금융회사 이곳저곳에서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신용정보 조회가 들어가도 등급 평가 때 불이익을 준다고 한다. 한마디로 횡포 그 이상이다. 물론 신용정보회사와 은행들이 개인 신용상태를 평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이용하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합리한 평가기준이 많을 뿐만 아니라 그 기준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부당한 피해를 본다는 게 문제다. 이를 금융 소비자들의 무지 탓으로 돌리는 업계 일각의 시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감독당국이 신용등급 평가는 기본적으로 민간 자율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면 문제다. 금융감독당국의 존재 이유가 뭐란 말인가. 불합리한 신용등급 평가 체계는 이참에 확 뜯어고쳐야 한다. 우선 신용정보회사들의 전문성과 평가 서비스의 질을 크게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신용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며 국민연금 의료보험공단 국세청 자료까지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신중히 판단해야 할 사항이므로 먼저 자체 정보수집 능력을 키우고 평가모델을 더욱 정밀하게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은행들의 뿌리 깊은 담보대출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선진국 은행들처럼 고객들과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정밀한 신용평가가 이뤄지도록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소홀히 한 채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으로만 쏠리다 보면 신용대출 기반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신용정보 공유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은행연합회에 집중되는 기본적인 정보와 개별 신용정보회사들이 수집하는 정보는 물론 일부 공공정보와 대부업체 관련 정보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정보공유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특히 대부업체 관련 정보의 공유 문제는 업계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므로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원칙적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소금융과 6등급 이하를 겨냥한 햇살론을 비롯해 금융소외자와 서민을 위한 대출제도를 운용할 때도 기존 신용등급 평가기준이 경직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질적인 판단의 여지를 넓힐 필요가 있다. 신용관리에 관한 교육과 홍보도 중요하다.	대출조건 조회 및 상담을 위한 신용정보 조회만으로도 신용등급 평가에 불이익을 주는 금융회사의 불합리한 신용등급 평가 체계는 이번 기회에 단순하고 투명하게 수정해 소비자가 알기 쉽도록 해야 한다.	1
교육부가 그제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2018' 결과는 중·고교생 학력 저하가 점차 확산되고 만성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시켜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79 개국을 대상으로 3 년마다 읽기·수학·과학 성취도를 평가하는 조사에서 한국은 3 개 영역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교육부는 "전 분야에서 OECD 평균보다 점수가 높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학력평가에서 전통적으로 상위권을 휩쓸어 온 '인재 강국'으로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직전(2015 년) 조사 때 4~9 위로 나온 '읽기'가 3 년 만에 6~11 위로 추락한 게 특히 걱정스럽다. 읽기는 평가 참가 첫해였던 2000 년에 525 점으로 최고점을 낸 뒤 12 년 연속 하락 중이다. 과학 순위가 9~14 위에서 6~10 위로 올라 체면치레를 하긴 했다. 하지만 상위권 진입이 아닌 데다 평균점수도 별로 오르지 않아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수학은 5~9 위로 3 년 전(6~9 위)과 순위변동이 거의 없다. 경쟁국과 비교해보면 학력 저하의 심각성이 훨씬 뚜렷해진다. 중국은 수학과 과학에서 단독 1 위, 읽기는 1~2 위에 오르며 상위권을 휩쓸었다. 싱가포르도 수학·과학 각 2 위, 읽기 1~2 위로 고공비행했다. 일본 학생들도 수학과 과학에서 한국을 크게 앞질러 최상위(1~3 위) 순위에 올랐다. 한국 중·고교생들의 학력 저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학교 3 학년과 고등학교 2 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해 지난주에 발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도 '재난 수준'이다.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중3 은 11.8%, 고2 도 9.0%에 달했다. 3 년 전 미달비율인 중3 4.9%, 고2 5.3%보다 두 배 안팎 높아졌다. 국·영·수 세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비중 단순평균은 6.0%지만 '교육과정 기본 내용 20% 이상 이해'를 '충족'으로 보는 낮은 기준에 따른 것이다. 싱가포르처럼 '50% 이상 이해'로 기준을 잡으면 기초학력 미달비중이 26.9%까지 껑충 뛴다. 수년째 급속한 학력 저하가 나타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대책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다. 교육부는 소수만 시험을 치르는 '표집 조사'를 내년부터 '전수 조사'로 변경하는 안을 기초학력 대책이라며 지난 3 월 발표했다. 하지만 중등교육 컨트롤타워를 장악한 이른바 '진보 교육감'들의 탈경쟁·무시험 교육이 학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시험방식 변경은 제대로 된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 이마저도 전교조는 "반(反)인권적 일제고사의 부활" "학교·학생 줄세우기"라는 상투적인 주장을 앞세워 교육청 점거농성까지 감행했다. 정부 여당도 고교 무상교육 등 학부모 점수따기용 정책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중등교육의 총체적 위기는 OECD 조사에서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가 71 개국 중 65 위에 그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만족도지수는 6.5 로 OECD 평균 7.0 에 한참 미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79개국 대상으로 한 성취도 평가 조사에서 한국이 3개 영역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중고생의 기초학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에도, 교육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코드 교육'을 혁신으로 포장해 밀어붙인 결과가 학력 저하로 나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1
5G(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주파수 경매가 본격화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19 일 5G 주파수 경매를 위한 공청회를 열고 그 초안을 공개했다. 정부가 이동통신3 사를 대상으로 내놓은 5G 주파수 대역은 3.5 ㎓ 대역에서 280 ㎒폭, 28 ㎓ 대역에서 2.4 ㎓폭이다. 정부는 해당 주파수 자원이 특정 사업자에 쏠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균등할당과 총량제한이라는 할당 방식을 제시했다. 특히 총량제한은 승자독식을 차단하기 위해 100 ㎒폭/110 ㎒폭/120 ㎒폭 등 3 가지 방안 중에서 선택할 방침이다. 과거 자본력을 가진 사업자가 경제성이 좋은 이른바 '황금주파수'를 독식하면서,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만든 것을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공청회에서 제시한 경매안을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인데, 전체 경매 대역폭과 최저 경매가격 등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매가격과 주파수 대역폭이다. 정부는 3.5 ㎓ 대역은 2 조6544 억원, 28 ㎓ 대역은 6216 억원, 총 3 조2760 억의 최저 경매가를 제시했다. 이통사들은 최저 경매가가 당초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금액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5G 황금주파수인 3.5 ㎓ 대역에서 당초 통신사들이 요구해 온 균등분할이 불가능하도록 설계하면서, 사업자간 사실상 '쩐의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통신사들은 모바일 트래픽 수요가 급증하는 5G 시대를 위해서는 3.5 ㎓ 대역에서 사업자당 최소 100 ㎒폭, 총 300 ㎒ 폭 이상을 할당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3.5 ㎓ 대역에서 280 ㎒ 대역을 매물로 내놓았다. 통신 3 사간 100 ㎒ 폭 이상의 최소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물고 물리는 치열한 '눈치작전', 피말리는 쩐의 전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 3 사간 장외전도 벌써 시작됐다. 이동통신 1 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가입자와 시장점유율에 비례해 주파수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균등배분을 원하고 있다. 최저경매가 3 조2760 억원 으로 시작되는 5G 경매가 자칫 10 조원대 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5G는 미래 4 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반 인프라 라는 점에서, 각 통신사들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미래 자산이다. 5G 시대를 위해 이통 3 사는 물론 범 정부차원 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5G 주파수 자원 배분을 위해 이처럼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 하지 않다. 5G 주파수를 얻기 위해 통신사들이 지불한 비용은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들에 전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신비 인하를 위해 원가공개 까지 관철시킨 시민사회 단체들도 결국 과도한 주파수 경매가가 결국 통신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주파수는 일반 국민들이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부여된 신성한 자산이다.	5G(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주파수 경매가 시작됐는데 5G 주파수 자원 배분을 위해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안되며 정부가 세수를 늘리기 위한 명분으로 '주파수 장사'를 해서는 안된다.	1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공식 발표 사흘 전에 대거 유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국내 최대 시험인 수능의 출제부터 채점, 성적 통보까지 총괄 관리하는 교육부 산하 국가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빚어진 사고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입시가 갖는 민감성을 감안할 때 있어서는 안 될 보안 사고다. 유출이 단 하루라도 더 빨랐더라면 수시와 정시 입시에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수능의 공정성과 형평성까지 뒤흔들 뻔했다. 지난 1 일 밤 발생한 수능 성적 유출 사건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당장은 수능뿐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는 각종 시험과 평가에 대한 보안시스템을 전면 점검하고 보안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사고를 낸 평가원은 이미 감사원으로부터 '보안관리 소홀' 지적을 받았으면서도 그간 뭘 했는지 의아스럽다. 지난해 중등교원 임용시험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평가원은 '채점 데이터가 외부의 불법적 접근에 무방비 상태로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평가원은 물론 지휘 기관인 교육부까지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보안불감증'이 평가원과 교육부만의 고질은 아닐 것이다. 클릭 몇 번만으로 뚫린 이번 사고는 지난해 한국재정정보원 자료 유출 사건과 닮았다. 나라 살림을 총괄하는 부총리급의 수석 경제부처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로 고발·고소하는 사태로 번진 당시 사건도 '백 스페이스 키' 몇 번으로 보안망이 무너진 게 원인이었다. 조 단위 국가프로젝트부터 공무원들이 쓴 카드 내역까지 국가 재정과 회계에 관한 모든 자료를 너무도 쉽게 노출당하고도 비슷한 사고가 또 터진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행정 전산망이 발달하고, 축적된 공공데이터도 증가하고 있다. 주민등록과 등기행정은 기본이고 국세청 과세 정보, 교통 및 범죄 자료 등 전산화되지 않은 분야가 드물다. 증권과 금융거래 관련 데이터처럼 민간 정보 자료이지만 정부가 직·간접으로 통제하는 것도 있다. 이런 정보가 범죄자나 반(反)국가 단체에 쉽게 흘러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행정이 디지털화되면서 정부 기관 곳곳에 온갖 데이터가 쌓여 간다. 전자화가 주는 편리를 제대로 누리려면 자료관리 역량을 키우고 보안의식 강화, 오작동 대비책을 잘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수범을 보여야 에너지, 물류·교통 등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공기업들이 더 긴장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업무를 가로막았던 '디도스(DDos) 공격'을 돌아보면 행정부 밖의 국가 기관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렇게 보안이 강화될 때, 해킹 차원을 넘어 '사이버테러'까지 감행하려 드는 북한의 도발에도 대비가 될 것이다. 초유의 수능 성적 유출 사고는 예측 가능한 인재(人災)였다. 땜질식 입시제도와 획일적인 고교평준화 등으로 가뜩이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진 판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기본 업무를 소홀히 해 불신을 자초했다. 다른 어떤 분야에서든 비슷한 일이 반복돼선 곤란하다. 날로 발전하는 블록체인 기술 등 대응책이 없지 않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공식 발표 사흘 전에 유출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는데, 가뜩이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기본 보안업무를 소홀히 해서 일어난 사고로 다른 어떤 분야에서든 비슷한 사고가 반복해서 일어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1
섣부른 남북 경제협력 추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핵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과 대북 제재 완화의 윤곽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경협에 대한 성급한 기대와 낙관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들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남북 경협 준비에 앞을 다투고 있다. 정부 각 부처별로 '한건주의 정책'이 쏟아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비핵화에 합의했으니 곧바로 대북 제재가 풀릴 것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며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 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2 개월이 됐든 6 개월이 됐든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 로드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라는 고차 방정식을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북한과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것이다. 정부와 민간 경제계는 북미 협상 과정에서 심각한 이익 상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차분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6 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최근 남북경협 분위기와 관련, "기대를 현실로 만들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충분한 정보와 판단 없이 경쟁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옳을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석한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유엔 제재가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앞서 전향적 조치를 하면 국제적 합의를 깨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회담 이후 남북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중이지만, 아직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겠다는 공식 발표조차 나오지 않았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북경협이 재개되려면 2016 년과 2017 년 2 년 동안 가해진 각종 대북 제재의 족쇄가 풀려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 일 북한에 대한 기존 경제 제재를 1 년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재 고삐를 죄는 것은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 등 관계 개선을 지나치게 서두르다 보면 우리가 비핵화 협상에서 쓸 수 있는 협상 수단의 힘이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제재 해제 2 단계인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은 통상 3 년이 걸린다고 한다. 남북경협이 이뤄지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북 경제 제재가 해제된다고 해도 시장 경제체제가 아닌 국가 사회주의 체제인 북한이 체제불안을 두려워해 중국·베트남식 개혁에 소극적일 수도 있다. 중요사항을 북한 당국과 협상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북한 시스템의 경직성, 취약한 시장 경제 비즈니스 환경, 부실한 기반시설 등도 걱정되는 요소다. 그렇다고 대북 경협 선점 기회를 중국이나 미국, 일본, 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 빼앗겨서도 안 된다. '퍼주기' '무원칙'이라는 비난에 휩싸이지 않도록 합리적인 대북경협 원칙도 마련해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 로드맵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듯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를 품는 건 성급한 일이며 정부와 민간 경제계는 조급함을 버리고 차분히 북미 협상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1
소비증가율이 10 년 만에 최저로 추락했다는 소식이다. 올 1~3 분기 민간소비(명목) 증가율이 2.3%로 2009 년 1~3 분기(1.2%) 이후 10 년 만의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가계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고, 투자를 촉진하겠다던 정부 구상과 정반대의 결과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절반가량인 48%를 책임지는 민간소비의 부진은 '역대급' 수출 둔화와 함께 한국 경제 추락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 둔화는 여러 경로에서 확인된다. 올 3 분기 의류·신발 소비는 전년 동기보다 1.9% 줄어 12 분기 만에 최대 감소를 보였다. 1~10 월 해외여행 지출도 -9.1%로, 금융위기이던 2009 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가계부채와 소득악화가 소비를 옥죄는 양상이다. 물가상승률(1.5%) 감안 시 지난해 실질가처분소득은 0.3% 줄어 2012 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첫 감소세다. 줄어든 소비가 투자부문으로 이동하는 것도 아니다. 설비투자지수가 작년 5 월부터 올 10 월까지 18 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행진하는 등 설비투자는 2 년 연속 감소세다. 이런 판국에 정치는 '야바위 판'과 '로또 판'을 연상시킨다. 제1 당과 제2 당에 투표한 비례대표 투표가 모두 사표가 돼 투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을 위협한다는 비판에도 패스트트랙에 태워진 선거법 개정안이 최종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개정 선거법은 협상 전반을 국회법상 원내교섭단체가 아닌 '4+1'이라는 임의 협의체가 주도해 절차와 정당성이 취약하다는 점을 떠나, 정치를 더 혼탁하게 만들 개연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총 투표의 3% 이상을 득표하면 비례의석을 2~4 석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정당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포퓰리즘 공약으로 선거판을 흐리는 일도 예상된다. 벌써 예비정당이 급증하고 있어 내년 4 월 총선 참여 정당이 수십 개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한 알바니아에서 1·2 당이 각각 5 개의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코미디 같은 일이 한국에서 재현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경제가 수직낙하하는 와중에 정치마저 난장판으로 빠져든다면 나라는 벼랑 끝으로 치달을 것이다. 그런데도 경제팀 수장 경제부총리는 내년 예산의 71%를 상반기에 집중하겠다며 돈풀기에 여념이 없다. 국회 수장인 국회의장도 예산부수법안 처리마저 외면한 채 선거법 개정안 기습처리에 가담하는 부적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때마침 해외에서 아르헨티나와 인도 경제의 추락소식이 전해졌다. 오랜 좌파정부 기간 동안 지속된 퍼주기 복지의 후유증을 못 견디고 아르헨티나는 "사실상 디폴트 상황"이다. 세계경제의 기대주인 인도도 비대한 공공부문을 방치하고 구조개혁을 게을리한 탓에 1 년 전 8%였던 분기 성장률이 최근 4%대로 반 토막 나 국제통화기금(IMF)이 긴급조치를 권고하고 나섰다.	경제가 수직낙하해서 소비증가율이 10년 만에 최저로 추락했는데, 이 상황에서 행정부와 입법부가 온통 선거에만 매달린다면 한국도 아르헨티나·인도와 같은 사회혼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
치졸한 '사드 보복' 여전한 중국과 "관계정상화 공감" 어쭙잖은 '완력 자랑'에 단호한 모습 보이는 게 중요 강고한 한미동맹 받쳐줘야 '넘볼 수 없는 안보' 가능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이 그제 한국을 방문해 강경화 장관과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돌아갔다. 2016 년부터 3 년째 계속되고 있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외교장관의 첫 방한이었다. "한·중 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는 공식 발표를 보면 상당한 기대를 갖게 된다. 날로 발전해 온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보면서 '북핵 해결'에 관한 중국의 역할과 자세에 적잖게 실망해온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이 한국 입장을 충분히 듣고 갔기를 바란다. '한·중 완전한 관계 정상화'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국의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호혜평등과 상호주의, 대등한 균형 발전의 원칙을 지키면서 미래로 나아가는 관계정상화를 추구하느냐다. 유감스럽게도 그간 중국의 행보를 보면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번에 왕 장관의 발언과 방한 행보는 그런 의구심을 더 키우게 했다.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그는 '한한령(限韓令)' 등 사드보복 문제는 언급도 않은 채 미국 비판만 잔뜩 쏟아냈다. 물론 중국 앞에 서면 유난히 작아지고 우유부단해지는 듯 하는 우리 외교에 큰 문제가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사드 배치가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트집 잡고 있지만, 한국 내 사드 배치가 왜 필요한지는 너무도 자명하다. '가중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정당한 방위권 발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정부는 사드에 대한 이런 원칙을 분명하게 천명하지 못한 채 이른바 '3 불 정책'을 너무 쉽게 선언해버렸다. 왕이 장관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방주의가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사실상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도 상식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회담 전 언론 공개 세션에서 이런 메시지를 던진 형식부터 이례적이었다. 중국이 이웃 국가들에 벌여온 어쭙잖은 패권적 행태를 먼저 돌아보는 게 옳은 순서일 것이다. 중국 공군이 걸핏하면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휘젓고 다니며 지역 안보의 균형을 흔들어온 것부터 해명하는 게 마땅하다. 중국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공세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어긋난다며 열을 내지만, 자국 내 한국 투자기업들에 자행해 온 숱한 불공정 행위부터 반성해야 한다. 수교 27 년 만에 한·중이 거둔 각 분야의 교류 성과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중국이 대한민국과 진정한 동반자로서 함께 발전해나가기를 원한다면 문화분야 '한한령'을 비롯한 말도 안 되는 사드 보복부터 완전 철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혹시라도 한국과 미국 간 동맹을 이간질하며 "우리 쪽으로 줄을 서라"는 것을 관계 정상화로 들이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제대로 짚어야 한다.	2016년부터 3년째 계속된고 있는 '사드 보복' 이후 첫 중국 외교장관의 방한 이후, 우리 국민들은 '한중 완전한 관계 정상화'의 필요성에 대해 누구나 동의하지만 혹시라도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며 "우리 쪽으로 줄을 서라"는 중국의 태도에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제대로 짚어봐야 할 것이다.	1
오늘은 62회를 맞은 제헌절이다. 1948년 오늘 우리 선조들은 대한민국의 법적 토대로서 헌법을 제정하여 공포하였다. 최초로 정립된 민주공화국은 굴절된 정치 상황만큼이나 혼돈을 거듭하는 가운데 헌법은 권력자의 집권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현행 1987년 헌법에 이르기까지 불과 40년 만에 단행된 9차례에 걸친 개헌은 헌법의 불안정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1987년 이래 전개된 민주화와 더불어 헌법은 4반세기에 걸쳐 안정을 구가하고 있다. 정치와 헌법의 안정 속에 이제 제대로 된 국민적 합의 문서를 마련해야 한다는 개헌의 목소리가 잦아진다. 제18대 국회 전반기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주도로 국회에 학자를 중심으로 헌법연구자문위원회가 구성되어 개헌에 따른 학문적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했다. 그러나 여야 합의가 뒤따르지 않아 개헌 논의는 수면 아래로 잠복해 버렸다. 후반기 국회에 접어들어 새로 개헌 논의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제헌절 기념 국제학술대회 축사에서 헌법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개헌에 관한 원론적 당위성을 적시하였다. 더 나아가 새로 취임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으로 분권형 정부 형태를 지지하는 소신까지 피력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여야 합의에 의한 개헌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를테면 정치권에서 개헌의 당위성에 관한 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개헌 시기와 방법만 남아 있다. 개헌 시기를 특정한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래도 적시성은 있어야 한다. 정치 일정에 비추어 보면 금년 하반기가 최적기일 수 있다. 내년부터는 내후년 국회의원ㆍ대통령 선거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개헌 논의가 불가능하다. 개헌에는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야 합의가 없이는 개헌이 불가능하다. 다행히 여야 대표가 올해 정기국회가 개헌 적기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여야 합의로 국회에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해야 한다. 이미 구체적인 개헌 방향에 관한 학술적 논의는 국회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비롯해서 대화문화아카데미와 같은 시민사회에도 충분히 제시해 놓고 있기 때문에 국회 특위에서는 이에 관한 국민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면 된다. 그간 개헌은 정부 발의로 이루어졌다. 이제 민주화를 이룬 마당에 민의의 장인 국회에서 논의하여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실적으로 개헌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사회계층 간 대립이 심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개헌 논의에 있어서는 실현 가능한 부분, 즉 국민적 합의가 도출된 부분부터 개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화, 정보화, 세계화, 지방화라는 21세기 화두는 어느 누구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그간 지나치게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개헌 과정에서 드러난 헌법적 흠결도 치유해야 한다. 현행 헌법에서 다섯 차례 대선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권력의 중심축이 대통령으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제 18대 국회 전반기에는 개헌에 따른 학문적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한 가운데 정치권에서 개헌의 당위성에 대한 여야 합의도 이루어 졌으므로 국회에서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아베노믹스'의 첨병으로 나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에 돌풍을 몰고 왔다. 시장은 디플레이션 늪에 빠진 일본 경제를 구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공격적인 양적 완화(QE)에 나설 것으로 봤지만 지난 4일 통화정책위원회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일본은행은 2년 안에 인플레이션 2% 목표에 이르기 위해 현재 135조엔 수준인 본원통화(시중 현금과 금융회사들이 중앙은행에 맡긴 준비금)를 2년 만에 270조엔으로 늘리기로 했다. 본원통화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9%에서 55%로 늘리는 엄청난 통화 살포 작전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매달 자산 매입을 통해 GDP 대비 1% 남짓한 돈을 풀어야 하는데, 이는 매달 GDP 대비 0.5% 남짓 돈을 푸는 미국 연준(FED)의 양적완화보다 훨씬 대담한 조치다. 일본은행은 이를 위해 내년 장기국채 매입 규모를 올해의 2배를 넘는 19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4일 닛케이지수는 2% 낙폭을 보이다 QE 발표 직후 2% 넘는 급등세로 돌아섰고 어제도 큰 폭 상승했다. 일본 증시는 아베 신조 현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작년 9월 말부터 6개월 새 50% 가까이 폭등했다. 이 기간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나 떨어졌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인 0.44%로 하락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 성패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이기 위해 아무리 열심히 돈을 찍어내도 소비와 투자 부진의 오랜 악순환을 끝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게 되면 이번에는 금리가 올라 GDP 대비 240%가 넘는 빚을 지고 있는 정부 재정이 무너질 수 있다. 물론 세계 3위 경제대국이면서 한국과 가장 가까운 교역상대국인 일본이 디플레이션 늪을 탈출해 성장세로 돌아선다면 한국에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아베노믹스라는 위험한 도박이 한국에 심각한 교란 요인이 될 게 틀림없다. 지금 같은 엔저 공습은 필연적으로 근린 궁핍화(beggar-thy-neighbor)를 초래할 것이다. 2007년 이후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50% 넘게 뛰는 극한의 담금질을 견뎌낸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무기로 강력히 반격해올 때 한국 기업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사흘 동안 한국 주식과 채권을 3조원어치나 순매도한 것도 한국 경제와 기업의 앞날을 불안하게 보기 때문이다. 아베 정부는 양적 완화 정책이 어디까지나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타개하기 위한 것일 뿐 통화전쟁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없다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하지만 일본 같은 경제대국이 급격하게 통화가치를 떨어뜨려도 이웃나라들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변하는 것은 위선이다.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이웃나라 거지 만들기' 정책을 피할 의지를 갖고 있다면 해결책은 간단하다. 교역 상대국들이 너무 큰 타격을 입지 않도록 엔화 가치 하락을 적절한 범위 내로 제한하면 될 것이다.	2년 내에 인플레이션 2%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엔화를 늘리기로 한 일본은 경제강국의 통화가치 하락이 주변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다는 위선적인 주장보다 엔화 가치 하락의 범위를 정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1
박근혜정부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인 '공약가계부'를 내놓았다. 140개 과제로 구체화된 작년 총선과 대선 공약을 지키려면 세금을 얼마나 더 걷고 씀씀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기본계획을 밝힌 것이다. 5년 동안 써야 할 돈 134조8000억원 중 50조7000억원은 세입을 늘려서 조달하고 84조1000억원은 세출을 줄여서 메운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키되 국민 부담은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갖고 가계부를 만든 것은 잘한 일이다. 증세(增稅) 없이 세수를 늘리고, 재정에서 군살을 빼 세출구조를 효율적으로 재편하려 고민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번 공약가계부는 근본적인 재정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우선 재원 조달 방안에 현실성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로 5년간 세금 27조원을 더 걷겠다는 대목이 그렇다. 우리나라 지하경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30%로 높은 편인데, 이는 주로 자영업자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2~3배에 이르는 데 기인한다. 무리하게 지하경제를 줄이려 하면 세원 양성화 효과에 비해 자영업자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대기업과 부자를 상대로 증세를 밀어붙이면 투자와 소비가 움츠러들 것이다. 정부는 경기 상황을 고려해 재원 조달을 올해 7조원대에서 2017년 43조원 가까운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세금과 일자리가 나오는 원천은 결국 성장이다. 그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투자와 소비를 훼손하는 정책은 결국 공약가계부를 망칠 것이다. 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부분은 세출 구조조정이다. 성장의 활력을 높이는 장기 투자보다는 복지 지출을 늘리는 데 더 치중하는 게 문제다. 새 정부 4대 국정기조 중 '국민행복'을 위해 쓰는 돈(79조3000억원)이 제2 한강의 기적을 기약할 투자 규모(33조9000억원)에 비해 2배를 넘는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월 최대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주는 데 17조원을 쓰면서 도시와 산업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11조원 넘게 줄여야 한다. 0~5세 보육료나 양육수당을 모든 계층에 지원하고 3~5세 누리과정 지원을 늘리는 데 12조원 가까운 재원이 필요하다. 급속한 고령화로 행복연금 재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무상보육은 중앙과 지방정부 간 재원 분담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부를 것이다. 방법이 없으면 증세를 하더라도 공약가계부가 진정한 재정개혁을 위한 청사진이 될 수 있도록 보완하기 바란다. 특히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을 비롯해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항목들에 대한 대수술이 시급하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가 사상 최고(36.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임기 내에 균형 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는 30% 중반 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이번 공약가계부가 중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재정지원 실천계획인 '공약가계부'를 내놓았으나 이번 공약가계부는 근본적인 재정개혁에 맞지 않으므로 대통령과 경제부총리는 강력한 재정개혁을 여야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맞서 흔들림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다.	1
내수경기 둔화, 고용절벽의 한파로 한국경제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일부 수출업종을 제외하고는 기업경기 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그나마 순항하던 세계경제도 올 하반기를 정점으로 내년부터는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들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경제에 의존해 온 한국경제로서는 제조산업의 후퇴가 특히 더 치명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을 필두로 많은 조선업체들이 구조조정 한파에 내몰렸고, 최근에는 한국GM 사태로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지역경제가 해체 되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제조산업의 위기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경기 후퇴로 당장 공장에서 일하던 수 많은 근로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것 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나아가 지역경제의 일자리까지 줄어들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7 일 세미나에서 "한국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은 서비스 산업 대비 절반 정도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지만,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는 훨씬 크다"면서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1 만명 감소시 타 산업에서 1 만3700 명이 감소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의 중심축인 제조업을 현재 상태로 방치했다 가는 해당 업종의 근로자 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 지역경제의 일자리까지 줄어들어 국가경제에 큰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부상, 제조업 기피 현상 등으로 제조업 고용비중은 현재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 1989 년 제조업 취업자 비중이 전체 근로자의 29%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7%까지 곤두박질 쳤다. 제조업 후퇴로 양질의 일자리에서 내몰린 근로자들은 서비스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제조업의 고용위축이 임금수준이나 근무여건이 떨어지는 서비스업 고용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외환위기 직후, 제조업 고용은 급감한 반면에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서비스업 고용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해당 지역경제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대우조선해양, GM 사태 등으로 근로자들이 급감한 통영, 군산 등은 지역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과시했던 제조업은 안팎으로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과는 4 차산업혁명 분야에서 기술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밑으로는 중국이 자본력과 시장잠재력을 앞세워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한국경제의 중심축인 제조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끌어 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우선 연구개발(R&D) 확대를 통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한계사업, 한계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도 필요해 보인다. 경직된 노사관계를 해소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제고 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새로운 신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대기업을 비롯해 많은 제조업체들이 많은 자본을 축적하고도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경제의 기본이 되는 제조산업을 방치하면 고용절벽의 한파로 일자리 감소 및 연관 산업에 영향을 받아 국가경제에 문제가 생겨 치명타가 될 수 있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1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정책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글로벌 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세계 각국이 올해 작년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인 가운데 나홀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호는 상황이 심각하다. 금리인상이 가져올 후폭풍에다 반도체 착시효과가 사라지면서 수출악화까지 이어지면 거시경제와 실물경제 모두 복잡한 악재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대규모 법인세 감면 효과에 힘입어 기업수익이 늘고 이것이 투자확대로 이어지면서 금리인상에 견딜 경제 체력을 갖춘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시장에 중간재와 자본재를 주로 공급하는 우리나라는 세계경기에 앞서 하향세가 나타나면서 올해 성장률이 떨어질 전망이다. 그나마 경제를 떠받쳤던 반도체도 올해는 투자증가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 주력제조업 가운데도 수출이나 투자를 이끌 후보가 마땅치 않은 게 문제다. 최근 주택공급이 늘어나고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년간 좋았던 건설투자와 부동산 경기도 고꾸라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기에 미 금리인상까지 이어지면 한국경제가 입을 충격파는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금리인상으로 돈줄을 조이면 외국인 자금의 한국 이탈뿐 아니라 국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위축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문제도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수시로 불거지는 미·중간 무역갈등은 우리 수출전선에 또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 쓸 만한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경기가 위축세를 피하지 못하다 보니 한은은 연내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미 금리역전 현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금리역전 현상에도 불구하고 해외자본의 대규모 유출이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들은 2000 년대 이후 두 차례의 금리역전 시기에도 해외자본이 순유입을 기록했다는 과거 사례를 근거로 내놓는다. 그럼에도 한국경제를 둘러싼 변수는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고, 풀어야 할 다차방정식은 더욱 어려워졌다. 당장 주식시장과 금 시세부터 요동치기 시작한 상황에서 정부는 거시경제 수치와 수출 경기를 면밀하게 살피는 한편 우리 경제 기초체력을 키우는 일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외자본으로부터 매력있는 시장을 만들고 성장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한국경제에 희망이 있다. 신산업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방형혁신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정부가 마당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고 대기업은 옥죄기, 중소기업은 퍼주기식으로 접근하는 시각은 버려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결국 한 시장생태계에서 성장해야 하고, 그 생태계가 깨지면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경제정책은 시장원리 위에서 운영될 때 힘을 가질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네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글로벌 경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한국 경제의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여 정부는 신산업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방형혁신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1
최근 인터넷 만화, 즉 '웹툰'이 큰 인기를 끌면서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관람객 1000 만명을 돌파한 영화 '신과함께'를 비롯해 '강철비', '반드시 잡는다', '내부자들' 등 인기 영화 원작이 모두 웹툰이다. '치즈인더트랩', '부암동 복수자들', '미생' 등 인기 드라마 원작도 모두 웹툰이다. 웹툰은 젊은 층의 '스낵컬처'를 넘어 영화,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2016 년 5840 억원에서 작년 7240 억원으로 1 년 새 23% 성장했고, 2020 년에는 1 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작년 국내 콘텐츠 수출액이 약 7 조원인데, 웹툰은 한류 콘텐츠 수출산업으로도 그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료 웹툰 콘텐츠를 대량 불법 복제해 무료로 제공하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제 막 성장 발판을 딛고 도약하려는 국내 웹툰 산업에 독버섯이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버젓이 유명 유료 웹툰을 복제해 제 사이트에 거리낌 없이 올려놓고 있다. 한 조사업체에 따르면 특히 밤토끼라는 불법 웹사이트는 순 이용자 수에서 다음웹툰을 추월했고, 페이지 뷰 측면에서 1 위인 네이버웹툰까지 추월했다. 유료로 보던 웹툰 이용자들이 대거 불법 사이트로 이동한 것이다. 현재 불법 웹툰 사이트는 국내에만 262 개, 해외에 서버를 둔 곳이 209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국내 유료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네이버와 카카오(다음웹툰)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소업체다. 불법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기면 이들은 존폐 기로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제 막 꿈을 키우고 있는 젊은 웹툰 작가들에게 돌아가야 할 저작권료가 불법 사이트 때문에 제대로 지급되지 않으면서 콘텐츠 창작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 이런 불법 웹사이트들은 또 대부분 포르노, 온라인 성매매, 도박 등 유해 사이트로 유도하는 배너 광고를 내걸고 있어,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웹툰 서비스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불법 사이트를 찾아내 차단을 요구하고 있으나, 업체들 힘만으론 우후죽순 생겨나는 불법 사이트를 없애기엔 역부족이다. 2000 년대 초반 '소리바다'라는 무료 음원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폐쇄하는 등 불법 음원 사이트를 뿌리 뽑기 위해 정부와 관련 저작권 단체들이 협력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현재 유료 음원 서비스 시장이 안정적 성장 기반을 다졌다. 또 영화, 드라마 등 방송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불법 사이트를 내버려두면 건전한 콘텐츠 산업 생태계는 무너지고 만다. 작년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매출은 110 조원을 넘어섰다. 콘텐츠 산업 종사자만도 63 만3000 명이다. 청년 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양질의 일자리는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콘텐츠 산업은 청년에게도, 국가 경제에도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웹툰은 한류 콘텐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유료 콘텐츠를 불법 복제해 무료로 제공하는 불법 웹툰 사이트들이 성횡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절실하다.	1
영국의 대표적 진보 언론매체가 최근 북미 대치정국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북한의 오판 때문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 일(현지시간) '북한에 관한 가디언의 시각: 고개 드는 핵위기' 제하의 사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전략이 근본적 문제 해결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화염과 분노'와 같은 군사옵션 위협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다가 '사랑에 빠졌다'며 극과 극으로 전환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전략에 결실이 없다고 혹평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반대하지 않을 것(한반도의 다자간 비핵화)과 북한이 절대로 동의하지 않을 것(일방적이고 완전한 비핵화)에 차이가 없는 것처럼 꾸며 진전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것은 해법이 아니라 '진전처럼 보이는 환상'이라고 깎아내렸다. 가디언은 이런 면에서 볼 때 최근 북미 간에 쏟아진 발표와 위협을 '예측할 수 있는 일련의 행태 중 하나'로 보거나 '전에도 겪은 비슷한 상황'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착오라고 주장했다. 영국 진보 성향 매체 가디언 사설 "핵위기 조성…美, 저지 노력해야" 가디언은 북한이 긴박한 위기감을 조성하는 방법으로 다른 대통령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지으려고 할 것이며 미국 정부가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예측의 근거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 시험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거창한 언변에 부합하는 행동에 나설 의욕을 다른 곳에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제시됐다. 가디언은 북한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애정' 때문에 중국마저도 북한을 업신여기다가 포용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막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무시한다는 점까지 따로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이런 상황을 두고 "북한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그처럼 함부로 대하는 게 거의 놀랍지 않다"고 꼬집었다. 북한 동창리서 '중대시험' 발표 (PG) 신문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북한의 인식 속에서 핵 위기가 끓어오르고 있다고 관측했다. 가디언은 "북한은 미국에 양보를 종용하되 분쟁으로 악화할 정도로 도발하기는 원치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오해와 오판의 위험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위협을 낮출 수 있고 결국 미국이 보호할 것이라는 믿음에 따라 비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를 재고할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시각을 넓히면 중거리핵전력협정(INF) 종료,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만료 임박,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 파기, 미국의 핵기술 사우디아라비아 이전 등도 핵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가디언은 우려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전략이 해법이 아닌 '진전처럼 보이는 환상' 이라며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고 북한은 미국에 양보를 원하지만 도발은 원치 않는다면서도 오판에 대한 우려를 지적했다.	1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언론사 정치부장단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인사위원회에서 다면적으로 검증하고 인사 자료도 차곡차곡 쌓으면서 상시 검증체계로 가겠다"고 밝혔다. 인사 실패를 인정하고 제도적 보완과 변화를 약속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청와대와 정부의 진용을 보면 제2, 제3 윤창중 사건이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검증 없이 요직에 등용된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워낙 많아서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측근 배제ㆍ전문성 위주ㆍ보안 우선이라는 3원칙에 입각한 인사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쓸 만한 사람인데도 검증 과정에서 만신창이를 만들어 못 쓰게 만든다는 피해의식도 강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인사들이 군대 등 서류 검증만 거친 채 청와대와 정부 요직에 포진한 상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을 계기로 '나홀로 인사' 스타일을 확실하게 바꾸기 바란다. 기업도 사람을 뽑으려면 직장동료, 거래처 사람들, 동창들까지 뒤져 '평판 조회'를 한다. 해당 분야에 있었다고 무조건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요, 충성심과 능력은 본질적으로 상반된 자질이기 쉽다. 공직에 누굴 앉히느냐는 실로 국가의 명운을 좌우한다. 그래서 격(格)과 적재적소를 따지는 것이다. 대통령의 업무스타일도 바뀌어야 한다. 청와대 수석들조차 대통령에게 말을 못하고 오로지 처분만 기다리는 식이면 국정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대통령 스스로 너무 권위적이지 않은지, 지나치게 만기친람(萬機親覽)하지 않았는지, 실제로 권한을 주고 책임을 다하게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는 심기일전하여 엔저와 저성장으로 대변되는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데 총력을 모으기 바란다. 특히 '경제살리기'의 방향성과 관련해 경제주체들이 혼선을 느끼고 있는 만큼 인식의 통일성을 기해줄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 입으로는 투자, 일자리 창출, 규제 해제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 가꾸기를 강조하나 정치권이나 사정기관은 기업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어 기업들의 혼란이 극심하다. 공정위, 국세청, 검찰 등의 행정행위도 기업 측은 청와대가 시켜서 한다고 받아들인다. 그런데 최근 세무조사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공정위나 검찰은 무조건적인 기업인 엄벌주의로 공포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래서는 소비가 살아날 수 없고 경제성장은 기약할 수 없다. 물론 지나친 갑의 횡포나 골목상권, 혹은 일감 몰아주기 등은 시정해야 할 것이나 강도와 빈도 문제다. 겉으로는 규제완화ㆍ투자활성화를 말하면서 뒤로는 세무조사,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등이 남발된다면 기업이나 국민이나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해서 일관된 메시지를 줘야 한다. 또한 국회의 경제민주화 법안이 기업경영에 지나친 부담을 줄 경우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인사정책을 정비하기로 한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정책 외에도 스스로를 성찰하고 정확한 입장을 표명해서 통일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	1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성장을 이끌 생산, 소비, 투자 모두 깊은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그제 발표한 '2 분기 국민소득'(잠정치)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경제의 실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2 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 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민간소비 증가율(0.3%)이 1 년 반, 제조업 생산증가율(0.6%)과 서비스업 생산증가율(0.5%)이 반년 만에 가장 낮았던 탓이다. 2 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전(前)분기보다 1.0% 감소했다. '저성장 주도 저소득'이 우려된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물경제 상황은 경제 지표들보다 더 심각하다. 한국 주력산업의 하나인 자동차산업은 부품업체들의 잇단 도산으로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위기에 처한 것은 자동차산업만이 아니다. 조선산업은 이미 빈사 상태에 있고, 철강산업은 세계 무역전쟁에 휘말려 고전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이 신(新)산업 분야에서 앞서가는 것도 아니다. 인공지능, 핀테크 등은 중국에 추월당한 지 오래다. 엊그제 국회를 방문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시장에서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라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한 배경이다. 경제의 역동성 저하는 이전 정부들과 기업들이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을 미룬 것이 쌓이고 쌓인 결과다. 하지만 잘못된 정책 방향으로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고 성장 동력을 식어가게 한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기업의 기(氣)를 살리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아니라, 대기업을 '적폐청산 대상'으로 몰아붙이고 자율과 창의를 억누르는 규제를 가하면서 기업할 맛을 잃게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입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규제개혁 입법에 사사건건 발목 잡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과 이들을 감싸고 눈치를 보는 정치권 전반의 책임이 적지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정부와 검찰의 압박도 기업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려면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는 발상 전환과 최고의 경지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활발해져야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은 적극적인 추격자 전략을 구사하면서 세계 10 위권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기업들은 신속한 의사결정, 과감한 투자, 강력한 집행력을 무기로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잡았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융복합의 4 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지를 열어나가는 '선도자(first mover)'가 돼야 한다. 지금처럼 기업을 옥죄고 사업 의욕을 꺾는 분위기에서는 기대 난망일 수밖에 없다. 기업의 기를 살리고 성장 동력을 다시 가동시킬 거시적이고도 복합적인 규제 개혁과 시장 자유화가 절실하다. 정부와 여당이 아니면 누가 이 어려운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문재인 정부가 국정목표로 내건 '더불어 잘사는 경제'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실현시킬 다른 방법은 없을 것이다.	성장을 이끌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깊은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현실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라는 말이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며 기업의 기를 살려 성장 동력을 가동시킬 거시적이고 복합적인 규제 개혁과 시장 자유화가 무엇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1
한나라당이 그저께 의총에서 법인세 추가 감세를 철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지난달 소득세 최고구간 감세 철회의 연장선상이다. 이런 방침을 당론으로 결정한 건 아니라 해도 찬성 의견이 3분의 2에 이르고 야당도 군불을 때고 있으니 추가 감세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MB노믹스의 감세논리는 세금 부담 경감을 통해 성장 활력을 높인다는 데 근거를 두었다. 이에 따라 2009년 과세표준이 2억원을 넘는 법인에 대한 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춘 데 이어 2012년에는 20%까지 낮출 계획이었다. 소득세도 과표 8800만원 초과 구간 세율을 35%에서 33%로 낮추기로 했다. 그런데 재ㆍ보궐 선거에서 패배하자 당ㆍ정ㆍ청이 각자 '마이웨이'를 외치며 따로 노는 형국이 됐다. 그저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ㆍ소득세 감세와 세입 기반 확충이 정론"이라고 했지만 같은 시간 한나라당은 추가 감세는 안 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니 이런 콩가루 집안이 없다. 황우여 원내대표 혼자 불쑥 내민 반값 등록금, 정부와 한 마디 상의 없이 불거져 나온 보금자리주택 임대 전환, 산은 주도 메가뱅크 논쟁에서 보듯 요즘 여권이 하는 일은 아마겟돈을 연상할 정도로 대혼란이다. 추가 감세 철회의 당위성만 놓고 본다면 한나라당도 나름대로 둘러댈 명분이 있겠지만 핵심 경제정책 방향을 여당이 앞장서서 손바닥 뒤집기하듯 하면 혼란을 자초하는 꼴이다. 감세는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국민 신뢰와 직결되는 이명박 대통령 공약사항이자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보수정당의 가치와도 직결돼 있다. 또 감세 철회 논점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변화된 흐름을 좇기 위한 뉴노멀의 명분에서 시작된 측면이 있음은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늘어나는 재정 수요, 빈부격차 해소, 공정사회 구현 측면에서 명분을 갖췄다 하더라도 최소한 사전에 정부ㆍ청와대와 협의하는 형식적인 절차라도 거쳐야 국민이 납득할 게 아닌가.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원칙도 철학도 가치도 없는 험한 몰골이 되고 말았다. 이래 갖고 내년 양대 선거에서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고 할 것인가. 당ㆍ정ㆍ청 간 파열음이 커지는 근원엔 이 대통령 책임도 작지 않다. 집권 초기부터 정치를 비생산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당과 소통하기보다 일방통행식 리더십만 고수해온 이 대통령의 자업자득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실무진 간에는 변변한 당정 협의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거의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당내에선 친이계조차도 "현 정부의 당정 협의는 지도부를 청와대에 불러 밥 먹이며 지시 내용을 전달하고, 그러면 다음날 당론으로 채택되는 방식이었다"고 지적한다. 정책 일관성이 무너지고 여권 내분이 고조되면 경제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감세 문제는 소득ㆍ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신설과 각종 조세감면제도 개편 등 대안을 논의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협력이다.	법인세 감세와 세입 기반 확충이 정론이라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은 추가 감세는 안한다는 결론으로 정책의 일관성 붕괴와 내분이 고조되면 경제 불확실성은 높아지므로 신속한 당정 협의를 정상화하길 바란다.	1
정부가 기업들의 호소와 탄원에 귀 막은 채 기업 경영을 불확실·불투명·불안 속으로 몰아넣을 법령을 강행하기로 했다. '중대 재해' 등이 발생하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경영자를 처벌하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의 처분 기준을 시행령과 시행규칙으로 구체화해 달라는 기업들의 요구를 끝내 외면한 것이다. 정부가 오늘 입법예고 예정인 산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이대로 시행되면 기업들은 언제 어떤 기준에 걸려 공장 가동을 얼마나 멈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개정된 산안법이 작업 중지 명령 발동요건 등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 등으로 모호하게 규정해 남발될 소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담당 공무원과 정부가 자의적 판단이나 여론에 밀려 작업 중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기업들은 시행령과 규칙에 구체적인 작업 중지 기준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말 이런 내용을 담은 경영계 의견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반영된 게 사실상 하나도 없다는 게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업종이나 기업별로 사정이 달라 세세한 기준을 시행령에 포함할 수 없다"는 게 정부 논리인데, 다른 말로 하면 "당신(기업)들이 알아서 잘 하면 될 것 아니냐. 우리는 아쉬울 게 없다"는 배짱부리기와 다를 게 없다. 작업 중지 명령 해제 조건은 되레 강화됐다. '기업이 해제를 요청하면 4 일 내 심의위원회를 연다'는 조항에 '심의위원회 구성이 어려우면 4 일 내 회의를 열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기업 대표자에게 전국 각지의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산업재해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게 한 조항도 '걸리기만 해보라'는 독소(毒素) 규정으로 꼽힌다. "원청 사업주가 사업장 밖에서 이뤄지는 작업 안전을 책임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기업들의 하소연을 정부는 끝내 외면했다. 한국에서 공장을 돌리는 기업가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날벼락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시장과 기업이 가장 꺼리는 게 '불확실성 리스크'라는 말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공포'가 기업인들을 겁박하는 지경이 됐다. 고용부가 이런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만들면서 기업들과 거의 소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훗날을 위해서도 분명히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 경총이 지난달 말 의견서를 고용부에 제출한 이후 양측이 공식적으로 만난 건 단 한 차례뿐이었고, 그나마도 두 시간여 만에 회의를 끝냈다고 한다. 모법(母法)인 산안법의 개정안 자체도 졸속으로 처리된 터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가 논의를 시작한 지 1 주일 만에 본회의를 뚝딱 통과하기까지 기업 현장은 물론 전문가들 의견을 제대로 수렴한 게 없었다. 국회와 정부가 기업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그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졌다. '기업하는 자들은 잠재 범죄자'로 단정 짓고 어떻게든 억압하겠다는 심보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일방통행을 해댈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요구를 외면한채 산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강행하기로 결정하여 한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공포'스러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동안 국회와 정부가 기업들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향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 대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1
목공은 그야말로 취미로 최고다. 여건이 안돼 못다니지 재미없어 안나오겠다는 수강생은 보지못했다. 하지만 재미를 만끽하려면 뭘 원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것을 만들고 싶다면 DIY공방이 좋다. 천천히 기술을 배워 작품성 가미한 가구를 만들고 싶다면 짜맞춤 공방이 맞는다. 공방을 고를땐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은 후 꼭 방문해서 시설이나 기계, 작품을 확인하고 나닐곳을 결정해야 한다. 제반 여건이 비슷하다면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이 좋다. 사실 DIY 공방들은 가구디자인과 마감칠(페인트) 정도를 제외하면 목재나 기술적(결구법)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소나무나 삼나무 계열 집성원목 등을 주로 사용하고 부재료로는 합판도 많이 쓴다. 정재단 한 목재에 바로 본드를 칠하고 타카핀이나 나사로 결합한 후 목심으로 나사를 보이지 않게 감춘다. DIY 공방은 기본지식과 기술을 빨리 익히고 곧바로 제작에 들어간다는게 중요한 장점이지만 양면성도 가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루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목공을 배웠다면 원하는 시간에 작품만들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열쇠공방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방입학 시 열쇠를 하나 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공방료가 저렴하지만 많은 사람이 몰리는 주말에는 기계사용이 어렵고, 여러사람들이 함부로 쓰다보니 기본 세팅이 엉망인 경우도 많다. 직업 목수에게도 기계는 조폭보다 무섭다. 짜맞춤을 잘하는 공방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올 것 같지만 좋은 정보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이럴땐 가구제작기나 시연 영상이 많은 곳이 좋다. 제작기가 많다는 건 많이 만들어 봤다는 의미다. 목수는 말보다 시연이다. 그럴려면 수공구(톱,끌,대패)를 잘 다뤄야 한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수공구?"라며 의아하겠지만 짜맞춤 공방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곳이다. 고급가구일수록 수공구의 비중은 늘어난다. 특이한 모양이나 특수한 각도는 기계가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목재의 기본적인 가공을 담당하는 전동공구는 기본이고 여기에 더해 수공구까지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목수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한 노하우를 가르쳐야 한다. 전통가구는 선배 목수들의 지혜가 모인 결정체다. 그것이 전통가구의 힘이기도 하다. 공방장이 자기작품이나 주문가구를 하지 않고 교육만 한다면 한번쯤 다시 봐야한다. 오랜 경력의 목수가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 교육에 주력하는 곳이라면 괜챦다. 하지만 얕은 지식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곳도 많다. 심지어 자유 작품을 하겠다면 말리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만들지 못하니 안가르치고 못 만들게 하는 것이다. 디자인을 위주로 가르치는 작가주의 공방도 있다. 가구의 설계나 디자인 그리고 제작기법을 가르친다. 공방장이 미술 전공인 경우가 많고 기계를 많이 쓰고 보통 1 년 과정이다. 처음부터 세련된 가구를 만드는 편이지만 기본기가 부족해서 발전이 더딘 측면도 있다.	목수는 말보다 시연이며, 전동공구를 비롯 수공구까지 잘 쓸 줄 알아야 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얻은 노하우를 가르쳐야 한다.	1
"학교에서 지내던 시간을 부모가 메워줘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요. 현장체험학습을 보내는 게 좋다는 엄마들이 많아 계획을 짜다 보니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부담이 큽니다" 3월부터 전국 모든 초ㆍ중ㆍ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돼 놀토가 늘어남에 따라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 견학 등 '현장체험학습' 붐이 불고 있어 또 다른 사교육비 부담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곧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딸을 둔 김모(37ㆍ여)씨는 다른 엄마들과 함께 사설 업체를 이용한 놀토 현장체험학습을 계획하고 있다. 8~9명의 아이를 모아 업체를 통해 유적지나 박물관 등에 보내면 하루 5만여 원의 비용이 든다. 김씨는 "놀토에 집에서 계속 놀게만 할 수 없어 일기에 견학 내용을 쓰거나 숙제로도 낼 수 있는 역사 탐방 견학을 보내려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괜찮은데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이 두 번이나 늘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교통편과 인솔 강사, 사회 교과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현장체험학습 사설업체에는 최근 김씨와 같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M 업체 관계자는 "초등학생은 체험학습, 견학 등을 하는 것이 '필수'라는 분위기가 있는데다 매주 토요일마다 쉬게 된다고 하니 문의가 예전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왕릉과 고궁, 박물관 등을 견학하는 역사 체험학습, 수목원과 갯벌, 천문대 등을 찾는 자연ㆍ과학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년별로 제공한다. 학부모들이 학생 6~8명 정도의 모둠을 꾸려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반일형은 1인당 2만 원, 종일형은 7만~8만 원 가량의 체험비를 내고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관계자는 "매주 20팀 정도 견학을 보냈는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놀토가 확대되는 3월부터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사설업체가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Y 업체 관계자도 "놀토를 앞두고 프로그램을 70여 개 더 준비했다. 지금은 비수기에 해당하는데도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현장체험학습도 결국 '사교육의 연장'이 돼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한다. 놀토에서 마저 사교육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을 둔 한효주(40ㆍ여)씨는 "학부모들끼리 '놀토 늘어나니 애들을 어디든 데려가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경비가 만만찮다. 부모가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가정이 있지만 개인 사업을 하는 분들이나 맞벌이 가정 등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에게 '놀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는 대청종합사회복지관의 한 사회복지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놀토 프로그램을 정부 지원으로 매달 두 번씩 해왔지만 3월 놀토 확대에 따라 지원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3월부터 전국 모든 초ㆍ중ㆍ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돼 놀토가 늘어남에 따라 교과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현장체험학습' 붐이 불고 있으며 이를 진행하는 사설업체도 계속 늘고 있어 놀토에서 마저 사교육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고민이 깊어져만 간다.	1
법치(法治)는 정상적인 국가운영과 자유민주주의 작동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합리적이고 공공적인 규칙에 의한 지배(rule of law)가 이뤄질 때 사람들은 안전을 보장받으며 자유로운 활동을 펼칠 수 있고, 그런 속에서만 창의를 마음껏 발현하고 온전한 사회협동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요즘 우리 주변의 몇 가지 풍경은 한국 사회에서의 각종 법규 제정과 운용, 시민적 준수의 문제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에서 고발한 은 만인에게 공평하게 제정되고 공정하게 시행돼야 할 세법의 엄정함을 정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고급 스포츠카 등 1 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 명의는 2017 년보다 0.7%포인트 많은 71.3%였다. 차량 대수로는 11.4% 늘어난 1 만8758 대로 사상 최다였다. 절세효과를 노린 고가의 '무늬만 법인차'를 걸러낼 법적 장치가 허술한 탓이다. '법치'에 관한 한 크고 작음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조금이라도 틈새가 벌어지고, 그것을 방치하면 국가를 떠받치는 법치의 '둑' 전체가 허물어질 수 있어서다. 그런 점에서 세법 규정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공평과세를 해치는 '무늬만 법인차' 악용 행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주최한 '외국인 투자기업 CEO(최고경영자) 간담회'는 '무엇이든 만들면 법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근본적 문제를 돌아보게 해줬다. 외국에서는 사법적 제재대상이 아니거나 제재하더라도 민사상 조치로 제한하는 행위가 한국에선 형사처벌 대상이 돼, 기업인들 의욕을 꺾고 공포를 조성하는 일이 늘고 있다. 주 52 시간 근무와 관련한 근로기준법을 비롯해 산업안전보건법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늦게 퇴근하다가 주 52 시간 근로제도를 어겨도 대표이사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하면 본사에선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대목에선 민망함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내건 각종 단체에 의해 서울 광화문광장이 무단 점령당하고, 도심 곳곳이 요란한 확성기 소음과 현수막으로 뒤덮여 도시 미관은 물론 시민들의 평온할 권리가 내팽개쳐지고 있는 현실도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도심을 장악해야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각종 단체의 집회와 시위행진이 이어지면서 주요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이 되기 일쑤다. 공공질서 훼손이나 교통혼잡 유발 행위를 원천봉쇄하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온갖 불법 행위들이 스스럼없이 자행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유와 풍요가 넘쳐나는 국가로 계속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온전한 법치가 받쳐줘야 한다. '법다운 법'이 제정되고, 엄정하게 운영되며, 사회구성원 모두로부터 존중받아야 가능하다.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류가 집단지성을 통해 생성하고 검증하며 발전시켜 온 법치와 동떨어진 제도 운용은 곤란하다.	세법의 엄정함을 정부 스스로 무너뜨린 최근의 사례는 요즘 한국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각종 법규 제정과 운용, 시민적 준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지 되돌아 보게 하고있으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자유와 풍요가 보장되는 국가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법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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